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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The Westing Game by Ellen Raski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10. 30.

원서 표지입니다.

2016년의 어느 날에는 뉴베리 수상작 중에서 읽을 책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중에서도 별점도 많고, 사람들도 많이 읽은 책이 ‘The Westing Game(웨스팅 게임)’이었습니다. 꼭 한번은 읽어야지 하고 생각해 왔던 책입니다. 그래서 기대도 참 많이 했던 책입니다. 그래서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앞부분에서,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뭔가 엄청 혼란스러웠습니다. 

제가 원래 사람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 탓에 등장인물이 좀 많으니까 너무 헷갈리고 힘들었습니다. 이거, 이 책을 그만 읽고 다른 책으로 갈아타야 하나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고, 각각이 이러저러한 사연들이 복잡하게 얽힌 것이 이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풍성하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러한 것들이 앞부분에서 묘사된 것들을 제가 잘 이해하기에 저의 역량이 좀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회의가 들었습니다. 

다 읽은 뒤에는 이 책을 부분적으로(특히 앞부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앞부분에서는 좀 재미가 없었고 힘들기만 했던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었던 건, 기왕 읽기 시작한 거 끝을 보자는 것뿐만 아니라, 모두들 별점도 많이 주고 좋아라 하는 책인데 싶어서, 끝까지 읽으면 재미날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끝까지 읽어보니, 역시 모두들 좋다고 하는 책은 포기하지 말고 읽어야 겠다 하는 생각을 갖게 한 책입니다. 다 읽고 보니, 괜찮은 책입니다. 멋진 책이다 소리 저절로 나옵니다. 소재랄까, 구성이랄까, 굉장히 많이 독특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독특한데, 그 독특함을 담아내는 방식을 제가 제대로 읽어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다시 읽고 싶냐 하면 다 읽고 나니 다시 읽고도 싶고, 정말 재밌네, 어떻게 이런 착상을 했지 싶은 그런 책입니다. 한번 읽어보시면 괜찮은 경험이었지 싶을 겁니다. 물론, 앞부분의 혼란스러움, 뭔가 부분 부분의 이해가 잘 안 되는 점은 좀 답답하거나 안타까운 마음은 끝까지 버릴 수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게 이 책의 독특한 색깔을 더해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그래서 모두들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이겠지요.

1978년에 초판 출간된 책인데다가, 스테디 셀러로 꾸준히 읽히고 있는 책이라서, 판형이 다양합니다.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는 182쪽에서 217쪽 사이 정도의  페이지수를 가지고 있는 책으로 나옵니다. 대략적으로 200쪽 내외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다지 많이 두껍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앞부분에서 혼동을 일으키면서 머리를 쥐어짠 탓인지, 굉장히 긴 책으로 느껴졌습니다. 

챕터가 한 29개 정도 되는 까닭에 한 챕터가 길지가 않아서 끊어 읽기도 괜찮을 것 같지만, 챕터와 챕터 사이의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연결됩니다. 그런 데다가 작가가 글을 쓰는 방식이 약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장면전환되는 것과 유사한 게, ‘Brave new world(멋진 신세계)’와도 조금 비슷한 시도였다고 느껴지는데, 결과적으로는 짧게 끊어서 읽으면 “이게 뭔 소린가?” 하는 반응이 저절로 나올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한 챕터 다 읽었다고 책을 덮었다가 나중에 다음 챕터를 읽으려고 하면 갑자기 혼란스럽습니다. 앞 챕터 내용이나 앞의 내용과 연결되기 때문에, 한 페이지 정도 앞으로 가서 다시 읽게 되는 사례가 빈발하였습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중간에 끊어 읽기 하지 마시고 그냥 쭉 이어서 읽으시는 편이 그나마 줄거리 파악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절대 초급용 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문장이나 단어는 그다지 어렵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즐기면서 보려면 어느 정도 책을 많이 보신 분에게 적합한 책입니다. 서사구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앞부분이 혼란스러운 데에 반해서, 중반 넘어가면서 흥미를 더해가는 그런 책입니다. 끝나갈 때쯤이면 이 책이 끝난다는 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팍팍 잘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부터, 언젠가는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았습니다. 원래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던 책인데, 결국 다시 읽을 때는 반납할 날짜 때문에 급하게 읽지 말고 찬찬히 읽어야지 싶어서 이북을 사두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른 책들에 밀려서 재독을 못하고 있지만 말이죠.

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1978년 초판 출간 뒤, 그 이듬해 뉴베리 메달 수상, 그 외에 각종 도서상에서 최종심까지 오르거나 수상한 전력이 있는 이 책을 출판사가 가만 놔뒀을 리가 없죠. 그런만큼 당연히 한글 번역판이 나와 있습니다. 2018년에 한글판 발간 10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이 나온 만큼, 꾸준히 팔리고 있는 책인가 봅니다. 지금 당장 새 책을 살 수가 있네요. 아마 2008년에 한글판이 처음 나왔나 봅니다. 2018년에 10주년 기념을 하는 것을 보면요. 그 이전에 나온 판형은 10주년 기념판이 나오면서 품절이 난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이 영화가 나옵니다.

이 책, 영화화 되기는 했었습니다. 1997년에 텔레비전판으로 영화화 됐는데, 이 책의 내용에 기반해서 재창조된 형태인가 봅니다. 이 책의 영화화 된 버전은 그다지 큰 히트를 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리뷰가 하나 있는데, 아주 대놓고 “I Hate It(나 이거 진짜 싫어해요.”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이 영화판보다 훨씬 나았다(The book was far better then this horrible theatrical recreation)”면서, “영화 만든 사람들이 책을 읽어봤나 의심이 든다.”라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구할 수도 없지만, 구할 수 있어도 그냥 패쓰 하는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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