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이 작가는 나이지리아의 작은 마을 출신 작가인데, 독일어와 영어로 글을 쓰고 있는데, 나이지리아의 토속 신화를 바탕으로 한 모험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알프스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뮌헨에서 세 딸을 키우며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네요.
하여튼, 이 작가는 2018년 ‘True Happiness’로 커먼웰스 단편소설상 수상했고, 2019년 ‘Children of the Quicksands’로 더 타임스/치킨 하우스 어린이 소설 공모전 수상했고, 같은 책으로 워터스톤스 어린이책 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고 합니다.
근데, 다 무슨 상인 지 처음 들어 봅니다. 국내 출간된 서적은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글 쓰기 시작한 지는 오래 안 됐지만 지역에서 주는 상을 수상한 전도유망한 작가의 책이라서 제가 읽게 된 것 같습니다.
2022년에 제가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는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평범해 보이지만, 우리가 자주 만나볼 수 없는 나이지리아의 신화 모티브로 했기에 특별합니다. 이 책에서는 흔히 아동물이나 청소년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전학, 전학 간 학교 생활의 적응, 새로운 친구들과의 갈등, 괴롭힘, 왕따 문제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나이지리아 신화에 나오는 아비쿠 악령의 저주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 아비쿠라는 게 참 낯설은데, 그거에 홀린 아이는 만 13살이 되기 전에 죽기 십상이라는 겁니다. 그 전에도 자꾸 기절하고요. 낯설어서 뭔가 호기심이 일고, 새롭게 느껴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거 왜 상 탈 만 했습니다. 성장소설이거든요! 쿠키와 에닐로라는 두 소녀의 우정과 용기로 학교 문제와 신화 속 저주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겁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를 통해 주인공은 한층 성숙해지는 겁니다. 소설의 배경으로 나이지리아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녹여내어, 상당히 이색적이면서도 독특한 매력이 돋보이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소설로서 전학과 학교에서의 왕따와 괴롭힘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겠습니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서 현재와 연결해서 전개해 나가기만 해도 재미날 겁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엮었고, 아주 유기적으로 잘 엮어내었습니다.
다만 잘 진행되다가, 막판 결말 부분에 가서는 갑자기 모든 것이 정리가 되고 끝나 버리는 그런 느낌 들었습니다. 원래 대가인 작가들로 갈수록 앞부분이 별로여도 뒤로 갈수록 뭔가 콰광 울려준다거나, 뭔가 더 감동이 파노라마처럼 막 밀려들고 그런 게 있는 편인데, 이 책은 앞부분부터 중반까지 나름 막 재밌다가 막판에 좀 정리가 휘리릭 대충 되는 그런 느낌이 약간은 들었습니다.
갑자기 막 정리가 되고, 결국 아비쿠 저주에 걸린 문제와 전학 가면서 친구 사귀기 힘들었던 문제도 그냥 막판에 대거 정리가 됩니다. 어려운 상황을 정면으로 승부를 하자고 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게 이 책의 주제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특히나 학교에서의 왕따와 괴롭힘 문제는 겁박하는 자에게 회유되고 굴종하고 상황에 순응하면 할수록, 해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더 심해져 가기만 하는데, 그런 것을 잘 묘사해 주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문제를 정면에서 마주하고 부딪힐 것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성장소설로서 아주 훌륭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애들한테 읽으라고 하시기에 괜찮습니다. 아, 어른이 읽기에도 나쁘지 않고요.
이 책의 두께는 대략 298쪽으로 나옵니다. 어린이책으로 분류되지만 300쪽 가까이 되기 때문에 그다지 얇은 편은 아니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챕터는 45개나 됩니다. 대체로 한 챕터가 짧은 편이긴 한데, 짧아도 너무 짧은 부분도 있고, 어? 이 챕터는 좀 기네 싶은 것도 있습니다. 긴 것도 너무 많이 길다 싶은 챕터는 없어서 하루에 챕터북 반권 정도 읽으실 수 있는 정도면 무난하게 읽으실 만 할 겁니다. 문장도 딱히 제가 보기엔 복잡하거나 어려운 거 없었습니다.
다만 이 책이 어려운 건 문화적인 면입니다. 나이지리아는 저에게는 낯선 나라입니다. 게다가 아프리카의 머리 모양인 Gele 나오고, 아비쿠 신화 나오는데 뭔가 사소한 부분들에서 버벅거리게 만듭니다. 그래서 앞부분이 약간 힘들었습니다. 구글링으로 찾아보고,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씩 읽어보면 눈에 좀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앞부분 넘기고 나면 재미나게 읽는 일만 남게 되는 책입니다. 왕초보가 아니라면, 초보이신 분들 읽기에도 무난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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