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세상에 이 책이 있는 지도 모르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이면 어떤 해입니까! 한창 코로나가 확진자수도 늘고 코로나로 인해서 전 세계가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던 때 아닙니까! 그래서, 주목 받게 된 소설이 하나 있었습니다.
단지, 책에 우한 폐렴이 나온다고 해서요. 그 소식을 듣고 2020년에 이 책을 읽게 된 겁니다. 그렇지만, 읽고 난 뒤 바로 느꼈습니다. 그냥 평생 모르고 살았으면 더 행복했을 책이라는 겁니다. 이 책 말고도 읽을 만한 책은 많이 있으니까요.
그렇게 재미가 없는 책이었냐 물으신다면, 그런 건 아닙니다. 재미는 나름 있는 책입니다. 다만 Dean Koontz(딘 쿤츠)가 유명한 작가인 만큼, 뭔가 이 책도 엄청 박진감 넘치고 신나는 책이길 바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도 큰 책이었습니다. 그냥 뭔가 이것보다 더 읽고 싶었던 책이 있었는데, 우한 폐렴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먼저 읽게 돼서 어딘가 뭔가 모르게 실망스러운 책입니다.
게다가 이 책을 읽게 만큼, 우한 폐렴 이야기는 읽어도 읽어도 또 읽어도 전혀 안 나올 것 같다가, 막판에 90%도 훨씬 더 넘겨서 읽은 뒤에야 아주 간단하게 나옵니다. 원래 이런 장르의 책 읽고 싶어서 읽었다고 한다면, 이 책 괜찮습니다.
그런대로 재미납니다. 단어도 평이한 수준이고, 서사구조도 많이 복잡하지 않아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작가가 설명을 다 잘 해 줍니다. 복선이나 뭔가 숨겨놓은 뜻 같은 것도 없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거 읽는 것보다는, 머리 식힐 겸 읽을 B급 감성의 책을 찾는다면 이 책 아주 괜찮습니다. 장르로 치자면 스릴러일 수 있는데, 거기에 신비주의도 더해져 있고, 추리도 섞인 데다가, 슬그머니 로맨스까지 넣어서 버무렸습니다.
그게 좀 왜 이렇게 말이 안 되게 여러 장르를 섞었나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럭저럭 말이 되게 섞인 부분이 있습니다. 뭐라고 딱히 적극적으로 추천하기에는 좀 애매한 책이지만, 그렇다고 읽지 마세요 할 정도로 엉망은 아니고 재미난 책, 그런 책이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책 두께 자체가 396쪽 정도인데, 글발이 좀 있기도 하고 내용 자체가 엄청 신나게 읽히지는 않아서 두께가 더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챕터 개수는 40개입니다. 챕터가 날짜별로 구분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날짜나 그런 것이 헷갈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한 챕터의 길이는 좀 긴 편이고 해서 초급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장 자체의 난이도는 엄청 높은 편은 아닌데, 길이도 길이인 만큼 어지간한 소설책 300페이지 읽으실 수 있는 정도이시면 읽으셔야지 챕터북이나 뉴베리 쉬운 책 읽다가 읽기에는 무리가 되지 싶습니다.
그래도 나름 쉬워서, 뉴베리 좀 두께감 있는 책 읽으실 수 있는 수준이면 도전하시기 괜찮습니다. 문장이나 단어, 숙어 쪽이 어려울 것은 걱정하실 것 없고, 한 챕터가 좀 긴데 읽으실 수 있느냐가 이 책을 도전할 수준이냐 아니냐의 관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된 소설 찾으신다면, 이 책 절대 아닙니다. 절대 그것과는 상관 없는 책입니다. 말미에 몇 페이지 안 되는 내용에 우한 폐렴 그 단어 나올 뿐입니다. 전염병 관련된 책 절대 아니고 앞에서 말한대로 추리, 스릴러, 서스펜스, 로맨스가 뒤죽박죽 된 약간 재미난 B급 감성의 어렵지 않은 책입니다.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명 사이트)에는 작가가 두명인 것 같이 뜨는데, 작가는 한 명입니다. 유명한 작가인 Dean Koontz(딘 쿤츠)가 Leigh Nichols(레이 니콜스)라는 필명으로 썼던 책이라고 합니다.
Dean Koontz가 유명해지기 한참 전에 이거 말고도 다른 필명도 또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쓸 때, 이 Leigh Nichols라는 필명으로 썼고, 총 다섯 권을 썼다고 합니다. 과거에 읽어본 독자의 요청으로 새로이 다시 출판하면서 약간 고치긴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과거에 썼던 것을 유지해서 출간을 한 편이라고 합니다. 작가 자신도 완전히 새로 쓰고 싶었는데, 애써 참았다고 합니다. 작가 자신도 과거의 자신이 쓴 책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나 봅니다.
아무래도 작가로서의 명성이 쌓이기 한참 전에 쓴 소설이라서 세련미도 덜 하고, 작품성도 좀 떨어지지 싶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능숙한 작가가 되기 전의 날 것의 맛은 좀 있지 싶습니다.
이 책의 줄거리 몇 줄 적어볼테니, 스포일러 원치 않으시면 아래 부분은 읽지 마세요.
========================================
이 책은, 아들을 잃은 엄마가 뭔가 아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는 촉을 느끼고 있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 그 촉에 따라서 엄마는 아들을 찾아가는 겁니다. 아들은 보이 스카웃 같은 데에 참여 했다가 많은 다른 소년들과 함께 눈사태로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 일로 엄마는 너무 슬퍼하다가, 결국 아빠와 이혼까지 한 상태입니다. 아빠는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엄마를 안타깝게 여기지만, 그런 엄마한테 지긋지긋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엄마는 그런 엄마를 이해하는 다른 남자와 함께 아들의 흔적을 찾습니다.
결국 아들이 사라진 산에까지 가게 되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엄마로서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산에는 비밀실험 기지가 있었고, 스카웃에서 겨울 산에 갔다가 우연히 부딪히게 된 것도 이 비밀실험 기지였던 겁니다. 그리고 이 비밀실험 기지를 지키기 위해서 스카웃 대원들이 희생되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이 실험실에서 전염병을 연구하는 실험 대상이었습니다. 그 실험 대상이 되어서 죽어가기도 했는데, 그 중에서 살아남은 한 명이 바로 이 엄마가 찾던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험이 바로 중국의 우한 지역 연구실에서 만들어낸 강력한 전염병인 우한 폐렴이었던 것이라는 설정입니다. 하여튼, 결국 엄마는 그 아들을 무사히 구해내는 게 이 책의 간략 줄거리입니다.
'소설(fi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Normal People by Sally Rooney (73) | 2024.09.22 |
---|---|
[서평] Little Fires Eveywhere by Celeste Ng (28) | 2024.09.09 |
[서평] Mr. Spaceship by Philip K. Dick (30) | 2024.06.24 |
[서평] Beneath a Scarlet Sky by Mark Sullivan (112) | 2024.05.30 |
[서평] American Dirt by Jeanine Cummins (106) | 2024.04.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