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평은 줄거리 스포일러가 상당히 있으니, 원하지 않으시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국내외로 공연도 많이 한 ‘오페라의 유령’의 원작인 ‘The Phantom of the Opera’입니다. 아이들이 먼저 읽고 이야기를 많이 했던 책이라서,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도서관이 문 닫은 이래로, 책 읽는 취미를 잃어버린 작은 아이가, 전에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을 다시 빌리면서 본 책 중에 한 권이 이거였는데, 결국 작은 아이는 끝까지 못 읽고 반납했고, 저는 아마존에 무료로 산 책들 중에서 제일 긴 걸로 한 권 골라서 천천히 읽어서 이렇게 오래 읽을 책은 아닌데, 엄청 오래 읽었네요. 유튜브와 넷플릭스와 엄청 많아진 잠으로 인해서, 시간 내기가 힘들어서 결국에는 한 24일이나 걸렸습니다. 고전치고는 차라리 좀 쉬웠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약간 고어가 있었지만,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책은 프랑스어로 된 책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라서, 약간 더 쉬웠던 점도 있었던 듯합니다.

내용을 잘 모르고 책을 고른 탓에, 앞부분 읽으면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프롤로그와 챕터 1을 두 번 정도는 읽은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줄거리나 배경이 들어온 건 chapter 3가 넘어간 다음부터였습니다. 뭔가 미스테리하고 스릴러 그런 느낌으로 진행이 되면서, 약간의 로맨스가 들어가서 초반에는 아주 흥미로왔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작가가 이 이야기가 진짜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액션을 취하느라 액자 형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도 흥미를 더해 줘서 재미났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이 보이지 않는데, 오페라의 한 박스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오페라의 사물함도 한 칸 차지하면서, 오페라 매니저에게 당당하게 돈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어느 모로 보나 진짜 유령같이 느껴지게 나름 잘 생각해서 썼지 싶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을 봤다면서 우르르 달려 들어오는 어린 발레리나 소녀들도 저마다 다른 이야기들을 하는데, 유독 한 소녀는 엄마가 오페라의 유령 관련돼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녀의 엄마는 Giri여사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단연 라울 샤니와 그의 연인 크리스틴 다이에입니다. 크리스틴의 아버지는 바이올린으로 유명하지만, 말년에는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생각하지 않고 외진 곳에서나마 크리스틴을 데리고 시골에 다니면서 연주를 마음껏 하면서 살았는데, 결국 일찍 죽고 맙니다. 죽으면서, 크리스틴에게 내가 죽으면 천사를 너에게 보내서 노래를 배우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결국, 그런 아버지의 말을 믿던 크리스틴에게 나타나서, 노래를 가르쳐 준 존재는 바로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가면을 쓰고 있는 실존하는 사람이지, 유령도 천사도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능력에 현혹된 크리스틴은 그와 맺어지면서 라울을 버리려 하지만, 라울은 그가 나쁜 놈이고, 크리스틴과 함께 그에게서 멀리 떠나려고 합니다. 그런데 크리스틴은 마지막으로 공연을 마치고 떠나려다가, 결국 그에게 잡혀 갑니다.
여기서 엉뚱하게 페르시아인이 나타납니다. 원래 오페라의 유령은, 못 생기게 태어나서 부모에게도 버림받은 불운한 천재입니다. 그가 과거에 페르시아인과 같은 나라에서 같은 여제 밑에서 일하면서 알고 지냈는데, 미로와 같은 성의 지하를 만든 그가, 그 비밀을 어디 못 퍼뜨리도록 죽임을 당하게 된 것을, 페르시아인이 자신의 목숨을 빼앗길 뻔 하면서 구해준 일이 있어서, 오페라의 유령은 페르시아인에게 함부로 못합니다.
페르시아인은 라울과 크리스틴이 안 됐다 싶어서, 라울을 도와서 크리스틴을 구하러 가지만, 결국 오페라의 유령에게 잡힙니다. 오페라의 유령은 페르시아인을 놔주고, 라울을 볼모 삼는데, 크리스틴이 사랑으로 그를 감싸 주자, 결국 크리스틴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오페라의 유령은,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그녀를 포기하고, 그게 너무 슬퍼서 서서히 죽어가면서, 죽고 나면 자신의 시체를 어찌 처리해 달라고 크리스틴에게 말을 남기고, 떠나갔던 크리스틴과 라울은 돌아와서 그가 시키는 대로 했다는 걸로 끝납니다.
다 좋은데, 솔직히 오페라의 유령. (이름이 에릭으로 나옵니다.)
그가 아주 사악하고 못된 놈으로 나오다가, 결국에는 크리스틴의 하해와 같은 사랑으로 사람이 돼서 착하게 변하는 거 자체가 갑자기 뜬금 없게 느껴졌고, 뭔가 작가에 대해서 배신감이 느껴진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왜 오페라의 유령이 끝까지 사악함으로 점철된 인간으로만 남기를 바라는 심리가 제게 있는 걸까요...
판형에 따라서 360페이지라고도 나오고, 제가 본 아마존 이북은 280페이지 정도라고 나오는데, 대체로 300페이지 내외의 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는데, 그다지 길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사이에 챕터는 26개입니다. 300페이지 내외의 책으로서 챕터가 28개인 셈이니까 챕터가 많은 편입니다. 대체로 한 챕터의 길이도 그다지 길지 않은 느낌이긴 한데, 특정 몇 개의 챕터가 약간 길이가 있어서 읽는 숨이 너무 짧은 분이 읽기에는 부담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프랑스어가 원서인 번역본이라서, 문장이나 단어가 대체로 쉽지만, 영어로 책 읽기가 초보이신 분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스토리 구조가 은근 꼬아 놓은 부분도 있고, 오페라의 유령이 있는 곳에 침투하는 것에 대한 묘사 같은 게 조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초보에서 약간 벗어날 정도가 됐다. 내가 일반적인 300페이지 짜리 성인 소설을 약간 힘겹지만 읽을 만 하다 싶은 수준이시라면 이 책 도전해 보시면 어렵지 않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산 아마존 무료 이북은 아래 것이었는데, 한때 무료로 풀렸다가 유료화 된 듯합니다.
https://www.amazon.com/gp/product/B075CL6KKV/ref=kinw_myk_ro_title
kindle unlimited로 무료로 빌려보실 수 있는 책이고, 이거 말고도 무료북은 아마존 내에도 있고, 쿠텐베르크 프로젝트 홈페이지에도 있습니다.
https://www.gutenberg.org/
가지고 있는 아마존 계정에는, 무료로 산 The Phantom of the Opera가 4개의 책이 있었는데, 하나는 현재 판매하지 않는 판이고, 두 권은 지금도 무료로 팔고 있고, 길다고 고른 한 권은 2.99달러에 팔고 있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kindle unlimited로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완전히 다 비교해 본 건 아니고, 부분적으로 비교해 본 결론은 큰 차이는 없다 였습니다. 약간 길다고 내용이 더 풍부하게 있는 건 아니고,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 건물이나 역사적인 설명, 작가에 대한 설명이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소설 내용을 다 읽은 뒤에 조금 읽어보았는데, 그런 설명들이 난해하게 느껴져서 저는 다 읽지는 않았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좀 보니까, 작가는 실제로 존재하는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이 소설을 썼으며, 그 지하가 호수와 맞닿아 있고, 좀 복잡하게 지어진 점, 혁명의 시기에 혁명군에서 쓰면서 사람들을 지하에 가뒀던 점 등은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약간씩 책에서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책인 만치, 무료 오디오북도 풀려 있었습니다.
https://librivox.org/
librivox 홈페이지에 가 보면 네 가지 버전이었나 오디오북이 있었는데, 무료 오디오북이 화장실에서 녹음한 것 같이 울리거나, 생활 잡음이 있거나, 지직거리는 경우가 많았던 경험 때문에, 잘 이용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앞부분 들어보면 전반적으로 훌륭해 보여서, 그 중에서 드라마틱한 버전을 다운 받아 들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읽은 것들을 합치다 보니, 약간 울리는 목소리인 인물도 있었는데, 그게 주인공이었던 게 좀 아쉬웠지만, 여럿이 연기하듯이 읽은 만치 대체로 괜찮았던 것 같은데, 다 못 듣고 지금 흘러듣기로 좀 더 듣고 있습니다.
저에게, 이 책 – The Phantom of the Opera는...
전반적으로 재밌었던 책이었으나,
결말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던 그런 고전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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