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읽은 첫 책이 이 책,‘From the Mixed-up files of Mrs. Basil E. frankweiler(클로디아의 비밀)’였습니다. 그냥 예전부터 쭉 읽고 싶어하던 책을 드디어 읽은 것이었습니다. 짐 가방 싸들고 서 있는 그림을 보고서,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그저, 친척 아저씨나 아주머니 댁을 방문하는 어린 아이들 이야기인가 보다 하는 편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앞부분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편지에 눈이 휘둥그레졌더랬습니다. 그래서, 내용도 안 들어오고 그랬습니다. 그러나 읽다가 곧 이게 뭔가 하는 게 느껴져서 다시 앞으로 가서 읽기 시작하니 내용이 들어왔습니다.
나름 액자식 구성이라고 봐야 겠습니다. 액자식 소설이랄까 그런 것의 대표적인 게 바로 기억나는 건, 김동리의 무녀도밖네요. 가만 더 생각해 보니, 창문 밖으로 도망친 100세 노인도, 중간 중간에 인물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할 때는 부분적으로 액자식 구성이네요.
제가 책을 많이 안 읽어봤어도, 액자식 소설이라고 더러 읽은 것들은 보면“내가 말이야...그때 그런 일 겪은 거 얘기해 줄게.”라고 한 다음에, 그 시절의 이야기가 서술이 슬슬슬 되다가, 서술이 끝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나름, 여기서도 그런 셈인데, 화자가 가끔 괄호 열고 들어가서 자기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저는 거기서 엄청난 혼동이 왔습니다.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런데, 다 읽고 나니 그게 그거였네요. 알고 보니, 그런 부분이 더 이 책을 독특하게 해 주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잘 집어내지 못하고 읽은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재밌었습니다. 안 그래도 일상에서의 탈출을 하고 싶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일상에 정체돼서 계속 살고 있었는데, 주인공이 그냥 제대로 일탈을 해 줘서 시작할 때 아주 재밌었습니다. 물론, 이 작가의 다른 책에서도 느껴지지만 이 책에서도 작가가 참 바른생활하는 모범생 출신이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일탈의 강도랄까 스릴이 좀 엄청나지 않아서 약간 중반에는 좀 단조롭고 지루하다는 느낌이 약간은 듭니다. 그래도 소소하나마 아기자기한 맛이 읽어서 잘 넘어갑니다. 그러다가, 결국 일탈을 끝낼 계기를 모범생 답게 스스로 찾아내어 만들어 가고, 그 과정도 술술 잘 풀립니다. 다 읽고 보니, 모든 게 모범생 답게 답을 찾아갔던 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는 정서적으로 뭔가 더 안정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옵니다. 별로 예술이나 그런 것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이 책에서는 그냥 유명한 예술가가 나오기 때문에 특별히 그런 사전 지식이 필요한 책은 아닙니다. 1967년에 초판 출간된 책이라서 판형이 몇가지 되지만 표지만 바뀐 듯합니다. 두께가 176쪽으로 나오는 경우만 봤습니다. 200페이지가 안 넘어서 얇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우습게 보고 시작했던 책이기도 했고, 대체로 어렵지 않은 문장이어서 읽어내기가 과히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챕터가 10개인데, 길이가 좀 들쭉날쭉입니다. 특히나 9챕터와 10챕터가 조금 더 길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주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는 좀 챕터가 전체적으로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특별히 이야기가 굴곡지거나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챕터 내에서도 끊어 읽어도 크게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초보이신 분들 읽기에도 괜찮을 것도 같습니다.
초판 출간된 이듬해인 1968년에 뉴베리 금상을 영예롭게 수상한 책이기도 하고, 책 내용이 모범생의 계획된 일탈이기 때문에 한글 번역판이 있습니다. 한글판 페이지수는 208쪽의 두께인 것을 보니, 번역하면서 많이 늘어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표지가 영문판 표지 중의 하나를 색소를 빼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런 대로 괜찮은 것 같아 보여서 다행입니다.
영문판 원서도, 한글판 번역서도 둘 다 새 책을 구할 수 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영어가 힘드시면 한글로 즐기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한글로 번역하기에 힘든 문장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영화화 된 적이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는데요. 찾아보니, 무려 두 번씩이나 영화화 된 겁니다! 1973년에 ‘The Hideaways(은신처)’라는 제목으로 무려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나왔었나 봅니다. 찾아보니, 지금 당장은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가 있네요. 다만, 한글 자막이 없어서 영어 리스닝이 돼야 볼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1995년에 한 번 더 영화화 됐다고 합니다. 이때는 책 제목이 그대로 영화 제목이 됐었나 봅니다. 영화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책 대략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
두 남매가 가출을 하는 겁니다. 짐 싸들고 가출을 하는데, 원래 혼자 가출할 계획을 누나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동생이 모아놓은 돈도 많고 같이 가고 싶어해서 같이 가출을 해서 뉴욕의 박물관에 갑니다. 거기서 박물관 구경을 하면서 하루 하루 무언가 배울 거리도 찾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귀부인이 박물관에 팔았던 미술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 귀부인을 찾아가는 일까지 생기는 겁니다. 가출해서 박물관에서 살면서 그때 그때 닥치는 대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거며, 박물관 분수에서 동전 모아서 부족한 금전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러면서 한층 더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어린이책(Childr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The Voyages of doctor Dolittle by Hugo Lofting (220) | 2023.10.18 |
---|---|
[서평] The Story of Doctor Dolittle by Hugh Lofting (194) | 2023.10.17 |
[서평] Edward's Eyes by Patricia MacLachlan (138) | 2023.10.09 |
[서평] Missing May by Cynthia Rylant (144) | 2023.10.08 |
[서평] The Summer of the Swans by Betsy Byars (98) | 2023.10.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