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The giver’를 읽고 좋아했던 때가 언제였나 봤습니다. 그게...... 2009년 8월 말경으로 돼 있으니까, 굉장히 오래 됐습니다. 그렇지만 ‘Brave new world’와 ‘1984’를 읽기 전에는 디스토피안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이런 류의 디스토피안 소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안 겁니다.
그래서, 디스토피안 소설류를 찾아보다가, 소가 뒷걸음질치다가 쥐 밟는 격으로 이 책,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이라는 책을 알게 됐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건 뭔가 중요한 것 같은 책이니까, 개인리딩 보다는 북클럽으로 읽어줘야 하는 책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읽어보니, 읽으면서 계속 적고 생각할 게 좀 있는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북클럽으로 읽길 잘 했어 싶달까요?
이 책의 저자인 ‘Philip K. Dick(필립 케이 딕)’의 소설은, 이 책 읽기 전에 ‘Minority Report’를 일부러 찾아서 읽은 게 전부입니다. 무척 짧은 단편소설이었지만, 그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생각할 꺼리를 만들어주고, 인생의 돌고 도는 순리도 느끼게 해 주면서, 거기다가 재미에 반전까지 있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누군가 어땠냐고 물어보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을 또 한 권 읽은 거네요.
나름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거워서 참 힘들었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더 흥미진진해져서 중간에 책을 놓고 싶지 않았던 책입니다. 그래서 읽느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책이었습니다. 물론, Philip K. Dick(필립 케이 딕)이 상상하는, 혹은 경고하는 암울하고 먼지로 뒤덮히고 많은 생물종이 멸종하는 그러한 미래상이, 우울증을 더 유발하는 내용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재미나서 읽느라 멈출 수가 없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결국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어서 우울함이 생활을 지배하게 되는 책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작가 나름의 위트있는 마무리로, 읽고 나서 약간 가뿐해 진 것 같습니다.
‘1984’나 ‘Brave New World(멋진 신세계)’에서 느낀 것처럼, 읽고 나서 계속 나를 지배하는 육중한 암울함이 잔존하는 느낌보다는, 이제 먼지 켜켜히 쌓인 미래에서 나왔고, 책 다 읽고 커피 내지는 차 한 잔 해도 되겠다는 그런 가뿐함이 느껴집니다. 하여튼, 전 그랬습니다.
책 두께는 별로 두껍지 않은 편입니다. 굿리즈(Goodreads : 서평 사이트)에 따르면, 1968년 1월 1일에 초판 출간됐다고 합니다. 오래도록 읽히는 스테디 셀러라서, 판형이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페이지수는 244쪽 혹은 258쪽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더 짧은 것도 있지만 대략적으로 250페이지 내외가 일반적입니다.
읽어보면 뭔가 두께 자체는 많이 부담될 정도는 아닌데 뭔가 암울한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는, 디스토피안이라는 장르 특성 상 진도가 빨리 나가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게, ‘미래’이기 때문에 작가가 만들어 놓은 미래 세상에서 쓰이는 단어들이 처음에는 무척 당혹스럽게 합니다. 그래서 책이 굉장히 두껍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초급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챕터는 22개로 적은 편은 아닙니다. 책 자체도 300쪽이 안 넘기 때문에, 한 챕터가 그다지 긴 편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작가가 글을 쓰는 방식이 남다르기 때문에, 독자가 더 힘든 게 이 책입니다. 미래 사회에 대해서 쓰면서, 그것이 어떤 사회가 돼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나 안내가 절대로 없습니다. 그곳에서 실제로 생활하는 이야기를 쓰듯이 소설을 쓰는 느낌입니다.
모든 것은 작가가 쓴 것을 보고 유추해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 읽으면 이해가 잘 안 갑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읽은 뒤에서는 이 작가 글 참 잘 쓰네 그런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 작가가 초창기에 가난에 찌들어 살았나 봅니다. 말년에는 결국에는 잘 풀려서 돈도 많아지고, 작품이 영화화 된 게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그런 별명도 붙었다죠. ‘헐리웃이 사랑한 작가’라고요.
그래서 이 책은 한글번역판도 제가 찾아본 것만 해도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2008년에 황금가지에서 번역한 것과, 2017년에 폴라북스에서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작가도 각각 다릅니다. 2008년의 책은 품절이 났고, 2017년의 책만 지금 새 책이 구입 가능합니다.
그 이전에도 번역된 전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품절 났던 책이 번역작가 바꿔서 다시 번역되는 것을 보면 이 책이 원서로서 스테디 셀러인 것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꽤 수요가 있는 책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가 부담스러우시면 한글 번역판 보시면 되겠다 싶습니다.
‘헐리웃이 사랑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작가의 책 답게 이 책은 영화화 된 것도 제가 아는 것만 두 번입니다. 1982년에 한 번, 그리고 2017년에 또 한 번 더입니다. 1982년에 만들어진 영화는 제가 본 적이 있었는데, 뭔가 책하고는 내용이 좀 달랐지 싶습니다.
주인공과 복제인간과의 관계가 뭔가 책에서는 좀 더 멀게 느껴졌는데, 영화에서는 뭔가 더 긴밀하달다 친밀하달까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책 말미에 느껴지는 작가의 위트가 영화에서는 빠진 느낌이라서 결말이 뭔가 더 암울하게 느껴지는 영화로 남았지 싶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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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살짝 책 내용을 스포일러 하자면, 시작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주인공이 일어났지만 아내는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에는 기분을 조절할 수가 있나 봅니다. 그것을 조절해서 주인공은 팔팔하게 깨어나고, 아내는 그것을 조정하지 않고 그냥 우울하게 침대에 누워 있는 겁니다.
주인공은 밖에 나가서 힘겹게 일도 하고, 옥상에 키우던 양이 죽었는데 그것을 새로운 전기로 만든 양으로 교체하는 일도 합니다. 지구 위는 먼지가 자욱하고 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 살아 있는 동물을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도 힘든 겁니다. 자동차는 땅에 다니지 않고 하늘을 날라다니기도 하고, 아예 운전자가 없는 택시를 많이들 타고 다닙니다.
기술이 너무 좋아져서 보통 사람인지, 도망쳐 나온 복제인간(복제인간을 노예로 씁니다.)인지 점점 구분을 할 수가 없어졌고, 주인공의 직업은 이 도망친 복제인간을 구별해서 잡아서 현상금을 받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일 다 마치고 집에 돌아온 주인공이 만신창이가 돼서 우울하고 힘들어서 누워서 자는데, 아침에 그토록 우울했던 아내는 기분이 좋아져서 앉아서 전화로 전기 두꺼비를 돌보려고 전기 파리를 주문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 부분이 실제로 읽어보면 위트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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