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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14년에 읽었다가 부부싸움을 불렀던 책들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9. 7.

2014년에는 책을 많이 못 읽었습니다. 그때, 원서읽기 카페에 썼던 글을 여기에 올려봅니다. 그냥 2014년에 읽은 책들 중, 읽는 도중에 부부싸움을 더 일으켰던 책들을 소개했던 겁니다.

가장 먼저, 거론했던 건 이 책입니다.

The fault in our stars
이 책을 읽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나는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철학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데, 방 치우라 밥 달라 하는 신랑이 너무 미웠던 책입니다. 아울러, 결국 죽지만 믿음직한 남자친구가 나오는 책인지라, 게다가 묘사에 따르면 잘생기고 아프기 전에는 운동도 잘했던 남자친구인지라, 별로 안 믿음직스런 신랑이 비교가 돼서 더 짜증이 났고,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는 많이 싸웠습니다.

01
Divergent와 Insurgent 책 표지입니다. 넘기면 다른 표지가 나옵니다.

Divergent 그리고 Insurgent
이 책은 그래도 환타지니까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보통 환타지 쪽 책을 읽으면 부부싸움을 덜 하게 되더라구요. 암만 잘생긴 남주인공 나와도 환타지니까 하고 넘어가느라고요. 그런데, 이 책은 이상하게 환타지로 안 느껴지고 남주인공이 듬직한데 신랑은 안 듬직해서 더 많이 싸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divergent보다 Insurgent 에서 여주인공이 좀 남주인공한테 좀 매달린달까 독립적이지 않은 캐릭터같이 느껴지는 데도 불구하고, 세심하게 챙기는 남주인공 보면서 더 마음이 괜히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캐리어 끌고 가는 노인이 보이는 표지입니다.

The Hundred-Year-Old-Man Who Climbed out of the Window and Disappeared
역사를 몰라서 이 책 읽으면서 엄청 헤맸지만 재밌게 읽었던 책입니다. 역사 속을 넘나들면서 종횡무진하는 데다가, 주인공이 엄청 호탕한 남자로 느껴졌습니다. 절대로 우리 남편처럼 방 치워라 소리를 안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도 이 책을 읽을 때 남편을 보면 무척 짜증이 나서 더 싸웠던 것 같고, 세상 사는 스케일이 이 정도는 돼야지 싶으면서 집에서 더 부부싸움이 잦았던 책으로 기억됩니다. 게다가 모르긴 몰라도 주인공이 자기 전문 분야(대학은 안 나왔지만, 자신이 폭탄제조라는 그 전문 분야가 있으니까)에서는 기똥차게 잘 해서 미국에서 핵폭탄 만들 때도 일조하는 등 어딜 가도 안 뒤지는 것을 봐도, 신랑이 괜히 비교가 됐습니다.(물론, 저도 자기 분야에서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서두, 내 흠은 보이나요. 신랑 흠만 보이지.)

신발만 두고 남주인공이 사라진 사진 같아 보이는 표지입니다.

Time Traveler's wife
이 책 역시, 부부가 너무 다정다감해서 더 부부싸움을 불렀던 책으로 기억납니다. 이들 부부가 사는 방식은, 요리는 남자가 잘하니까 남자가 하고 여자가 잘하는 건 빨래였으니까 빨래는 여자가 하고 청소는 둘 다 못하니까 청소 아줌마 부르고였습니다. 시작부터 저랑 달랐던 것입니다. 저희는 음식은 제가 하고, 빨래도 제가 하고, 청소도 제가 하고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빨래를 가끔 신랑이 하고 청소는 아무도 안 하고 그런 식인데, 시작부터가 싸울 여지를 줄이는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되는 걸 아는 부부이기에 더 다정다감하고 서로 챙기고 그랬던 건데, 그걸 빤히 알고 봐도 현실 생활에서 부대끼는 부부생활이 더 힘들게 느껴지도록 만든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시간여행을 할 줄 알아서 미래에 가서 로또 번호를 따오는 재주가 있는 데에서야 너무 부러웠습니다. 아, 물론 돈이 다는 아니지만서두...그게...

저 머리카락 날리는 표지가 이상하게 저한테는 매력적이었습니다.

Gone Girl
이 책 읽을 때, 부부싸움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 부부는 앞서 본 부부들과는 달리 좀 삐걱대는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 볼 때도 남편이 그렇게 미웠습니다. 여기 나오는 남자, 닉 던이 하는 짓 중에 얄미운 게 다 우리 남편이 하는 것 같아서 책 보면서도 닉 던 미워하고 책 덮고 남편 미워하고 그것이 반복되었던 책입니다. 그래, 책을 볼 때도 미워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책을 안 볼 때도 미워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돋아나는지라, 읽으면서 별로 행복하지 않았던 듯합니다.

더욱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내인 에이미가 시키는대로 움직여주는 닉을 보면서, 그리고 나보다는 훨씬 독하고 똑똑한 에이미를 보면서 나는 에이미같이 살지 못해서 그런지 더 삶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자가, 에이미를 싸이코패스로 몰아버린 건,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너는 에이미 같은 싸이코패스가 아니니까 신랑이 함부로 해도 이러지 않는 거야. 넌 착하잖아. ”라는 암시를 준 것 같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애 가졌을 때, 저렇게 ‘갑’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에이미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랑을 구해준 내가 사는 삶이 더욱 더 비참하게 느꼈던 소설이었습니다. (아, 저는 결혼할 때 제가 신랑을 구해주는 구원자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신랑은 그렇게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저 눈이 계속 감시한다고 생각하니 표지 무섭네요.

Nineteen eighty four(1984)
소설을 가장한 사회과학이론서 라는 느낌도 조금 들었습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소설이었습니다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졌다고 봐야 겠습니다. 전에는 멍청하니 그냥 살았지만, 이 책을 읽은 뒤부터는 신랑이 더 높은 계급에 사는 사람 같고, 제가 하층민 같이 느껴지고 그래서 계급투쟁을 해야 할 것 같은, 뭔가 이대로 살면 안 될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다른 책보다는 유독 부부싸움을 불렀던 책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밥준비(제대로 먹는 게 아니고, 때우는 수준이지만) 한다, 애들 가방에 물 챙기고 식판 챙긴다고 부산한데, 신랑은 느긋하게 인터넷으로 뉴스보면서 “밥 줘.”만 하고 있을 때 뭔가 답답하고 짜증이 났습니다. 제가 원래 이과생이라서 그런지 그냥 멍청하게 세상을 살아왔는데, 이 책을 읽은 이래로는 뭔가 모든 상황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불만을 갖기 시작해서, 전보다 불만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이래로 다시는 종속적인 부부관계로 돌아갈 수가 없겠다는 느낌을 받은 책입니다. 엄청 종속적이진 않았던 부부관계지만요. 물론 이 책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요. 같이 읽으신 분의  말씀으로는, 안 읽고 읽은 척 많이 하고 인용도 엄청 많이 하는 책이라고 하더라구요. 저희 신랑도 이 책 제목만 들으면, 기계화 사회에서의 인간의 인권의 침해와 어쩌구 하면서 딱 공식처럼 나오는 인용문구가 있더라구요. 하지만, 그 인용 한 마디로는 다 말할 수 없는 내용들이어서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 그렇지만 제가 이 책을 쓴 조지 오웰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저에게는 참 색다른 시각이었습니다.

책 표지입니다.

Missing you
여기서도 믿음직한 남자친구 나와줘서, 게다가 직장 동료도 뭐 부탁하면 척척 들어주는 사람 나오고 하니까 무척 남편이 작아져 보이고 무능해 보이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유능한 것도 아니면서 남편이 그래 보여서 자꾸 짜증냈던 책이었나 봅니다. 그냥 별 것 아닌 것 같은 직장 동료도, 필요할 때 연락하면 엄청 능력자이고, 헤어진 남자친구도 알고 보면 헤어지게 된 게 엄청난 사연이 있었고 하는 게 마음 정리하는 데는 더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섬에서 노는 아이들 사진이 나오는 표지입니다.

We were liars
책 읽다가 책 속에서 부잣집 애들 나오면, 그렇게 남편하고 많이 싸우더라구요. 배경이 엄청 부잣집인 식구들이 여름마다 보내는 섬에서 있었던 이야기라서 그런지 이거 보면서도 나 사는 게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아, 내가 돈 많이 벌어서 나도 그렇게 살면 될 것을, 단지 애 때문에 주저앉아 버렸다는 이유로 신랑 탓 하면서 많이 싸웠던 것 같습니다. 뭐, 애 때문에 주저앉지 않았어도 별 볼 일 없었을텐데.....

이것 말고도 Animal Farm의 표지는 다양합니다.

Animal farm
1984랑 작가가 같아서 그런지 좀 겹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동물을 소재로 한 우화가 돼 놔서 읽기는 1984에 비해서 훨씬 쉬웠기 때문에 개인리딩으로 읽어도 괜찮았겠다 싶습니다. 1984랑 내용이 약간 겹치기도 해서 남편을 상대로 계급투쟁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도 부부싸움을 부르는 책이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제가 저체중인데 비해서 남편은 약간 과체중이라서 의사가 살을 빼라고 한다고 하는데, 책 읽는 중간 중간에도 그렇고, 책 다 읽고 나면 본격적으로 남편이, 이 책 안에 나오는 돼지새끼들 같아 보입니다. 

제가 삐쩍 골아서 일만 열심히 하는 말 같구요.... 아, 물론 저는 이 책에 나오는 말들만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근데, 말랐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신랑이 쩠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느껴져서 요즘 자꾸 짜증이 납니다. 가만히 있어도, 신랑이 쩠고 제가 말랐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아무래도 이건 제 문제겠지요.

위에 언급된 책들은 티스토리 블로그에 모두 서평이 실려 있습니다. 혹시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좀 더 보시고, 궁금하신 것은 댓글로 질문해 주세요.

The Fault in Our Stars 
https://realsuya.tistory.com/entry/The-Fault-in-Our-Stars

 

The Fault in Our Stars

때는 2014년. 원서 읽기 카페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막 이 책을 많이 읽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2012년에 처음 출간된 책이고, 그해 말에 서평 사이트인 굿리즈(Goodreads)에서 청소년 소설(Young a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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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ergent 
https://realsuya.tistory.com/entry/Divergent-by-Veronica-Roth

 

Divergent by Veronica Roth

인생이 재미가 있다면, 그건 예기치 않은 변화가 어딘가 도사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겠죠. 책을 읽을 때, 어떤 책을 읽을 지 계획이 있다면, 그 계획은 언젠가 다른 책이 불쑥 끼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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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urgent
https://realsuya.tistory.com/entry/Insurgent-by-Veronica-Roth

 

Insurgent by Veronica Roth

이 책은 Veronica Roth(베로니카 로스)의 처녀작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던 ‘Divergent’의 후속편입니다. ‘Divergent’를 워낙에 재미나게 읽었던 터라서, 무척 기대를 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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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ndred-Year-Old Man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ed
https://realsuya.tistory.com/entry/The-100-Year-Old-Man-Who-climbed-Out-the-Window-and-Disappeared-by-Jonas-Jonasson

 

The 100-Year-Old Man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ed by Jonas Jonasson

2014년 4월 6일.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그토록 소문이 자자하던 책을 읽은 겁니다. 2009년 9월에 스웨덴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2013년 즈음에 이미 영어로 번역돼서 원서 읽기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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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Traveler's Wife
https://realsuya.tistory.com/entry/The-Time-Travelers-Wife-by-Audrey-Niffenegger

 

The Time Traveler's Wife by Audrey Niffenegger

이 책을 언제 샀나 봤더니, 2011년에 샀습니다. 사면서도 이 책을 너무 읽고 싶어했고, 그래서 할인을 전혀 안 하는데도 샀지만, 정작 한번도 열어본 적이 없던 그 책, ‘Time Traveler’s Wife’를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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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e Girl
https://realsuya.tistory.com/entry/Gone-Girl-by-Gillian-Flynn

 

Gone Girl by Gillian Flynn

2012년에 처음 출간됐다고 하는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건, 2014년에 너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4년에 영화화 되는 것을 앞두고 있어서 그 전에 읽어야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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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https://realsuya.tistory.com/entry/1984Nineteen-Eighty-Four-by-George-Orwell

 

1984(Nineteen-Eighty-Four) by George Orwell

이 서평은 스포일러가 좀 들어 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 전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1984(Nineteen Eighty-four)와 동물농장(Animal Farm)을 쓴 줄은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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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ng You
https://realsuya.tistory.com/entry/Missing-You-by-Harlan-Coben

 

Missing You by Harlan Coben

때는 바야흐로 2014년 가을. 2014년에 나온, 아직 읽은 사람들이 얼마 없는 따끈 따끈한 책을 북클럽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맨날 다른 사람들 다 읽은 지 몇 년 지난 책이나 고전이나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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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were Liars
https://realsuya.tistory.com/entry/We-were-liars-by-e-lockhart

 

We were liars by e. lockhart

책 전체적인 분위기가 뭔가 답답하고 암울하고 축축 쳐지는 편입니다. 그리고 읽는 과정에서도 이 분위기는 쇄신되지 않고, 다 읽는다고 뭔가 맑고 밝게 개선되는 사항이 없습니다. 그냥 눅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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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Farm
https://realsuya.tistory.com/entry/Animal-Farm-by-George-Or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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