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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Children)

[서평] The Twenty-One Balloons by William Pène du Bois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10. 23.

“모험을 떠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세요!”
라고 말해도 될 것 같은 책입니다.

2016년의 어느 날,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접속했더니, 이 책을 나한테 추천해 주길래, 흥미가 느껴졌습니다. 책 제목도 끌리고 표지도 너무 마음에 드는 겁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던 책입니다.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가 읽고 난 뒤에 실망한 책도 많지만, 저는 여전히 표지 보고 책을 고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고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보통은 읽으려는 책에 대해서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보면 별로던데, 이 책은 기대를 많이 하고 봤는데도 재밌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면서 기대를 했기에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표지를 보면 이야기가 뭘 것 같은 생각이 드나요? 전 저 할아버지가 들고 있는 게 반짝이는 것은 이상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제목이 ‘Twenty-one balloons’여서 그랬던가요? 

원서 표지입니다.

할아버지 뒷 배경의 거대한 풍선 기구만 자꾸 눈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반짝이는 보석을 보고 있는 할아버지의 표정도 눈여겨 봄직도 합니다만, 그것이 보석 때문이라는 느낌보다는 저 풍선 기구 때문이라는 이상한 해석을 혼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읽고 싶어했던 책입니다. 이는, 내용 모르고 헛다리 짚다가 읽어서 더 재미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책 앞부분에 이 책에 대해서 간략하게 introduction(소개글)이 있습니다. 이거 꼭 읽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흔히 책에서 나오듯, 저렇게 그림처럼 나이 많으신 분들은 보통 모험 같은 거 잘 안 하십니다. 그런데, 책 표지에서 표정만 봐도 알겠지만 저분은 모험 잘 하시는 분입니다. 나이 많으신 탓에 모험에 대해서 여유까지 있다는 것이 보너스입니다. 

읽어보시면, 시작부터 무척 흥미를 돋구고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하는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막상 주인공인 셔먼 교수의 모험은, 풍선 기구를 탔을 때는 좀 단조롭다는 느낌이 좀 듭니다. 그러다가 생각지 못한 일이 발생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획기적인 환경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대단한 모험은 아무래도 연세 드신 분이라서 힘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간, 아니 많이 황당무계한 설정들이 나옵니다. 너무 황당무계한 이야기에는 재미가 덜한 편인데, 저한테는 그다지 거부감 없이 다가왔습니다. 이 책을, 셔먼 교수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험을 서술하는 식으로 구성돼 있어서 일종의 액자식 구성이랄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이 알고 본다면, 별로 재미 없을 것 같은 게, 알고 보면 “어? 이런 것까지?” 라고 할 만한 것은 없고, 모르고 보면 “여기서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좀 들만한 이야기지 싶습니다.

굿리즈 기준으로는 180페이지라고 나오니까, 책이 그래도 200페이지 가까이 되네 싶은 것처럼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중간에 삽화가 나와서 실제로는 좀 더 짧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introduction(소개글) 제외하고 10개의 챕터로 돼 있는데, 그다지 길지 않은 챕터지만 아주 초급이신 분들이 보기에는 좀 길게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챕터가 좀 긴 편입니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림도 아주 잘 그려져서 볼 만 합니다. 중간에 어떻게 풍선이나 기타 machine(기구)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이런 것들을 읽을 때에 그림이 참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냥 그림이 별로 큰 도움이 안 될 때도 있지만요. 

단어 수준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딱히 충격적이거나 슬프거나 한 내용이 없고, 신나는 모험 이야기인데 격한 모험은 아닙니다. 약간 단조로운 듯 하면서 재미난 이야기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가볍게 한 번 읽기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원서 표지를 그대로 썼습니다.

굿리즈에서 찾아보면, 이 책은 1947년에 초판 출간된 책이라고 합니다. 그 이듬해인 1948년에 뉴베리 메달을 수상한 책입니다. 다른 수상내역은 나와 있지 않지만, 1947년에 쓰여졌으면, 아주 오래 전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이나 묘사, 상상력은 지금 당장 나온 책이라고 해도 괜찮다 싶을 정도로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한글 번역서는 2004년에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왔는데, 원서에 비해서 번역서의 두께가 좀 두껍습니다. 243쪽이나 되니까요. 한글 번역서는 현재, 절판된 상태입니다. 다시 출간돼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원서 자체가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번역서보다 원서로 더 많이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서사구조 복잡하지 않아서, 챕터북 많이 읽으시고 도전하시기에 적당하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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