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읽은 책입니다.
원래 이 책을 읽을 생각은 없었는데, 원서읽기 카페에서 어떤 분이 북클럽을 열면서, 저도 북클럽에 참여해서 같이 읽자고 제안했습니다. 마침 나온지 얼마 안 된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고 하니, 관심이 가서 결국 원래 읽으려던 목록을 제끼고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워낙에 그 명성이 자자한 스티븐 킹(Stephen Kine)이 작가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유명한데도 단 한권도 한글로든 영어로든 읽은 게 없었거든요. 읽기로 하면서 크게 기대는 안 했던 게, 그냥 베스트셀러 소설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고만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너무 재밌는 겁니다. 스티븐 킹이 이렇게 재밌는 글 쓰는 사람이라서 그렇게 유명했나 봅니다. 북클럽을 통해서 읽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읽어서 더 좋았고, 이 책 자체를 읽게 돼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소설 속에 악인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래도 작가가 악인에 대해서도 글을 쓰면서 일종의 연민의 정이랄까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저 악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다 사연이 있어서 그렇게 인생이 꼬인 거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상황이 좋을 때에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을 사람이지만, 모든 게 엉망이 되고 불행해졌을 때 하는 안 좋은 선택들이 사소해 보이지만, 점점 인생 나락으로 가게 하고, 결국 악인이 되도록 한다고 말하고 싶었나 싶습니다.
범죄 스릴러물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원래 스티븐 킹(Stephen King)이 공포물을 잘 쓴다고 하던데 공포물스러운 느낌이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범죄가 좀 끔찍하기는 하지만, 공포물 느낌보다는 범죄 스릴러물, 내지는 형사물 느낌이 납니다.
원래 스티븐 킹 소설 많이 읽으셨다는 분들은 좀 약하다 그런 표현도 하셨는데, 저는 그저 마냥 신나고 재미나고 박진감 넘치는 소설 하나 잘 읽었다 싶은 생각이 더 강했습니다. 책이 두껍지만 속도감 있게 읽히는 페이지 터너입니다.
책 두께는 437쪽입니다. 약간 두껍다 그 정도로 느끼게 해 주는 두께입니다.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챕터는 큰 제목으로 파트(부분)이 나뉘는데, 그 안에 자잘하게 다시 또 나눠져 있습니다.
끊어 읽을 만한 단락도 많이 끊기기도 해서, 읽는 숨이 짧은 분들이 읽기도 괜찮고, 바빠서 짧게 끊어서 읽어야 되는 분들이 읽기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이 책이 한 사람 입장에서만 쭉 서술되는 게 아니고, 나오는 인물들도 다양하고, 그 인물들 사이에 얽히고 설킨 관계도 좀 있고 하다는 겁니다.
복잡한 서사구조 파악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거나, 이야기 꼬아놓은 거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머리만 아프고 재미 하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거 은근 좋아하는 저는 참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스티븐 킹의 책이라서 당연히 한글 번역본 있습니다. 전 호기롭게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 북클럽으로 읽었지만 아직도 잘 팔리고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근데, 두께가... 612쪽입니다.
그래도 원서는 437페이지 수준인데,
번역본이 좀 두꺼워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건 좀 심한 것 같습니다. 혹시 영화 나온 거 있나 찾아봤는데,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가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 두께도 좀 있고, 내용도 많고 등장인물도 좀 복잡한 편입니다.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축약하거나 안 나와야 될 부분이 너무 많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로 제작한 게 훨씬 잘한 것 같습니다.
아래 부분에 스포일러가 약간 있는 내용 쓰겠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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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실업난이 있는 가운데, 취업박람회를 앞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텐트 치고 줄을 서 있습니다. 그런 데에 고급 승용차인 메르세데스가 덮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내는 겁니다. 그리고 은퇴한 형사인 빌 하지가 이 사건을 맡아서 해결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작가는 그렇게 단순하게 쓰지 않았습니다. 빌 하지가 굉장히 유능한 형사인 셈이지만, 우울해서 자살까지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런 그에게 미스터 메르세데스라고 불리는 그 범인이 자신이 범인이라면서 연락을 해 옵니다.
이 범인과 형사의 심리전이 볼 만합니다. 범인의 평범했지만 행복했던 가정이 깨져가는 과정도 담담하게 묘사돼 있습니다. 그런 부분 읽으면, 성격이 좀 이기적이고 이상한 사람이다 싶으면서도 좀 안쓰럽고 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밖에, 평생 마약을 하는 남편의 폭행에 시달리던 여성 이야기도 나오고 범인이 또 다른 메르세데스를 훔쳐 범행하려는 부분도 나름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참 재미난 소설이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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