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작가의 책 ‘If I stay’의 뒷이야기인 ‘Where she went’를 읽었습니다. ‘If I Stay’를 읽고 너무 재미났고 좋았기 때문에 그 후속편인 ‘Where she went’가 궁금해서 안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If I stay’가 아마존 베스트 셀러에 오랫동안 있었듯이, 이 책도 베스트셀러에 머물러 있던 책이기도 해서 꼭 읽어야지 했습니다.
‘If I stay’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문장이나 단어가 어렵게 느껴졌다면, 그에 비해서 ‘Where she went’는 조금 더 쉽게 느껴졌습니다. ‘If I stay’가 자잘한 에피소드가 많이 나왔던 반면, ‘Where she went’는 자잘한 에피소드보다는 굵직한 큰 줄거리가 있고, 그 위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더 빨리 읽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과 남자 친구가 음악 하는 사람들이라서, 음악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오지만, 덜 나옵니다. 그보다는 일상적인 감정이나 방황이 많이 서술되다 보니, 단어도 덜 어렵고 문장도 쉽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과거 회상이 좀 나옵니다. 하지만, ‘If I stay’보다는 얽히고 설킨 게 덜합니다.
그저 같은 점이 있다면, 사춘기 감수성에서 나올 법한 상황전개나 감정표현이 계속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설정이나 묘사가 약간 어설프게 느껴지면서도, 이들이 젊고 감성적인 음악가들이라는 점에서 작가가 일부러 그렇게 써 놓은 것 같습니다. 묘하게 잘 어우러지는 의도된 어설픔이랄까요. 중간 중간 삽입된 노래 가사도 그다지 어렵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을 해치지 않습니다.
행복된 결말로 끝나는, 그리고 그럴 거라는 믿음 속에서 읽어서 그런 지 결말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는 별로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If I stay’가 내용을 대충 알아도 재밌을 것 같은 책이듯이, 이 책도 결말이 빤했어도 나름 과정이 재미나서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If I stay’ 시리즈에서 1권과 2권까지 전개되는 이야기가, 차라리 1권인 ‘If I stay’만 쓰고 끝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권은 나름 좀 신파조로 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1권에서 봤던 것보다는 등장인물이 개인적으로 더 귀엽게는 느껴졌습니다. 2권이 1권에 비해서 약간 더 길지만, 읽는 데는 수월했고 내용파악도 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1권이 더 마음에 듭니다. 전체적으로 1,2권 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Where she went’가 ‘If I stay’에 비해서 쉬웠지만, 좀 긴 챕터도 있고 264페이지에서 276페이지 가량의 두께로 약간 더 내용이 많은 것이라서 이 책 역시 아주 초급용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책을 읽으신 분이 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춘기 감성을 가지고 읽으셔야 재밌을 겁니다. 보통 이렇게 연애하는 거 나오는 거 읽으면, 신랑이랑 많이 싸우는데, 이 책은 신기하게도 안 싸웠던 게, 성인이 연애하는 이야기같은 느낌이 아니라 사춘기 감성이 그렇지 싶은 마음에 편하게 읽었습니다.
재미난 책이 그렇듯이 이 책도 번역본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확연히 다릅니다. 손 잡고 있는 게, 그리고 제목 자체가 전 스포일러라고 느껴져서 좀 마음에 안 듭니다. 분위기야 좋지만요. 뭐, 결론이야 헤어지는 거 아니면 손잡고 함께 하는 거지....라고 한다면 스포일러라고 비난할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진짜 결론이 그럴까 하는 마음 갖고 책을 보게 좀 책표지가 나왔으면 합니다. 아, 물론 헤어지는 것도 표지는 저렇게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또 할 말이 없네요.
그러나, 또 딴지를 건다면, 영문판 제목은 이렇지 않습니까!
‘Where she went’ 근데, 한글판 제목은 너를 다시 만나면입니다. 결정권자가 영문판에서는 ‘She’, ‘그녀’입니다. 뭔가 완전 뉘앙스가 다르지 않나요? ‘너를 다시 만나면’이 제목이 되는 순간, 제목 자체가 평범해져 버립니다. 그런 제목은 이미 선사시대부터 존재했던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연인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다 달고 다니지 않나요? 그런 케케묵고 흔해빠진 사랑이야기를 다룬 책이지만 그래도 좀 달라보이는 제목 달고 다니면 안 되나요?
그녀가 어디로 가는가가 되는 순간, 이미 그녀가 주체가 되고 나는 그녀의 선택에 목매는, 그녀 앞에는 파리목숨보다 못한, 사랑에 구걸하는 비참한 남자가 되는 겁니다. 아, 이런 제목이 더 근사하지 않나요? 아, 이런 사랑 찾아서 다녔지만 결론은 그런 사랑 못 찾아서 그럽니다. 책 읽다가라도 좀 그런 사랑 만나야겠는데, 책 제목이 왜 저렇냐구요.
아, 한글판 번역자가 ‘If I stay’와 ‘Where she went’가 다릅니다. 물론 작품성 자체도 ‘If I stay’가 더 있다고 개인적으로 보기 때문에 한글판에도 더 기대가 가지만, 제목부터만 보고 ‘Where she went’가 과연 잘 번역됐을까 섣부른 의문을 던져봅니다. 제목 번역은 뭔가 아니라고 보고, 원작자의 의도에서 빗나가는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영어에서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뭔가 묘한 뉘앙스 차이를 나타내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싶습니다.
이 책은 영화화 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영화화 해 달라는 청원 같은 게 작가한테 있었던 모양이지만, 1권인 ‘If I stay’에 비해서 끝을 알겠다 싶은 해피엔딩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작품성도 약간 덜하구요. 1권만 읽어도 2권 내용은 살짝 상상이 가거든요. 1권인 ‘If I stay’에서도, 2권인 ‘Where she went’에서도 결국 결정권자는 주어만 ‘나(I)’에서 ‘그녀(she)’로 바뀌었을 뿐 결국 같은 사람입니다.
하여튼, 그녀를 향한 애절한 사랑 이야기. ‘Where she went’는 ‘If I stay’를 꼭 읽고 읽으셔야 내용 파악도 잘 되고 재미난 책입니다. 그런데, 아니러니컬하게도, ‘If I Stay’를 읽고 나면, 그 다음에 어떻게 될지 대충 알 것 같고 작가가 돼서 쓸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조금은 들 겁니다. 그렇지만, 막상 써 지지는 않고 원작자가 어떻게 썼나 궁금해서 결국 읽게 되는 또 하나의 간절한 사랑 이야기가 바로 이 책, ‘Where she went’입니다.
https://realsuya.tistory.com/entry/if-i-stay-by-Gayle-Fo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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