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누군가가 원서 읽기 카페에 이 책을 읽고 관련된 글을 올려놓으신 걸 봤습니다. 그런 뒤에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 같은데, 책의 내용은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습니다. 스포일러를 무척 겁내는 편이라서, 제대로 안 읽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표지만 보고선 May가 어린 소녀인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단 먼저 읽으셨던 분의 평도 좋았지만, 표지 그림이 하도 마음에 들어서 더욱 더 언젠가는 읽어야지 싶었던 책입니다. 물론, 제가 표지만 보고 책을 고르는 편이긴 한데, 그렇게 책을 골랐다가 실망했던 적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표지만 예쁜 책인가 하고 의심했더니, 이 책은 안 그렇대요.
예쁜 표지에 비해서 실망시키지 않을 만큼 이야기도 참 예쁩니다. 제목이 ‘Missing May’인데, ‘Miss’는 그리워 한다는 뜻일 수도 있고, 잃었다는 뜻일 수도 있어서 어떤 것인지도 궁금했습니다. 막상 읽어보니, 두 뜻 다 포함돼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듭니다.
아픈 사건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어린이들 읽는 책에서 참 많지만, 이 얇고 짧은 책 속에서 그런 아픔을 극복하려는 여러 가지 노력 끝에 결국 수용하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이를테면, 이 책은 상실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악인도 없고 다 착한 사람들만 나오다 보니,
‘Sarah, plain and tall’에서처럼 이야기나 묘사가 다 곱고 아름답지만 단조로운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나름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괜찮게 잘 됐고, 약간 특정인물이 등장한 과정이 좀 뜬금없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였습니다.
끄트머리에 약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부분도 있었고, 감동적이었는데 저만 그런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느 책이나 다 그러하듯이, 내가 좋았어도 100명의 사람이 싫다는 책이 있고, 100명의 사람이 좋다고 해도 나만 싫어하는 책이 있어서요.
책 두께는 판형에 따라서 89쪽에서 96쪽 정도입니다. 페이지수 자체만 보면 챕터북 같이 느껴질만한 길이입니다. 막상 펼쳐보면 별다른 그림 없이 글발이 좀 있는 책입니다. 챕터가 12개로 책 두께에 비해서 많으나, 아주 초급용으로 보시기엔, 얼마 전에 올린 the summer of swans에 비해서 약간 읽는 호흡이 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짧고, 별로 어려운 단어가 없는 데다가, 문장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아서 초급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단조로운 게 되려 초급용으로는 장점이랄 수도 있는 게, 챕터를 중간에 끊어서 읽어봐도 많이 헤매지 않고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인 굿리즈(Goodreads)에 따르면, 1992년에 초판 출간된 이 책은, 그 이듬해인 1993년에 뉴베리 금상(Newbery Medal)을 수상하고, 그 다음 해인 1994년에 버몬트 골든 돔 북 어워드(Vermont Golden Dome Gook Award)에 최종심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원서가 꾸준히 읽히고 있고 쉬우면서도 감동적인 만큼, 당연히 한글 번역판도 있는데요.
이 책 번역서가 나온 역사가 휘황찬란합니다. 1999년에 사계절에서 번역판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2005년에 한글 번역판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다가 절판 됐었습니다. 그런데, 2017년에 원래 그 출판사에서 다시 번역판을 내서 지금도 팔고 있네요. 좋은 책은 절판 됐다가도 또 나오나 봅니다. 원서가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한글 책으로도 감동을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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