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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Classic)

[서평]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by Mark Twai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7. 18.

1996년에서 1997년 사이인가에 펭귄 문고판으로 영어 원서를 싸게 팔았습니다. 
그래서 한권씩 사 두었던 책들 중에서 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있었습니다. 
그때 샀던 책 중에서 톰 소여의 모험을 읽으려고는
도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지만,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2011년에 북클럽에 참여해서
읽으면서 처음으로 도전한 것이었습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원서 북클럽보다,
톰 소여의 모험 원서 북클럽이 먼저 열렸었습니다.
둘 다 읽고 싶었지만 톰 소여의 모험 북클럽에 참여하는 것을 놓쳐서
혼자서 톰 소여의 모험을 열심히 읽은 뒤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북클럽에 참여해서 읽었습니다.

펭귄 판 책을 읽었는데, 그때 읽은 표지를 못 찾겠어서 대충 펭귄 판 아무거나 표지를 올렸습니다.

그래서 톰 소여의 모험을 먼저 읽었으니까,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좀 더 쉽게 읽히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같은 작가 책 읽으면 좀 쉽게 넘어가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 것을 기대했던 건데, 되려 더 어렵게 느껴지고
너무 어려워서 절망을 느끼게 한 책이었습니다.
북클럽으로 읽다 보니,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다른 분이 적어놓은 것들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책 조금 읽었다고 눈치고 대충 때려 잡아서 이해한 점도 있었습니다.

저는 327쪽짜리를 읽었는데, 이 번역서의 두께는 무려 613쪽입니다!

톰소여의 모험 앞부분에 작가의 서문에서는 
톰 소여의 모험이 대부분 마크 트웨인 자신이 겪은 일과 
그 외 세 명의 친구들이 겪은 일대기를 톰 소여라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모아놓고 
재편성한 실재 있었던 일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톰 소여의 모험에 나왔던 인물들이 대부분 
허클베리핀의 모험에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앞부분에서도 
마크 트웨인이 알아서 잘 쓸 거라고 누군가 한 말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톰 소여의 모험과 마찬가지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도 그 안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당대에 진짜 있었던 일이었다고 믿으면서 읽었는데, 
진짜 그런지는 아마 작가만이 알겠지요. 
그렇게 믿으면서 읽어서 더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현대 소설들을 보면 이야깃거리 없이 세세한 현장묘사나 감정묘사로 
책 한 권을 다 채우고 2권, 3권 이어 나가는 책도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다 그런 것만 보면 단편 소설 하나도 안 될 것 같은데, 
신파조가 되거나 그닥 큰 사상도 아닌데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그런 경우가 더러 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다릅니다. 
톰 소여의 모험도 그랬지만 허클베리핀의 모험 역시 
자세한 묘사나 주인공의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이야깃거리 자체가 너무나 많아서 
책 한 권이 만들어지는 그러한 형태인 것 같습니다. 
그냥 작가가 다양한 경험들을 많이 해서 
할 재미난 이야깃 거리가 그냥 많은 겁니다. 
군더더기 표현 없이 재미난 것만 쏙쏙 그려내고 있어서 너무 재미납니다.

톰 소여의 모험에서는 톰 소여의 입장에서 봐서인지, 
허클베리 핀이 거지 같고 유리걸식하고 아무 생각 없는 친구인 데다가 
대책 없고 구제불능인 것처럼 묘사됩니다. 
그러면서 톰 소여는 개구쟁이지만 밝고 맑고 
보통의 아이이고 때로는 
여자 친구를 곤경에서 구해줄 줄도 아는 멋진 소년으로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는 또 다릅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는 톰을 완전 아무 생각 없고 고민도 없고
그저 장난기만 넘치는 철부지로 그려내는 반면에,
허크는 학교를 못 다녀서 좀 배운 게 없다 뿐이지,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란 아이라서 더 어른스럽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더 사색적이고 진중한 아이로 나옵니다.

제가 봤던 책은 축약이나 생략이 된 게 없는 완전 원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원서였습니다. 
펭귄판이고 문고판이었는데, 327쪽의 두께였지만 
글씨가 상당히 빽빽하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챕터는 40개가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한 챕터가 그다지 길지 않아서 끊어 읽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제 수준도 낮았던 2011년에 읽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책 자체가 고전이라서 단어가 쉽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사투리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책 앞부분에서는 그 당시 남부 사투리를 고증까지 받아가면서 썼다는 말이 나오는데, 
본토백이 남부 흑인 사투리를 짐이 쏟아 놓는 부분에서는 
내용을 10분의 1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읽었으니 넘어간 수준이었습니다. 
톰 소여의 모험보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이 사투리가 진짜백이로 
엄청 많이 나와서 더 읽기가 힘듭니다.
절대 이 책은 초급용 책이 아닙니다.
너무 어렵게 읽어서 읽으면서 살짝 눈물 날 뻔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극복할 수 있었기도 했습니다.
그러게 명작은 명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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