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fiction)

[서평] on love, 혹은 essay in love by Alain de Botto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5. 1. 1.

이 책, ‘on love’가 책장에 꽂혀 있는데 왜 샀나 모르겠는 겁니다. 이 책, 예쁩니다. 좀 얇은 편인데다가 문고판보다는 약간 큰 듯도 한데 하여튼 얇고 귀여운 책입니다. ‘love’가 들어가 있는데, 책 색상마저 빨간색이라서 더 매혹적입니다. 찾아보니, 1993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그런데, 저는 2012년에 샀네요. 아마 할인 버프 받아서 샀지 싶습니다. 누군가가 추천해 주셨던 기억조차 없는 책입니다. 아마도 할인하는 책 중에서 책 표지 예뻐서 샀지 싶습니다. 페이지수가 194쪽 정도밖에 안 되고 책도 자그마해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 딱 좋은 책입니다.

그래서,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읽으려고 계속 시도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안 넘어가서 포기하고, 또 포기하고 또 포기했던 책입니다. 그러다가, 산 지 8년즘 지나서야 읽었습니다. 근데, 읽을 때 보니까, ‘Essays in love’라는 제목으로도 팔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제목을 바꿔서 출간을 다시 했나 싶습니다.

처음 종이책을 이 표지로 된 것을 샀습니다.

막상 읽어보고서야 왜 그랬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이 책 읽다 보면 단어에서 자꾸 막힙니다. 이 작가, 쉬운 단어 써도 될 것 같은 부분에서도 어려운 단어 자꾸 씁니다. 단어 너무 찾느라 문장 이해가 안 돼서 다시 읽고 그랬습니다. 이 작가, ‘Alain de Botton(알랭 드 보통)’는 단어 선정을 좀 어려운 걸로 하는 것 같습니다.

문장도 세련됐고,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수식어구가 덧붙는데 그게 좀 길어집니다. 표현이 비유적이고 은유적으로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직설적인 챕터북 문장이나 단어를 보다 본다면 절대 이해 못할 것 같습니다. 나름 이러한 가운데서도 문장이 파도치듯 변화무쌍하게 느껴져서 읽기 힘들었습니다.

문장이 수려하고 훌륭한데, 그것을 내가 다 소화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이 책은 초급이신 분들은 절대 읽어선 안 되는 책인 듯합니다. 그러나, 일단 적응을 하면 문장이 맛깔스러운 게 느껴져서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이렇게 적응하는 데까지 책을 절반 정도는 읽어야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아! 그래서 이 책을 읽으려고 해도 못 읽고 있었구나!’라고요.

영어로 된 책은 제목이 이렇게 바뀌어서 더 많이 판매되는 것 같습니다.

원래 샀던 책은 종이책이었는데, 이게 활자가 작은 만큼 글발이 꽤 있습니다. 책을 잡는 순간 눈이 피곤해집니다. 그래서 결국 이 책은 종이 책이 있는데도 이북을 따로 사서 읽었습니다. 나이가 좀 드니 작은 글자로도 잘 읽던 종이책들을 읽기가 버거웠거든요.

이 책은, 소설인데 수필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책입니다. 분명 실제 이야기가 아니고 두 남녀의 만남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작가의 의견 및 심리학자들의 이론 등을 혼합해 놓아서 그런 느낌이 듭니다.

박진감 넘치는 소설을 바란다거나, 뜨거운 사랑으로 불꽃 튀는 이야기를 바라신다면 이 책은 절대 그런 책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부분 읽다가 신나고 재미나긴 합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평이하고 단조롭게 흘러가는 책입니다.

번역판이 처음에는 표지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한글 번역판 제목을 보십시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이 책은 챕터 개수가 무려 25개나 됩니다. 그런데, 그 많고 짧은 챕터가 또 나뉩니다. 1,2,3,4 이런 식으로 번호 붙여서 또 갈라져 있습니다. 가벼운 듯, 평이한 듯한 내용 속에서도 약간씩 생각할 꺼리를 줍니다. 진도를 바르게 팍팍 빼면서 읽기보다는 생각하고 관조하고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을 만한 책입니다.

이렇게 자잘하게 잘려 있어서 아주 짤막하게 끊기는 호흡으로 읽기에는 괜찮습니다. 그래도 너무 바쁘고 정신 없을 때 읽기엔 안 좋습니다. 이 책 내용 자체가 집중해서 읽으면서 생각할 때, 더 그 맛이 배가되니까요. 조용히 사랑에 대해서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보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이 책, 약간 더 스포일러 되는 글 아래 썼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

한글 번역판이 개정되면서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이 주인공 남자입니다. 그가 Cloe(클로이)라는 여자와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고 잊고 다른 사람을 다시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처음에 Cloe의 밤색 머리카락이며 흰 목덜미 등 외모 뿐만 아니라 그녀가 차를 몰고 음식을 먹는 듯 사소한 것까지 모두 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 순간에 대해서도, 작가가 읽은 사랑에 대한 철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이론이나 이야기들과, 작가 스스로의 의견 등을 혼합해 놓은 책입니다. 그래서, 분류는 소설로 돼 있는데, 수필 내지는 이론서, 삶에 도움이 되는 처세술서 종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튼, 그렇게 사랑에 폭 빠져서 모든 게 좋아보였지만, 세월이 흘러가면서 사랑에도 권태기가 옵니다. 그러다가 한쪽이 다른 사람 바라보면서 관계가 이미 깨졌는데도, 관계가 계속됩니다. 그러나 결국 헤어집니다. 헤어져서는 가슴 아프고, 죽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나니 잊혀져서 괜찮아집니다. 한때 다신 이런 아픔 안 겪게 사랑 안해 그러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뒤에 사랑을 다시 하는 그 모든 과정들이 뭔가 평이하고 단조롭게 흘러갑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