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이 책을 읽게 된 건, 짧은 뉴베리 도서들을 찾다가 이게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애완동물을 키우지도 않고 있습니다. 길가다가 보는 강아지나 고양이 보면 참 귀엽고 예쁘지만, 제가 잘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에 안 키웁니다. 그러다 보니, 동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그런데 워낙 뉴베리 도서에 동물 관련된 게 많아서 그래도 곧잘 보게 됩니다.
동물들과 교감이 없다 보니, 그런 책을 봐도 잘 공감이 안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동물 중에서도 특히 말에 대해서라면 뭔가 말이라는 동물 자체가 갖은 매력이 있어서 거부감없이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힘찬 근육을 가졌으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의 부드러움을 겸비한 말이 사슴처럼 뛰어오르는 것을 연상하면서 읽게 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다른 동물이 나오는 책에 비해서는 훨신 더 자연스럽게 심취해서 읽었습니다.
제가 읽었던 말에 대한 소설이라면 ‘Black beauty(블랙 뷰티)’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그림도 없고 좀 더 두꺼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찾아보니 제가 읽은 건 245쪽 짜리 책이었네요.) 이 책은 잘 그려진 삽화가 곁들여져 있는 데다가 176페이지 정도의 두께라서 부담이 덜 가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black beauty보다 단어가 좀 더 쉬웠다고 느꼈습니다.
‘Black beauty(흑마이야기)’가 말의 일대기를 그린 것처럼 이 책의 내용도 그런 겁니다. 다만 ‘Black beauty’가 말에 집중돼 있다고 한다면, 이 책은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말은 좀 더 수동적이고 세상 이치를 잘 모르는 존재로 내면 묘사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되려 가끔 사고를 쳐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존재랄까요.
그런 말을 돌보는 소년은 스스로 말의 아빠가 돼 주겠다고 초반에 말하고 있지만, 이야기 전반에 걸쳐서 말에게는 엄마같은 존재로서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고 있습니다. 말을 유난히 사랑하는 소년이 특정 말에 갖는 무한한 애정과 희생은 읽으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저렇게 희생한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날 때부터 말의 운명은 시련의 시작되었고, 좀 편해질 만 하면 뭔 일이 자꾸 그렇게 역경이 어디선가 생겨나서 또 고난에 처하게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진감래라는 말이 딱 맞게 힘든 일 지나고 나서 기적적으로 행복해졌다 싶으면, 다시 새로운 일이 닥쳐와서 또 힘든 시기가 있고, 그 뒤에 다시 편안한 생활을 하는 식입니다.
짧으나마 나름 이러저러한 일들이 많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말과 마찬가지로 소년은 상당히 수동적입니다. 성격이 비슷하달 수 있겠는데, 뭔다 다이나믹하다거나 한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176쪽의 두께에 그림이 있는데 총 22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어서, 챕터 길이는 짧은 편이고 실제 읽어봐도 짧게 느껴집니다. 아주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는 좀 길다고 느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챕터북 좀 읽으신 초급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어가 쉬운 듯하면서도 좀 어렵습니다.
이야기가 아랍권에서 프랑스로, 영국으로 이동해 가서 그렇기도 하고, 말을 돌보는 일에 관련된 단어도 좀 나오고 해서 단어가 약간 난이도가 높지 싶습니다. 특별히 문장이 길거나 복잡해서 힘든 것은 없었습니다. 간간이 나오는 삽화가 이야기의 이해를 도와줬고, 그림이 참 잘 그려졌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재미나고 쉬운 책, 원서로 도전해 보시는 게 더 좋겠지만 이 책 한글 번역본이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도 절판되지 않고 잘 팔리고 있는 듯합니다. 한글 번역서는 원서보다 약간 더 긴 206쪽 정도의 길이로 2008년에 번역되었다고 합니다. 굿리즈(Goodread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의하면, 원서가 1948년에 초판 발간되었다고 하니까, 꽤 오래 된 셈인데도 스테디 셀러이고 뉴베리 메달 수상작이라서 한글책도 좀 팔리나 봅니다.
이 책이 영화화 됐을 거라는 상상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당연히 원서와 한글 번역서 딱 그렇게만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이 글을 정리하면서 찾아보니 1990년에 이 책이 영화화 된 적이 있었네요. 잘은 모르겠지만 국내에 개봉은 안 한 것 같습니다. 책 내용이 재밌고, 길이가 영화화 하기 딱 좋을 만한 정도의 내용이라서 영화도 재미날 것 같습니다만, 국내에서는 구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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