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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Classic)

[서평] The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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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사태가 터지기 전인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서울 시내의 대형서점에서는 Special Price라고 하면서 펭귄의 문고판이고 paperback(얇은 종이표지)인 책들을 권당 1600원에 팔았더랬습니다. IMF가 터진 뒤에 갑자기 그 책들은 종적을 감췄습니다마는, 제가 그 중에서 20여권을 사뒀습니다. 그리고 한권도 안 읽다가, 이직 하면서 시간이 널널할 때 한권 읽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영어 원서를 읽겠다고 시작한 날에도, 뭘 읽을지 모르니까 집에 있는 책 중에서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 책이 바로 이 책,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입니다. 펭귄판인데, 영국판이어서 center가 아니라 centre입니다.

제가 읽었던 펭귄 판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의 표지가 딱 저랬습니다. 다 읽고 아는 분 읽으라고 선물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엄연히 말하자면, 이 책의 저자인 쥘 베른이(Jules Verne)고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원서가 아니라 이것도 번역본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별 생각이 없기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읽었고, 다 읽은 다음에 그 사실을 나중에 인지했습니다. 완전 생짜 초보 시절에 읽을 책으로는 너무 어려운 고전을 선택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수 있었던 건 이게 프랑스판 원전의 영국 번역판이기 때문이지 싶은 생각이 드는 건, 한참 지난 다음입니다.

오래된 고서에 지구 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흥분한 교수가 학생인 를 데리고 지구 속 여행을 하는 것이 주요 골자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구 속에는 이미 지상에서 멸종한 동물들이 아직도 살고 있고, 신비한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이야기 내용 자체의 소재가 이색적이고 흥미로와서 읽어낼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번역본임에도 쉬운 내용은 아니어서, 초보였던 제가 읽고 이걸로 영어 공부하기에는 진도 빼기도 벅찰뿐더러, 고전인만치 그닥 일상생활 용어도 안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고전은 고전을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적합하지만, 단순한 어학학습용이라면 절대 비추입니다. 이 책 역시 너무 초급일 때 읽어서, 읽으면서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거나, 물 한 방울씩 떨어뜨려서 바위에 구멍을 낸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영어책을 읽기 시작한 2008412일 날 처음 잡고, 200856일 즈음에 읽었으니까 한달이 채 걸리지 않았던 셈이지만 읽는 과정은 지난한 고통의 과정이었습니다. , 재미는 없었냐 그건 아니고요. 제 수준에 너무 높은 책을 읽었달까요.

고전이 좋다고 영어 원전으로 읽으시거나 하려는 분들이 있고, 실제로 원전 읽어보면 감동이 남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어 실력 먼저 키워야 된다 하는 게 목적이시라면, 좀 더 쉬운 책으로 내공 쌓으시고 고전을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훨씬 더 빨리 읽히고, 더 잘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즐기면서 고전도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 뭘 읽을지 몰라서 왕초짜 시절에 고전(苦戰) 하면서 읽었던 고전 이야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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