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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Children)

[서평] Charlie and Chocolate Factory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5. 4.

사람들이 정말 많이 보는 책인 것 같아서 영어 원서를 샀던 걸로 기억합니다. 얇고 쉽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많이 기대를 하고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책에 대한 서평도 대체로 다 좋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결과는 어땠을까요? 기대만큼 이 책이 저랑 잘 맞았다면 정말 책값 안 아까왔을 겁니다마는,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의 표지입니다.

이 책의 중반 정도랄까요? 하여튼 앞부분을 읽을 때까지는 좋았습니다. 쉽고 재밌고 그림까지 있어서 참 잘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절반 정도였습니다. 읽기가 너무 괴로워서 해리 포터 시리즈가 차라리 읽으면서 더 편했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 책은 친조부모와 외조부모, 그리고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Charlie Bucket이라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집에 돈 버는 사람이라고는 아빠 한 명뿐인데, 너무 적게 벌어와서 맨날 빵하고 마가린, 양배추와 감자, 양배추 죽 그런 걸로 하루를 때워야 합니다. 집도 좁은데, 네 명의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하도 연로하셔서 하나뿐인 침실의 침대에 종일 누워서 지내고, 나머지 가족들은 바람 드는 곳에서 매트리스 깔고 자느라 한 겨울에는 추워서 얼어 죽을 것 같습니다. 이런 가족들에게 Charlie는 희망입니다. Charlie는 생일 때마다 작은 초콜렛 바 하나를 선물로 받아서, 한달을 아껴 먹곤 했습니다. 

책이 나온 지도 오래 됐고 선호도가 좋다 보니, 다른 표지와 다른 판형인 같은 내용의 책들이 많습니다.


Charlie가 사는 동네에는 세계에서 제일 크고 훌륭한 초콜렛 공장이 있었습니다. 그 초콜렛 공장의 주인인 Willy Wonky씨는 초콜렛 공장에 들어올 수 있는 초대장 다섯 장을 초콜렛 속에 숨겨놓습니다. Charlie도 간절하게 그 다섯 명에 뽑히길 바라지만, 생일 선물로 받은 초콜렛에는 초대장이 없었지만, 다시 얻게 된 초콜렛에는 그 초대장이 있었습니다. 

결국 Charlie는 초콜렛 공장에 초대를 받아 가는데, 찰리만 혼자 착하고 바른 아이이고, 나머지 네 명의 아이들은 욕심 꾸러기이거나, 버릇 없거나, 제멋대로이고, 통제가 안 되는 아이들입니다. 게다가 다 좀 잘 사는 집 아이들 같아 보이고, 돈 좀 있는 집에서 오냐 오냐 키워져서 애를 망친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이런 아이들이 나타난 것 자체가 좀 읽기가 껄끄럽달까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제 고통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런 표지도 인터넷 상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차피 같은 책입니다.

결국 주인공인 Charlie는 Wonky씨가 건드리지 말아야 된다고 하면 안 건드리고, 욕심 내지 않고 말 잘 듣고 정직하게 있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자기 통제력을 상실하고 한 건씩 사고를 쳐서 결국에는 처참하게 응징 당해서 사라져 갑니다. 저는 그 과정을 보는 게 너무 괴로웠습니다. 책장을 도저히 넘길 수 없을 것 같고, 읽다가 말다가 책을 내려놓았다가 다시 잡는데도 오래 걸렸습니다. 

대체로 지어낸 이야기이니까, 상징적으로 권선징악이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좋을 텐데, 이상하게 이 책에서 리얼하게 묘사를 했던 것인지, 뭔가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아이들이 함부로 행동해서 혼쭐이 나는 모든 장면들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너무 이야기를 현실처럼 받아들인 저의 문제인 것 같긴 합니다. 

판형에 따라서 페이지수는 155페이지라거나, 192페이지 뭐 그런 식으로 달라질 수도 있는데, 제가 읽은 것은 176페이지로 제가 기록을 남겨 놨네요. 크고 작은 그림들이 좀 많았던 걸로 기억나서 글발수는 엄청 많거나 한 책은 아닙니다. 문장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해서 초급용으로 많이들 추천하고, 제가 보기에도 초급으로 괜찮을 듯합니다. 

다만, 영국 작가라서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고, 영국 작가인 것을 생각해 보더라도 이 작가 특유의 단어가 있습니다. 다른 작가들이 좀 덜 쓴달까 잘 안 쓰는 단어들이 군데 군데 튀어 나옵니다. 뒤로 갈수록 그랬던 걸로 기억납니다. 엄청 많이 그런 단어가 쏟아지는 것은 아니니,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초급용 도서로 이 책 괜찮습니다. 다만, 저처럼 너무 벌 받는 아이들의 상황에 빠져 들어서 괴로워 하지 않는다면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화된 이후에 나온 책표지입니다.

이 책은 영화화도 됐는데, 대부분의 책이 영화화 된 이후에 Movie-tie in이라고 해서, 영화와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들로 표지를 다시 꾸며서 많이 내놓습니다. 영화가 사진이 예쁘게 나온 경우, 표지가 그게 더 예쁜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화 된 책들이, 평소 책을 안 읽던 사람들도 책을 더 사게 만들기 때문에, 표지를 더 새로 내놓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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