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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if i stay by Gayle Forma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9. 13.

2015년의 어느 날,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건 단순합니다. 그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2014년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냥 무심히 봤는데, 이 책이 내려가지 않도 베스트셀러에 계속 올라와 있길래 찾아서 읽어봤습니다. 아,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책 표지도 이 책을 읽기로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사안이었습니다. 저는 책 표지보고 고르는 사람이니까요. 

저는 잘 몰랐는데, 이 책이 영화화 되면서 이미 바뀐 표지로 책을 본 것 같습니다. 그 이전의 표지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무비 타이 인(Movie Tie-In: 영화화 된 책이 영화 포스터나 영화 장면으로 표지를 갈아버린 경우의 책)인 책 표지가 그냥 제 취향에 맞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작가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아서, 과연 어떨까 싶었습니다.

2009년에 나온 책인데다가 영화화 돼서, 표지가 이거 말고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막상 읽어보니, 앞부분 읽어나가는데 너무 진도가 안 나가서 애먹었습니다. 원래 책을 읽기 시작하면 스포일러 안 당하려고 그 책에 대한 서평이나 리뷰를 잘 안 보는 편이라서 그렇긴 한데, 이 책은 다른 책보다 앞부분에서 더 고전했던 책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문장 자체가 편하게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게, 아무래도 다 쉬운 책들(‘The tale of Despereaux’, Because of Winn-Dixie)이어서 더 그랬을 겁니다. 200페이지 정도의 책이라서 별로 안 두꺼워 보여서 만만하게 봤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책, 문장 자체가 좀 어렵습니다. 뭔가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인데, 초보한테는 쉽지 않을 것 같은 문장입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첼로를 켜는 음악가인 데다가, 가족 전체가 음악가 집안이고, 남자친구까지 음악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 저는, 음악에 대해서 문외한이기에, 이 책을 읽는 내내 좀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음악 이야기 나오면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있지 싶습니다. 저는 클래식도, 펑크 음악도 다 모르고 어디 가서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음악 장르에 대해서 다양하게 관심도 갖고 있고, 인디 밴드 공연에도 가 보고 그러신 분들이라면 훨씬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 상의 모든 일은 이미 벌어졌고, 과거 회상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지만 그다지 헷갈리지 않게 씌여져 있습니다. 책이 200페이지 정도로 짧은데도, 엄청 많은 과거의 에피소드를 군데 군데 현재와 섞어놓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뿐 아니라, 주인공의 감상도 많이 섞여 있습니다. 주인공이 사춘기 소녀라는 설정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작가가 글 쓰는 것이 어딘가 뭔가 어설프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게 결코 책 읽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그런대로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무언가 전체적으로 딸리는 구석이 있는 작품인데, 이게 사춘기 소녀라는 설정 때문에 일부러 작가가 심어놓은 핵심인 건지, 그냥 우연히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어설픔이 오히려 의외의 흡입력을 책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책 자체의 이런 묘한 매력이 역시, 사춘기 소녀의 약간 어설퍼 보이는 서술이 여리고 약한 소녀감성을 잘 그려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 자체가 뭔가 독특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그런 것이 되었습니다.

산수유 꽃은 작은 꽃 여러개가 모여서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짧은 작품 속에서도 여러 사람이 나오고, 그 사람 하나하나마다 자잘한 삶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어서, 그걸 보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마치 봄날에 산수유꽃을 본 느낌입니다. 산수유꽃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에서 위에 사진첨부합니다. 산수유꽃은, 꽃 한송이로 보이는 게 실은 여러송이의 더 작은 꽃이 모여서 한 송이의 꽃이 된 것입니다. 이 책이 그런 느낌입니다. 챕터가 따로 나눠져 있지 않고, 시간대별로 서술을 해 나가는 형식인데, 시간대별 서술에 과거 회상이 들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헷갈려서 읽다가 포기하셨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책이 200쪽으로 약간 얇다 싶은 느낌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읽어야 되는 분량이 좀 긴 경우도 많아서도 그렇고, 문장이 유려하나 시적이고 음악적일 때가 있어서 절대로 쉽지 않고, 단어도 초보자가 읽기에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게 가끔 나와서 아주 초급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챕터도 대충 세어 보면 18개쯤 되는데, 챕터 1, 2, 그렇게 명확하게 구분해 놓은 게 아니라, 시간을 적어놓은 게 그냥 챕터 제목같이 돼 있습니다. 좀 다른 책과 달리 특이하죠.

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번역된 한글판의 표지는, 영화화 된 이후에 나온 걸로 생각되는 영문판 표지를 그려놓은 것 같기도 하지만 좀 다릅니다. 영문판 표지는 그냥 분위기 있게 누워서 눈을 뜨고 있는 장면인 반면, 한글 번역판 표지는 맨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대로 표지 분위기가 좀 다르지만, 큰 스포일러 없이 잘 뽑은 것 같습니다. 한글판 서평도 아마존 영문판 서평 못지 않게 좋은 걸 보면 번역도 잘 됐는지, 아직도 품절되지 않고 팔리고 있나 봅니다.

영화 포스터입니다. 2014년에 영화화 됐다고 합니다.

제목에서 이미 스포일러를 하고 있어서 그 점만 말씀 드리자면, 이 책의 주제는 지고지순한 사랑입니다. 의식을 잃은 그녀(제목에서는 '나'  곧 'I'입니다)가 (저 세상으로) 멀리 떠나가지 않고, (이 세상에) 머물러만 준다면,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녀를 내가 떠나야 한다면 떠나겠다는 거죠. 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랑의 이야기인지요. 애절한 이런 심정이 궁금하시면 꼭 읽어보세요. 한글판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제목에서와 같이 약간 다른 뉘앙스가 한국어로 나타내기가 힘들었을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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