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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fiction)

[ 서평] Ubik by Philip K. Dick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11. 5.

영어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반했다 싶은 작가가 몇몇 있는데, 그런 작가 중의 한 명이 이 작가...... ‘Philip K. Dick(필립 케이 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디스토피안 이야기를 많이 써서, 읽으면 우울해질 것 같아서 차마 못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이 책은 안 우울할 거라고 하셔서 읽었는데 말 그대로 안 우울했습니다. 역시 추천해 주신 분의 말은 옳았습니다.

물론, 이 작가의 책 중에서 이전에 읽었던 책이...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Minority report’

정도인데, 두 권 다 읽으면서 뭘 말하는 지 버벅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이 작가가 대체로 미래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SF 소설을 쓰는 편인데, 작가가 나름대로 설정해 놓은 미래상이 있고, 거기에 따라서 씁니다. 자신이 정해놓은 가상의 미래상이 실제로 있어서, 거기에서 사람들이 현재 살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아무 설명 없이 쓰는 겁니다. 

상황 설명이나, 지금 세상과 뭐가 달라졌나 그런 정보 일체 없이, 마치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다 이미 알고 있어야 된다는 듯이 써 내려 갑니다. 이를테면 아파트(APT)를 작가가 설정한 미래 세상에서는 콘아파트(conapt)라고 부르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그 단어를 그냥 쓰면서, 일체 아무 설명이 없습니다. 택시나 차가 하늘을 날라다니지만, 거기에 대해서도 그냥 그게 원래 그랬던 것처럼 쓰는 겁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처음에 읽으면 낯선 미래 도시에 놓여져서 엄청 헤매고 허둥지둥 하면서 읽게 됩니다. 

이미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서 겪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읽기 전부터, 전체적인 구도에서 보지 않으면 뭔 말인지 모르겠는 게 많을 것으로 예상됐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냥 처음부터 다 이해하려고 생각하고 읽으면, 그저 엄청 버벅댈 것을 예상했기에 보통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른 전략을 짰습니다.

처음부터 책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슬렁 슬렁 단어도 제대로 찾지 않고 이해도 대충 하면서 통독을 합니다. 그러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들어옵니다. 세세한 부분은 모르는 겁니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을 조망한 다음에, 이제 본격적으로 책을 다시 재독하면서 단어를 찾고 구글링을 하면서 세세하게 읽어들어가는 겁니다. 역시 그렇게 읽었더니 그나마 책의 내용이 다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뼈대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라서, 이 작가가 헐리우드가 사랑한 작가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더니 그럴 만 하네 싶습니다. 그의 책이 많이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된 만큼, 이 책 역시 영화화가 많이 시도되었지만 아직은 영화화 되지 못했던 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봐도 영화는 검색해 봐도 시도한 것만 보이지 그 결실을 맺지는 못한 걸로 보입니다. 이 책 내용이 읽기에도 뭔가 힘들고, 그것을 형상화 시키기가 어렵겠지만 내용 자체가 재미나서 영화화 해도 참 재미날 것 같습니다.

‘Do androids dream fo electric sheep(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서는 읽으면서, 읽고 나서 생각할 꺼리가 많았는데, 이 책은 그것보다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놀라운 작가의 상상력에 경탄을 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이 책이 정말 읽으면서 신나고 즐거웠던 책이었습니다. SF이지만, 약간 불교적인 사상이 가미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이야기 전개에는 살짝 언급되는 부분이지만, ‘Philip K Dick(필립 케이 딕)은 불교의 윤회사상을 믿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책은 아직까지는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기에, 덜 우울할 때 그가 쓴 다른 책들도 꼭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누군가 SF 소설을 추천해 달라면, 저는 이 작가 밀어볼랍니다.

책 두께는 226쪽 정도로, 그다지 두껍지는 않은 편입니다. 총 챕터는 17개입니다. 따라서 한 챕터가 좀 짧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소설로 치자면 한 챕터가 그다지 길지 않은 편인데, 완전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는 상당히 길게 느껴지실 수가 있습니다. 글발이 좀 있는 편이니까요. 내용 자체가 앞서 설명드렸다시피, 독자에게 친절하게 다 떠먹여주는 식의 소설이 아닙니다. 

마치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읽어야 제대로 읽힐 것 같은 책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처럼 일단 한 번 대충 쭉 훑은 뒤에 다시 찬찬히 읽으시기를 권장합니다. 그러면 아주 재미난 책입니다.

수많은 영화화 시도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 책은 영화화 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원서도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봐도 10만 명 넘게 평점을 매겼고, 6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리뷰를 썼습니다. 그래서 한글 번역본도 나와 있는데, 여전히 품절되지 않고 잘 팔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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