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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Children)

[서평] Birdsong by Katya Bale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5. 18.

2022년에 어린이책 번역작가 수업을 들으면서, 이 책이 공통 번역 과제로 주어져서 알게 됐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아예 읽지도 않았을 것 같은 책입니다. 작가 이름도 전혀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만 몰랐지, 이 책 ‘Birdsong’의 작가인 Katya Balen은 2022년에 ‘October, October’라는 책으로 Yoto Carnegie Medal과 Shadower’s choice Award를 수상했다고 합니다. 

무슨 상인지 모르지만, 작품 하나로 상을 작년에 두 개나 탄 걸 보면 유명한 작가인 모양입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상 탄 잘 나가는 작가의, 약간 덜 알려진 책인가 봅니다. (카네기 메달 상은 탔다는 책들 종종 본 것 같은데, 저 새도우어 초이스 상은 들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밌습니다.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번역작가 수업에서, 어린이 책 관련된 출판사들은 성장소설을 좋아한다면서, 대부분 성장 소설 쪽을 많이 번역 소재로 삼았거나, 그렇게 하라고 추천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강사들이 뽑은 공통과제도 그랬던 것입니다. 성장소설. 뭔까 빤하게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성장소설이라는 걸 알고 나면 갑자기 빤해 집니다. 

오늘의 주제 성장소설. 아픔이 있을 거고, 극복할 거고, 그것을 통해서 성장할 겁니다. 아픔 아니면 어려움. 혹은 난관이나, 힘든 상황이 있겠죠. 때로는 엄마 아빠를 이혼 시키기도 합니다. 안 그런 성장소설을 아직 못 봤습니다. 왜 클라면 다들 아파야 하는 걸까요? 하여튼, 이 책에서도 주인공인 애니 역시 힘든 상황을 겪고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는 바보 같은 짓을 합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모든 것을 다 극복하고 잘 돼야 어린이 책이겠죠? 정말 빤하죠? 그렇죠?

그렇게 빤해 보이지만, 이 책에서는 음악과 새라는 소재를 적절히 넣어서 절대 식상하지 않은 이야기를 엮어냅니다. 그래서 절대 빤하지 않습니다. 아, 결론은 좀 빤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과정은 나름 신선하고 새롭습니다. 그리고 결과보다 원래 과정이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새롭게 꾸려낼 수 있었을까 나름 감탄 하면서 읽었던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번역과제를 했던 것을 읽혀 보았더니, 다들 재밌어 했습니다. 아, 물론 그때 그 번역수업에서 1등을 했다면 아마 지금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 같기는 합니다. 아마도 그 번역가 그룹에 들어가서 열심히 번역기획서를 쓰고 있겠죠.

이 책은 주인공이 직접 서술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성격이 나름 답답해서 앞부분 읽는데 조금 답답하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작은 구멍으로 들여다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잘 안 보이면 더 궁금해지듯이 더 호기심을 자극해서 재밌게 읽히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작가도 그런 것을 노린 듯한데, 결국에는 성공했습니다. 

주인공인 ‘애니’의 주변에는 다 착한 사람들만 있는 것 같고, 이야기도 다 순둥순둥 하게 굴러가는 이야기라서 아이들 읽히기에도 좋고, 착한 이야기 좋아하시고 해피 엔딩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딱입니다. 책 두께는 104쪽 정도의 분량에 챕터가 33개나 됩니다. 약간 긴 챕터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없습니다. 긴 챕터라는 게 뭔가요 하는 책입니다. 게다가 엄청 짧은 챕터도 있습니다. 읽는 숨이 짧으신 분들 읽기에 딱 좋습니다. 

근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1인칭 구조로 ‘애니’라는 여자애가 서술해 나가는 방식이다 보니, 전체적인 서사구조가 좀 잘 안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단어 수준은 평이한 편이고 특별히 꼬인 문장은 못 봤던 것 같습니다. 더러 긴 문장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문맥적으로 엄청 어려운 문장은 없습니다.(그런데도, 문장 하나 엄청난 오역을 해서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게 뭔지는 비밀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챕터북 읽으시다가 도전하시기에 괜찮은 책 같습니다. 아주 왕초보는 책 줄거리가 살짝 꼬인 것 때문에 내용이 안 들어오실 수 있으니, 그럴 것 같으시면 챕터북 더 읽고 오시고 내가 챕터북 좀 읽었다 그런데 챕터북 아닌 거 좀 도전해 보자 하면 이 책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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