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초,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13년 전, 영어로 책 읽기 시작한 지는 2년이 채 안 된 어느 날 이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에 영어로 된 원서를 읽기 시작했을 때는 뭣 모르고 제일 유명한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느라 죽을 똥을 싼다거나, 고전을 읽는다고 고전 하면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면, 이즈음에는 정신 차려서 초급용 도서를 좀 읽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 사서 읽은 책 중에 하나가 바로 이 ‘Charlotte`s web(샬롯의 거미줄)’입니다.
196쪽밖에 안 되는 두께에 그림까지 조금이지만 있었던 책입니다. 그런데 글발도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단어도 쉽고 문장 구조도 어렵지 않은 데다가, 이야기의 서사구조도 간단해서 정말 쉬운 완전 초급용 도서라고 보면 됩니다. 200페이지도 안 되는 이 얇은 책의 챕터수는 무려 22개!
(왜 홈쇼핑 판매자가 된 느낌이 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 드네요.
이 가격에 이렇게 많은 개수를! 외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챕터북 읽다가 이제 챕터북이 아닌 책으로 넘어가야 겠다 싶을 때 많이들 보시는 책으로는 ‘Sarah, plain and tall’을 제일 많이들 얘기하시는데요. 이 책도 그 책 못지 않게 쉬운 책입니다. ‘Sarah, plain and tall’이 너무 잔잔한 이야기에,
아무런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이 책은 나름 이야기의 파고가 있는 편이라서 나름 재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보고 극찬을 하신 스테디 셀러로 남아 있습니다.
1952년에 처음 출판된 책인데도 아직도 많이 읽히고 있고, 굿리즈에 찾아보면 1953년 뉴베리 아너 상(수상 후보였음),
1970년에, 조지 C. 스톤 센터의 어린이 책 상 (Gerorge C. Stone Center for Children’s Books Recognition of Meirt Award),
2020년에 중학년 오디오북 상 후보 (Audie Award Nominee for Audiobook of the Year of Middle Grade),
1984년 매사추세스 어린이 책 상(Massachusetts Children’s Book Award),
1970년 로라 인갤스 와일더 상(Laura Ingalls Wilder Award)까지 탔다고 하는 거 보면 확실히 이 책의 작품성은 널리 인정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이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앞부분은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뒤로 넘어갈수록 뭔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기돼지인 윌버(Wilbur)와 거미인 샬럿(Charlotte)의 만남과 교감으로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가는 것이 뭔가 굉장히 작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억지로 이어붙인 이야기여도, 어린이책인 것을 감안하면 편하게 읽었어야 하는데,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주변에 이 책을 읽으신 성인들과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눠 봤을 때에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재미났고, 읽는 게 즐거웠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처럼 읽는 게 고역이고 재미가 없었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고로, 이 책은 취향이 맞으면 아주 훌륭한 초급용 책일 수도 있지만, 안 맞으면 너무 힘든 책일 수 있습니다. 100명이 좋다 해도 내가 싫은 책이 있고, 100명이 싫다 해도 나한테 너무 재미나고 좋은 책도 있으니, 만약 이 책을 읽으시는데 힘드시다면, 난이도 탓이 아닌 취향 탓일 수 있으니 과감하게 다른 책으로 갈아타시길 조언해 드립니다.
그런데, 이 책 스테디 셀러이고 상도 많이 타서 작품성도 있는 만큼, 영화화까지 됐습니다. 저는 취향에 안 맞는 책이어서 굳이 영화를 찾아서 보지는 않았습니다마는, 다코다 패닝이 아기 돼지 윌버를 구한 어린이로 나오는 영화 포스터는...
정말 매력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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