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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Flowers for Algernon by Daniel Keyes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7. 1.

2011년 연초에 북클럽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워낙에 서평들이 다 좋았지만, 스포일러 당하기는 싫으니까 아무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시작부터 많이 헤맸습니다. 

처음에 읽기 시작하면서, 뭘 읽고 있는 지 모르겠는 겁니다. 단어가 아닌 외계어가 섞여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때는 초급이어서, 영어로 책을 읽을 때 구어체만 조금 나와도 버거워 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못 알아먹겠는 외계어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게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건, 발음 나는대로 읽으면 해결되는 거였습니다. 

제가 읽었던 페이퍼백의 표지였습니다.

혹시, 이 책을 영어 원서로 읽으실 분은, 주인공의 특성상, 앞부분과 뒷부분은 소리내서 읽어보세요. 갑자기 심봉사가 눈이 떠지는 것처럼 내용이 명확하게 보입니다. 믿겨지지 않으시겠지만, 신기하게도 그렇습니다.

다 읽는 데에 얼마나 걸렸을까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대충 24시간 정도 안 걸렸겠나 싶습니다. 책이 할인 행사를 해서 샀는데, 안 그랬으면 한참 동안 못 사고 위시리스트에만 넣어뒀을 책입니다.  왜냐면, 다른 책들은 할인을 많이 하는데, 이 책은 잘 안 하더라구요.

전반적인 서평들이 좋고 원서 목록에서도 항상 베스트셀러에 들어가 있고 해서 아 유명한 책이구나 한 번 꼭 읽어봐야 겠다 생각만 하고 있던 차에, 할인 행사로 책도 사고,  마침 북클럽도 열리고 해서 참여해서 읽었던 책입니다. 그렇게 해서 읽어보니 역시나 싶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해서 그렇게 이야기했구나 싶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슬픈 결말인 줄 알았다면 북클럽에 참여했을까 모르겠습니다. 생각만 하면 그냥 눈물이 가슴 가득 차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부분 읽을 땐 눈에서 눈물이 찔끔거리던데, 지금은 나오지는 않습니다.

난이도만 보자면, 초급은 아니다 싶긴 합니다.  앞부분과 뒷부분은 발음 나는대로 읽어봤을 때는  문장이 단순하고, 쉬운 단어가 많이 나와서  초급이신 분들도 이렇게 깨진 영어(broken English?)  나오는 거 극복 가능하시면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중간에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이건 주인공의 특성입니다.

그리고 줄거리가 그다지 간단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름 순차적으로 구성돼 있긴 한데, 단순한 듯하면서도 나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주인공 ‘찰리’의 삶과 함께 한다는 게, 그다지 단순한 서사구조는 아니었지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초급이신 분들한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많이 어렵지 않지만 약간 어려운 책, 
그래서 나는 아주 어린이 책 아닌 영어덜트(Young adult = 청소년) 책 읽고 있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어렵지 않게 읽힐 책입니다.

제가 샀던 종이책으로는 311쪽의 두께에 딱히 챕터가 나눠져 있지는 않은데, 날마다 기록된 일지 형식이라서 한 챕터가 많이 길지 않아서, 끊어읽기 괜찮습니다. 특히 앞부분과 뒷부분은 짧아서 행복합니다.  중간에 좀 길어지고 단어도 어려워지고 문장도 복잡해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초급일 때 읽어보니 그랬습니다. 

어려워지는 가운데 부분의 앞 뒤로 아주 읽기 편해지는 구간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읽기도 편하고 깨진 영어도 안 나옵니다. 이 책은 그렇게 부분적으로 좀 다릅니다.  마치 다른 사람이 쓴 것처럼요.

예전에 이 표지로 번역서가 나온 걸 어디서 본 기억이 납니다.

이 책 번역서도 있습니다. 
보통 좋은 책도, 번역서가 절판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번역서가 표지가 두 가지로 나오면서까지 아직도 절판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원서 못지 않게 번역서도 스테디 셀러로 자리매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나중에 나온 책의 표지인 모양인데, 전 원서 표지가 제일 마음에 들고, 예전 표지가 이 표지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찰리의 인생은, 자신이 아이큐가 좀... 남들보다 낮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항상 슬프고 외롭고 아픈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찰리 뿐 아니라,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던  엄마와 노마와 그 사실을 인정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이 걱정됐던 아빠까지 모두 다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찰리는 교육을 잘 받아서, 빵집에서 허드렛 일을 하면서 살지만, 나름 열심히 일하면서, 친한 동료도 있다고 믿으면서 행복하게 삽니다. 그러다가, 머리가 좋아지는 수술을 하게 된 겁니다. 수술을 통해서 무언가 대반전이 있는 것 같았는데, 처음에는 별 변화가 없습니다.

솔직히 찰리가 처음에 머리가 좋아지기 시작했을 때엔 무언가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큐와 달리 감성이 메말라 가면서 머리가 좋아졌을 때는 오히려 더 고독하고 힘들었던 시기이고, 다시 퇴화가 진행되면서 엄청난 충격 속에서 찰리가 거의 퇴행해 가는 모습은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도 찰리는 긍정적인 태도로 끝내 글을 마칩니다.  Warren이라는 시설로 가면서도 말이죠. 찰리가 그 실험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 빵집에서 일하다 더 나이가 들어서 늙으면 Warren으로 갔을까 싶긴 합니다. 

꼭 Warren이 아니어도 빵집에서 일하며 조금이나마  돈을 모으면 그냥 그대로 노후를 살고 그것으로 인생이 끝났고 그다지 과거에 대한 나쁜 기억도 희미하고 다른 사람이 나를 놀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바보같이 행복한 느낌 속에 살다 갔겠죠.

다시 퇴화되어 예전으로 돌아온 찰리마저도  차라리 수술을 해서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이 있었기에 불행했지만, 자신의 과거도 기억해 내고 가족도 다시 만나고 했던 것으로  하나의 인간으로서 완성되는 느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어찌 됐던 자꾸 잊어버려도 계속 공부하려는 찰리는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습니다. 원서든 번역본이든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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