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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The Secret Life of Bees by Sue Monk Kidd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10. 4.

2001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이었지만, 2012년에 원서 읽기 카페에서 북클럽이 열렸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이 책을 참 많이 읽고 싶어했습니다. 이 책이 도대체 무엇에 관한 것인가, 내용이 뭔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냥 많이들 읽으시는 것 같아서 읽고 싶어했던 책으로 기억합니다. 그저 제목에 벌 들어갔길래 벌 이야기인가 싶었습니다. 그러면 벌의 생애주기가 나오는 것일까, 아니면 벌을 의인화 한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이 책에 대한 궁금증과 의혹과 호기심이 증폭돼 가던 어느 2015년에, 결국은 읽었네요.

많이들 읽으시는 책인지라 신나게 읽을 줄 알았습니다. 근데,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암울하고 우울한 분위기에 읽기 싫을 지경이었습니다. 물론,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읽었습니다. 암울한 분위기였지만 너무 글을 잘 써서 주인공의 상황과 마음이 묘사가 잘 돼서 그런 것이었기 때문에 읽는 것을 멈출 수는 없는 책이었습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벌 이야기.
나오긴 나왔습니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벌 이야기는 암울하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벌은 유일하게 이 어두컴컴한 이야기를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벌은 그런 존재입니다.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감정 속에서 간신히 버텨낼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거요.

결국 이 책 안에서 벌은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과 가족이 될 수 있게 매개해 주고, 결단코 치유될 수 없을 것 같은 아픈 상처를 아물게 해 줍니다. 물론, 아문 상처는 그대로 상처대로 남습니다. 이전에는 아파서 상처가 곪아터져도, 상처 자체를 거짓말로 감추고, 덮어두고, 무시했다면, 이 책에서는 아프고 겁이 나도 상처를 훤히 드러내고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드러내놓고 나서, 아픈 상처가 치유될 시간을 줍니다.

주인공인 릴리는 그렇게 아프면서 성숙해 갑니다마는, 릴리에게, 릴리의 엄마에게 가해자로만 피춰졌던 릴리의 아빠인 T. Ray는 릴리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마는, 그래도 릴리보다 더 큰 아픔을 간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치유를 도와줄 벌도 그에게는 없는데 어쩌나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마 릴리는 친아빠니까, 미워했던 감정에 앞서서 더 짠한 감정이 남아 있나 봅니다.

문장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300페이지가 좀 넘는데, 약간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어두운 분위기로 시종일관 계속 되다가, 아주 조금만 밝은 느낌이 있는 책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졌지 싶습니다. 우울증 있는 분들, 슬픈 이야기 싫어하시는 분들한테는 비추천입니다. 슬픈 이야기로는 참 작가가 글 잘 썼습니다. 굿리즈에 읽었다고 하면서 저도 별 다섯 개 줬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다 읽어서, 슬픈 것들을 훌훌 털어버린 느낌입니다.

2004년에 번역된 책 표지입니다.

이 책은 두 번이나 한글로 번역이 됐더랬습니다. 그렇습니다. 됐더랬습니다. 지금은 품절이 난 상태입니다. 2001년에 초판 출간된 이 책은, 2004년에 번역이 됐었는데 품절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2010년에 다른 번역자가 다시 번역을 했었는데, 그 책도 좀 품절이 난 상태입니다. 

좀 우울하기도 하고, 벌을 기른다거나 하는 일 이외에 주인공의 심리상태나 상황을 묘사하는 것이 난이도가 있는 번역이었을 것 같습니다. 원작 자체의 문제나 번역자 역량의 문제라기보다는 번역의 난이도가 높아서 번역서가 오래 가지 못하고 품절이 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2010년에 번역된 책의 표지입니다.

보통은 그냥 성인 소설 내지는 청소년 소설로 분류가 되는데, 고전으로도 분류되는 책입니다. 그만큼 스테디 셀러로 꾸준하게 읽히고 있는 책이라서 원서의 판형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래서 판형에 따라서 두께가 302쪽짜리, 333쪽짜리, 388쪽짜리까지 봤습니다. 실제로 읽어보면 302페이지라기에는 뭔가 많이 더 두껍게 느껴졌기 때문에 대충 350쪽 내외의 분량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챕터의 개수는 14개입니다. 첫 챕터부터 짧다는 느낌보다는 길다는 느낌이 더 들었습니다. 책이 아무리 짧은 거라고 해도 300쪽이 넘고, 챕터 개수도 적어서, 초급용으로 보시기에는 어렵지 싶습니다. 서사구조도 약간 복잡하게 느껴져서도 초급용 도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엄청 어려운 책은 아니라 일반적인 300쪽짜리 소설을 어렵지 않게 읽으실 수 있는 수준에서 읽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번역서의 두께가 원서보다 두꺼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의 경우 2004년 번역서의 경우, 360쪽이고 2010년 번역서의 경우에는 421쪽입니다. 아무래도 한글 번역판을 찾으시는 경우 두께감이 좀 더 있는 게 번역이 잘 됐지 않을까 싶습니다.

몰랐는데, 이 글을 쓰다가 찾아서 알게 됐습니다. 2008년에 이 책이 영화화 됐다고 합니다. 다코타 패닝(Dakota Fanning)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다코타 패닝이 주연을 맡을 정도면 영화가 꽤 괜찮게 됐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 포스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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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스포일러를 하자면(원치 않으시면 여기부터는 읽지 마세요.), 어릴 적에 엄마가 죽고 아빠랑 살던 릴리(Lily)가 주인공입니다. 어릴 적에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시고는, 아빠와 살면서 항상 학대 당하면서 엄마의 죽음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자존감을 못 느끼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엄마처럼 돌봐주던 흑인 유모와 함께, 엄마가 남긴 것들 중에서 엄마와 관련이 많아 보이는 검은 성모(black madonna) 양봉 업자를 찾아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양봉을 하는 세 자매(이름이 7월에 태어난 사람은 July, 8월에 태어난 사람은 August 이런 식입니다.)는 릴리를 처음에는 못마땅해 하지만, 착한 사람들이라서 잘 해 줍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릴리는 치유되고 삶의 안정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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