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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Walk Two Moons by Sharon Creech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9. 19.

뉴베리 금상 수상작이고, 대체로 이 책에 대한 호평을 넘어선 극찬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다들 읽으시는 것 같아서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입니다. 아마존에서 할인을 하기에 사서 읽었지만, 제 값 다 주고서라도 꼭 사서 읽었어야 하고, 그랬어도 아깝지 않았을 책입니다. 저는 본래 스포일러를 당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책 내용이나 서평, 리뷰를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표지만 보고,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해서 더 재밌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읽으면 앞부분에서 헤매면서 고전을 하게 되긴 합니다. 이 책도 그랬지만, 새로운 모험을 하면서 좌충우돌 하듯이 그렇게 책 읽는 맛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은, 그냥 도입부부터 사람을 확 잡아끄는 그런 매력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읽으면서 점점 더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졌습니다. 끝에 어떻게 되나 궁금해 하면서 읽었는데, 오디오북을 오더블에서 사놓은 게 있어서 흘려듣기를 하다가 그만 결말 부분이 들려서 내용을 알아버렸습니다.

그렇게 결말을 알아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을 수도 있었습니다. 아마 어딘가에서 줄거리를 다 알고 읽으신다고 해도, 이 책은 재밌을 겁니다. 물론 끝을 몰랐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합니다.

원서 표지 중에서 이 표지가 제일 신난 것 같아 보였습니다.

하자면 이 책은, 내용을 알고 읽어도 재밌을 것 같고, 모르고 읽어도 재밌을 것 같은 책입니다. 구성도 너무 잘 돼 있고, 주인공이 이야기 하는 방식인데, 중간에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끼워넣어 진 것 같은 구성인데도 헷갈리지 않게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이 더 좋았습니다. 아니, 훌륭했다는 말이 더 잘 맞을 겁니다.

앞뒤 안 맞는 것 없이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이야기라서 재미나고 신나게 잘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읽고 싶어지는 재독을 부르는 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아마 재독을 해도 새삼 더 재밌을 책입니다.

책이 대충 300페이지 정도가 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챕터는 40개가 넘습니다. 찾아보니, 정확히 44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네요. 약간 길다 싶은 챕터도 있지마는, 전체적으로 짧은 챕터가 많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초급이신 분들 읽기에 좋은 책인가 착각하실 수가 있는데, 이야기의 서사구조 자체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은 부분도 있고,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회상이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나름 헷갈리지 않고 구분할 수 있게 작가가 잘 써 놓았지만, 아주 초급이신 분들은 읽으면서 도대체 뭘 읽고 있나 모르겠는 그런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 조금 영어로 책 읽기에 익숙한데, 시간을 오래 앉아서 붙잡고 있지는 못하겠고 짬짬이 읽을 수 있으신 분들한테 강추합니다.

신나 보이지는 않고, 책 읽고 나면 차라리 더 슬프게 만드는 표지인데, 예쁘다 싶은 표지입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 못 읽으시는 분들한테는 비추입니다. 저는 다 읽기 전에 막판 20% 읽으면서는 거의 울면서 읽었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너무 재밌어서 다시 읽고 싶습니다. 중간에도 좀 우울한 부분들이 있지마는, 끝이 더 슬퍼져서 좀 아쉬웠습니다. 아, 물론 중간에 약간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었고 주인공의 친구네의 이야기는 아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 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슬픔들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야 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힘든 일에 대해서 담담하게 임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싶습니다. 이 작가 책 더 찾아서 읽어도 좋겠다 싶으면서도, 결말이 또 이러면 너무 가슴이 아려서 못 읽겠다 싶습니다.

책 제목이 왜 ‘Walk Two Moon(두개의 달을 걷다?)’인가 궁금하실 수 있는데요. 그건 주인공이 미국 인디언계이기 때문에 나온 말입니다. 인디언 속담에, 다른 사람의 모카신(인디언식 가죽신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을 신고 걸어봐야 그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거기서 차용된 제목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역지사지(易地思之 :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봄)이 비슷한 것이지 싶습니다.

앞서 말쓰드렸다시피, 책 두께는 판형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겠지만 300페이지 내외 정도입니다. 챕터는 44개인데, 긴 챕터가 중간에 조금 나오지만 전체적으로 짧은 챕터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끊어읽기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정교하게 짜여진 상태로 유기적으로 돌아가다 보니, 아주 초급이신 분들 읽기에는 좀 복잡하게 느껴져서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거 극복하실 수 있다면 초급이신 분들이 도전하기에 많이 힘들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아, 단어나 문장이 약간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전형적인 미국 이야기라기 보다는, 주인공네 가계가 미국 인디언 쪽이라서 문화적으로 이질감이 있을 수는 있는데, 저는 그냥 신선하고 이국적이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의 한글판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지만, 제목은 뭔가 주제나 내용에 맞게 다르게 해석됐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딱 적당한 해석은 어렵지 싶어서 저대로 둘 수밖에 없었을 번역자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아래는 아주 간단한 책 이야기인데,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지만 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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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본 표지인데, 같은 표지로 된 원서도 존재합니다. 번역판으로 표지를 따로 그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주제를 생각했을 때는, ‘Walk two moons’라는 제목이 딱 적당합니다마는, 그냥 전 읽으면서는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예전 동화 생각도 많이 났고, 저한테 이 책은 ‘엄마를 찾아줘’로 인식됐던 책입니다. 나름 큰 줄거리는 주인공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엄마 찾아 떠나는 것이고, 곁다리로 나타난 친구 피비의 가출 엄마 찾기, 그리고 메리 로우의 사촌 벤의 엄마에 얽힌 사연이 있습니다.

아빠에게 위안이 되어준 캐더버 부인에 얽힌 이야기며, 학교에서 글쓰는 거 시키는 남자 선생님 이야기 등,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써 내려가듯 자잘한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초콜렛이 어디 녹아들어가듯 그렇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읽으면서 딴청 피울 시간을 안 주는 책이었습니다. 소소한 이야기들이 큰 맥을 가지고 가는데, 그런 이야기는 많이 길게 가지도 않았습니다. 대충 300페이지 정도의 책에 44개의 챕터라서 많은 이야기들이 지치지도 않고 매혹적으로 펼쳐집니다. 이야기 구성이 주인공의 이야기와 주인공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들려주는 피비의 이야기, 그밖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얽히고 설킨 것 같아서 더 리얼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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