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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Children)

[서평] The White Stag by Kate Seredy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10. 26.

일부러 아무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여느 때처럼 책 표지를 보고 읽고 싶어했고, 그리고 마침내 읽었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다른 책을 읽다가, 꼭 이 책을 써야 겠다는 필 받아서 쓴 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시작부터 박진감이 넘치고 재미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은 언어로 묘사가 됐고, 이야기의 흐름도 빠르게 전개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신나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엄청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초등학생들 옆에 앉아서 읽었기에 나중에는 낮은 소리로 낭독을 하면서 읽었더니, 도저히 읽을 수 없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내용에 몰입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는 주변에 개의치 않고 읽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책 전체적으로 문장 속에 쓰인 단어가 박력있고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답고 시의적절합니다. 이 책은 추리소설처럼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거나 하게 하는 책이 아니라, 이미 줄거리를 대충 알고 읽어나가는 이야기로 꾸며져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재미가 반감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책 표지입니다. 제 눈에는 아주 멋집니다.

다만, 작가가 책을 읽고 필 받아서 쓴 것이라서 책에 나오는 시대와 인물과 좀 거리가 떨어져 있다 보니, 밀착해서 느껴지는 것보다는 피상적으로 인물들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작가가 실제로 겪었다거나, 겪지는 못해도 오래 연구하고 실제 인물들을 만나거나 공부를 많이 해서 쓴 책에 비해서는 좀 뭔가 달랐달까요. 

물론, 책의 길이도 짧은데, 이런 저런 내용에 그림까지 곁들여 있기 때문에도 깊게 들어가긴 힘들었지 싶습니다. 내용 자체가 짧은 챕터북 수준이기 때문에 인물의 삶과 고뇌에 대해서 자세히 그려내기에는 역부족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냥 민담이나 전설을 듣는 그런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작가 자신도 전설을 다시 그려내고자 하는 의도였던 것 같아서 크게 불만을 가질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느 옛이야기가 끝나듯이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는 구도라서, 전설 같은 거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일 것 같습니다. 

신 밖에는 두려워 하는 게 없는 사내만을 부족의 지도자로 받아들인다거나 하는 묘사 같은 거, 저는 좀 장황하지만 장엄하고 인상적이어서 이 책의 문장들이 멋지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마초같이 느껴진다거나, 지극히 남성 중심적이어서 재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 이 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이 책은 어여쁜 그림이 나오는 데다가 아주 얇은 책입니다. 96쪽 정도의 페이지 수준입니다. 길이 자체만 본다면 초급용으로 이상적이며 챕터북 수준의 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장엄한 묘사를 남발하다 보니, 군데 군데 나오는 단어가 좀 낯설지만 예스럽고 멋진 게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여튼, 저는 좀 단어가 찾을 게 좀 있어서도 진도가 빨리 빼기 힘들었던 책이었습니다. 얇은 책이지만, 가끔 이렇게 얇은 책도 수십개의 챕터로 돼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꼴랑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어서, 아주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는 약간 긴 숨으로 읽어야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즉, 단어 수준이나 챕터 길이가 아주 초급이신 분들에게는 좀 어려운 책이지 싶다는 겁니다. 

단, 책 자체가 짧고 그림도 좀 있고 해서 한 번 훅 읽어 치우기도 괜찮은 책 같습니다. 야간만 참을성과 끈기를 가지신다면, 초급용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민담, 전설, 옛이야기, 영웅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읽기에 근사한 책이라고 사료됩니다.

1937년에 초판 출간된 이 책은, 그 이듬해인 1938년에 뉴베리 메달을 탄 책이라서 번역이 됐을 줄 알았는데, 한글 번역본은 찾지 못했습니다. 영화화 된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내용 자체가 짧고 피상적이라서 영화화 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적어도 저는 영화나 번역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정보를 막 뒤지다가, ‘흰 사슴을 만나는 밤’이라고 번역이 된 적이 있다는 기록을 봤지만, 그와 같은 제목의 책은 우리나라 작가가 처음부터 한글로 쓴 책밖에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번역을 해도 괜찮겠다 싶은 책이긴 한데, 이게 다른 나라의 전설 같은 것이라서 이질감 때문에 많이 안 팔릴 것 같다 싶긴 합니다. 

아마 그래서 번역이 안 됐지 싶습니다. 번역이 됐다 해도 별로 많이 팔리지 않아서 금방 품절났을 겁니다. 짧고 많이 안 어려운 책이라서, 원서로 즐기시기에 많이 부담은 안 될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더욱 더 번역본이 안 나오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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