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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Sounder by William H. Armstrong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6. 29.

언제부턴가는 할인하는 책만 사려고 하는데, 이 책은 책값 자체가 별로 안 비싼 데다가 뉴베리 금상(Newbery Medal)을 1971년에 탄 책이기도 합니다. 읽은 사람들 평도 좋아서 따로 행사 안 하는데 산 책입니다. 그런데 지금 막상 찾아보니, 책값이 오른 건지 아마존의 종이책 값도, 이북값도 제가 기억하는 가격보다 더 비싼 데다가,  우리나라에서 구하려면 더 비싸네요. 

제가 읽은 책 표지지만, 오래 된 책이니만치 다른 표지들이 있습니다.

책도 얇고 해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사긴 했는데  앞부분 읽는 데 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 책을 읽었던 때가 2011년이라서 초급이어서 아직 실력이 딸렸나 봅니다. 그렇지만 뒤로 갈수록 진도가 팍팍 나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읽는 데에는 대략 3-4일 걸린 것 같습니다.

앞부분에서 오래 걸려서 3-4일 걸렸지만, 전체적으로 어려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책 두께가 128쪽 정도로 별로 두껍지도 않은 데다가 8개의 챕터로 돼 있어서, 챕터북 읽으시는 정도의 읽는 숨이 긴 분은 무난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부분에 내용과 문제 그리고 등장인물에 적응되는 시간만 좀 참고 읽어주시면 됩니다. 얇으면서도 감동적인 책입니다.

주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노예 해방 이후의 흑인 가족의 삶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노예 해방을 통해서, 노예에서 벗어났지만, 결과적으로는 노예 시절보다 더 참혹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랄까요.

이후에는 스포일러가 많은 대략 줄거리입니다. 
원치 않으시면 아랫 부분은 읽지 않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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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엄마, 그리고 두 명의 여동생과 한 명의 남동생이 있는 흑인소년이 주인공입니다. 어느 날 아빠를 따라온 잡종개가 바로 사운더입니다. 목청이 아주 탁 트여서 소리(sound)를 잘 낸다고 사운더(sounder)입니다. 먹고 살기 빠듯하나마 소작농의 아들로서 집 안 일 도우며 살고 있고 겨울에만 학교에 다니지만 그나마 눈이 많이 오면 학교에도 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집 안에는 한 명도 책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노예제도는 끝났지만, 이들 가족은 옥수수죽이나 끓여먹고 비스켓은 좀 먹지만 크리스마스 때가 아니면 소세지와 햄은 먹지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겨울에는 아빠는 사운더와 함께 너구리 사냥을 나가곤 했습니다.

사냥이 안 되던 날 다음 날 갑자기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햄과 소세지를 잘 차려 먹게 되었습니다. 한 3일 그렇게 먹고 난 뒤에 갑자기 보안관과 보좌관들이 들이치더니 아빠를 잡아갑니다. 잡혀가는 아빠를 데려가는 짚차에 짖으며 달려가다가 사운더는 총에 맞아 죽을 뻔 했다 살아납니다. 

아빠가 사냥도 자꾸 실패하고 굶주리고 있는 가족들 생각에 도둑질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빠없이 몇년을 지내게 됩니다.  엄마와 소년과 동생들은 어렵지만 아빠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보냅니다. 엄마가 케잌을 만들어서 교도소에 소년을 보내는데, 케잌 속에 칼이 들었을 지 모른다며 빨간 얼굴 아저씨는 완전 곤죽을 만들어 버립니다.

아빠는 소년에게 오지 말라고 목사를 통해서 말을 전하겠다고 합니다. 그후로 아빠는 강제노역에 보내집니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에 소년은 아빠대신 험한 농사일들을 하고, 엄마는 전에 하던 이불보며 커텐 빨래를  전보다 엄청 많이 해서 소년과 동생들이 도와드립니다. 

겨울이 되면 소년은 아빠같은 사람들이 노역하는 로드캠프로 아빠를 찾아다닙니다.  그러다 어느 해인가는 철조망에 붙어서 아빠가 있나 보다가  감독관이 갑자기 다가와 철조망에 쇳덩어리를 던지는 바람에  철조망의 쇠 가시에 그만 찔려 엄청 피가 많이 납니다. 

집으로 돌아오다가 학교 건물에서 피딱지를 닦으려다가  그 학교 선생을 만나서 하룻밤 자고 집에 가게 되는데, 이 선생의 제안으로 겨울에는 선생의 집에서 글을 배우고 허드렛일을 해 주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옵니다. 폭발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대리석 밑에 깔려서 죽을 뻔 했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몸이 망가져서 풀려나게 되었던 겁니다. 아빠가 떠난 이래로 청아한 울음을 울지 않던 사운더가 다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내 겨울이 되어 몸도 안 좋은 아빠가 사운더와 사냥을 나갔다가 그만 돌아가시고 사운더도 며칠 안에 죽고 맙니다.

선생에게 글을 배운 소년은 제법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소년이 선생에게 책의 내용을 묻는데, 선생은 한 번 꽃이 피면 그 꽃은 영원히 피는 거라고 합니다.  꽃이 핀 것을 누군가는 봤으니까요.

수년이 지난 뒤에 소년은 갑자기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소년의 뇌리에는 돌아가신 아빠가 걷는데  그 다리에 사운더가 알짱거리고  아빠와 사운더 둘이 랜턴을 들고 사냥 나가는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영원히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겁니다. 저 이 부분에서 눈물 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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