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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fiction)

[서평] Where the Crawdads Sing by Delia Owens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3. 13.

이 책, ‘Where the Crawdads sing’을 읽었던 건, 2020년이었습니다. 원래 2019년부터 아주 핫 했던 책이라서, 남들 다 읽으면 좋은 책이겠거니 싶기도 해서 읽으려고 마음은 먹었습니다. 마음은 먹었는데, 다른 책들에 밀려서 못 읽고 있다가, 영화도 나온다는 소문도 있고 해서 더 늦기 전에 읽어야지 하고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책들이, 챕터북이거나 짧거나, 아동이나 청소년 도서였던 데에 반해서 이 책은 그냥 성인 소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앞부분에서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생각해 보니, 어려운 게 당연한 겁니다.

이 책은 굉장히 독특하거든요. Marsh(습지) 이야기가 나오고 새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재 자체가 그런 겁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삶도 굉장히 특이하달까요. 기존에 읽었던 책 생각하면서 접근하면 낯설고, 그러니까 처음에 속도가 안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그렇지만, 한 30% 읽은 뒤에는 다 극복이 됩니다. 혹시 저처럼 앞부분에서 힘드시면 참고 계속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 이겨내고 나면 진도가 빨라지기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그러기 시작하면, 바로 책이 너무 재미나서 읽다가 도저히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화장실 가기도 싫고 밥은커녕 물도 마시기 싫을 지경이 됩니다.

어떻게 책을 이렇게 잘 쓸 수 있지 하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읽었습니다. 절대 읽어보시고 후회하지 않을 책입니다. 이렇게 재미나게 읽은 책이지만, 그래도 이 책은 그다지 쉬운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 남부 사투리가 자꾸 나오는데, 몇 개는 사전이나 구글에서도 못 찾았습니다. 원래는 줄 쳐 놨다가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30% 넘어가면서부터는 너무 재미나서 멈출 수가 없는 겁니다. 그냥 저냥 빨리 읽고 싶어서 너무 바빠서 어디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대충 넘어갔습니다.

아! 남부 사투리지만, 발음대로 읽으면 뭔 말인지 짐작이 가는 것도 많아서 그럴 수가 있었던 점도 있었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읽다가 사전에 안 나오는 사투리 같은 거 입으로 읽어보세요. 갑자기 뜻이 머릿속에 들어오는 게 많을 겁니다. 엄청나게 사투리가 쏟아져 나오는 건 아닌데 가끔 눈에 거슬릴 만큼은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챕터가 57개니까 많기도 많네요. 그런데, 챕터가 많은 만큼 짧은 챕터는 진짜 짧지만 긴 챕터는 또 길다 싶게 깁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그냥 사건의 순서대로만 있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회상하는 것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서사구조가 좀 복잡한 편입니다.

적어도 단순한 제 머리에는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 같습니다. 판형마다 다르지만 두께는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 기준으로 380페이지 내외라고 합니다. 책 자체도 두께감이 좀 있습니다. 글발이 많지도 적지도 않지 싶습니다.

길이 압박 생각해도 초급용은 아니지 싶습니다. 그렇다고 엄청 어렵냐? 뭐,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와 등장인물의 상황의 독특함에 적응이 되고 나면 페이지 터너가 됩니다. 그런 면에서는 많이 어려운 책은 아니고, 다만 초급이신 분들이 도전하기에는 좀 버겁다 그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굉장히 특이한 주제를 가지고 사랑과 추리와 스릴러를 모두 다 성공적으로 버무려 놓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해 줬던 게 있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서사구조도 탄탄했지만, 배경으로 나오는 습지(Marsh)를 아주 잘 묘사했다는 것도 큰 이유입니다.

이 작품이 작가의 첫 소설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본래 습지의 생물들을 연구하고 습지 환경 보존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주 전문적인 시각으로 아주 잘 묘사해 줬습니다. 전체적으로 참 재미나게 읽었지만 개인적으로 책의 결말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2018년 8월 14일에 첫 출간됐다는 이 책은, 책이 나온 해인 2018년에 아이다호 올해의 책 상(Idaho Book of the Year 2018)을 탔고, 2021년에 번역서 부문에서 일본의 서점대상을 탔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굿리즈 역사소설 부문에서도 최종심까지 올라갔고, 아마존 베스트셀러 소설로서 영어 원서를 읽으시는 분들이 많이 읽으셨던 책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2019년에 이미 한국어로 번역됐습니다. 화제가 됐던 책들이 한글판이 나왔다가도 품절 나기 일쑤인데, 이 책은 아직도 새 책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책이라서 계속 스테디 셀러로 남을 것 같습니다. 영어 힘드시면 한글책으로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 포스터입니다.

영화화 된다는 소문을 듣고 이 책을 읽었다는 말씀 드렸는데요. 제가 읽은 지 두해 지난 2022년에 영화화 됐습니다. 영화를 상영관에서 직관하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영화관에서 금방 내려와서 못 봤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영화관에서 사라진 뒤에 OTT로 영화를 봤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의 여파로 영화관이 침체기를 아직 벗어나지 못할 때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로맨스가 더 들어갔고, 책에서 보여준 깊이는 보여주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영상미는 너무 좋았습니다. 

비록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봤지만, 나중에 큰 상영관에서 재상영 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제가 다른 블로그에 영화평도 올려놨으니, 영화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 따라 가서 읽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realsuya.blogspot.com)

책 내용에 대한 간단한 줄거리를 쓸텐데요. 스포일러 원치 않으시면 아래 부분은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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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본 표지입니다.

누군가 문을 쾅 닫고 나갑니다. 엄마입니다. 엄마는 문을 그렇게 쾅 닫지 않는데, 그 날은 문을 쾅 그렇게 닫고 한 벌뿐인 정장에 가짜 악어가죽 구두를 신고 가면서 뒤도 안 돌려봤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엄마의 새하얀 스카프 천이 보인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엄마가 해적처럼 머리에 두른 두건 밑으로 가려지지 않는 멍이 스며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돼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아빠는 언니들과 오빠들을 때리고 못 살게 굴었고, 한 명씩 떠나갔습니다. 막내인 Kya(키아)의 바로 위의 오빠인 Jodie(조디)가 마지막까지 있었지만 더 이상 못 견디겠다면서 키아에게 인사하고 떠났습니다.

아빠는 사나흘에 한 번 집에 들어왔고, 술 마시고 카드를 하다가 들어오곤 했습니다. 키아는 얼마 남지 않은 음식과, 엄마가 키우던 채마밭의 채소들, 그리고 조개를 캐서 근근이 먹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아빠가 약간의 돈을 줘서, 식료품점에 갔더니, 가게의 아줌마가 “엄마 어딨어? 왜 혼자 왔어?” 물었는데, 엄마가 바쁘다고 둘러댔습니다.

아빠가 안 보일 때, 키아는 몰래 배를 몰고 나갔다가, 길을 잃었는데 한 소년이 어느 틈엔가 다가와서 길을 안내해 주었고, 알고 보니 오빠인 조디의 친구였고, 키아와도 같이 낚시를 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여자분이 찾아와서 학교 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면 맛있는 음식도 준다고 했습니다. 키아는 좋아하는 치킨 파이 이야기에 혹해서 학교에 가 봤습니다. 원래 만 6살에 갔어야 했는데, 1년 늦게 간 데다가, 1학년엔 사람이 너무 많고 2학년도 공부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고 거기 넣어줬습니다.

낯선 학교에서의 어색한 자기 소개 뒤에, 아이들 중 누군가, “개를 어떻게 써?”라고 물어봤는데, dog이라고 못하고 god라고 해서 웃음거리가 됐고, 아무도 안 놀아주는 것 같아서, 밥이나 먹고 버스 타고 얼른 집에 왔습니다. 집도 외진 곳에 있어서, 버스에서 내려서 한참 집까지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 이후로 키아는 학교에 가지 않았고, 결석자를 잡으러 온 행정관들도 피해 다녔습니다.

아빠가 사나흘 안 보일 때, 키아는 열심히 집을 치우고 빨래를 해 놨습니다. 아빠가 여느 때처럼 술에 취해 돌아왔지만, 다음 날 아침에 키아가 아침식사 준비를 하자 아빠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결국 키아가 물고기 잡는 법 가르쳐 달라고 하자 같이 아빠는 배도 같이 타고 술도 덜 먹었습니다. 거하게 외식도 시켜줬습니다.

그렇게 잘 지내다가, 어느 날 엄마 편지가 왔습니다. 키아가 글자를 몰라서 아빠에게 보라고 뒀더니, 아빠는 그 편지를 읽고 태워 버렸습니다. 키아가 그 내용을 묻자, 엄마는 안 돌아올 거라고 소리 지르고 나갔습니다. 그 때부터 아빠는 다시 술을 많이 먹고 집을 비우는 예전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턴가 아빠가 아예 집에 안 돌아왔습니다. 돈도 떨어지고, 먹을 것이 없어서, 키아는 점핀(Jumpin’)씨에게 홍합(mussel)을 가지고 가서 새벽마다 팔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은 다른 사람이 먼저 와서 이미 팔아서 못 팔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생선을 훈연해 가지고 와서 팔려고 했습니다. 점핀의 아내인 메이블(Mabel)이 교회 쪽으로 해서 헌 옷가지를 모아서 가져다 키아를 주고, 그런 것들을 준 사람들에게 키아의 홍합이나 훈연한 물고기들을 줬습니다. 

어느 날, 누군가가 새 깃털을 나무에 붙여놓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키아는 자신도 보답하려고 깃털을 나무에 붙여놓았습니다. 그러다가 깃털을 붙여놓은 사람이 누구인지 찾았습니다. 길을 잃었을 때 도와준 소년, Tate(테이트)였습니다.

그는 키아에게 글자를 가르쳐 주고, 자신의 교과서며 다 쓴 책들을 가지고 와서 열심히 가르쳐 줬습니다. 그렇게 친해지자 테이트는 키아와 성관계를 하고 싶어졌지만 키아가 너무 어리다면서 참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7월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습니다.

키아는 거기 가면, 자신을 잊을 거라고 했지만, 테이트는 안 그런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돌아온 테이트는, 갑자기 키아를 보니까 대학에서 만난 여자애들과 너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도 안 하고 혼자 배를 돌려서 헤어졌습니다.

어릴 때, 키아가 혼자 식료품점에 처음 갈 때 자전거로 키아를 칠 뻔 했던 소년이 성장해서 어른이 됐는데, 그게 체이스(Chase)입니다. 그는 키아를 만나자고 해서 분위기 잡다가 성관계를 가져 보려고 하다가, 키아가 싫다니까, 싫다는 거 절대 안 한다고 합니다.

둘은 도시락도 싸 와서 소풍도 같이 가고 그러다 사귑니다. 체이스가 결혼까지 약속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테이트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사과만 하려는데, 키아는 돌을 던져서 쫓아버리려고 합니다. 테이트는 결국 사과하면서, 체이스가 다른 여자랑 시시덕거리고 다니는 나쁜 놈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키아는 체이스를 계속 만나는데, 테이트가 해 준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러다가, 간만에 본 지역신문에서 체이스가 펄(pearl)이라는 성을 가진 여자와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키아는 체이스에게 이별을 통보합니다. 

키아는 테이트의 도움으로 홀로 연구하던 습지 생물들에 대한 책을 냅니다. 그러면서 테이트와 조금 가까워집니다. 키아가 낸 책을 보고 오빠인 조디가 찾아옵니다. 2년 전에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이모가 아이들을 백방으로 찾아보고 있었지만 못 찾고 군대에 있던 조디만 찾았답니다.

엄마는 심신이 피폐해 져서 집을 떠났고, 몇 년 뒤에야 아이들을 다시 데리고 오고 싶어서 아빠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아빠가 다시 편지를 보내거나 찾아오면 모두 죽여버린다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몸과 마음이 더 아파져서 결국 2년 전에 죽었다고 합니다.

조디는 엄마가 친정에서 그린 그림들을 키아에게 전해줍니다. 키아는 조디에게 테이트와 사귀다 헤어졌는데, 테이트가 다시 사과하고 돌아왔더라고 합니다. 조디는 어릴 때 아빠가 키아를 늪에 머리가 자빠지게 던져서 위험할 때, 모두 아빠가 무서워서 가만 있는데 테이트가 와서 구해 줬다고 하면서,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라고 합니다. 조디의 말도 있고, 키아도 테이트가 글자도 가르쳐 줬는데 싶어서 다시 연인관계가 될까 생각합니다.

그런 와중에, 키아는 틈에서 체이스를 다시 마주칩니다. 그는 키아와의 성관계를 포함한 관계 회복을 원하지만, 키아가 강하게 거부하자 성폭행을 시도합니다. 키아가 그를 때리고 찢어진 옷을 주워섬겨 입으면서 가는데, 그는 “넌 내 꺼야!”라고 하고, 키아는 “또 이러면 죽여버릴 거야.”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뱃사공 두 명이 우연히 봤습니다.

출판사에서 키아를 한 번 봤으면 해서 출판사 회의에 가게 된 키아. 어떻게 가는 지 테이트에게 물어보고 갔다 오는 사이에, 체이스가 light tower(등대)에서 떨어져 죽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 증거가 없었지만 그가 늘 하고 다녔던, 키아가 준 하얀 조개 목걸이가 사라진 데다가, 그의 주머니에서 키아의 집에 있는 모자와 똑같은 털뭉치가 발견됐습니다.

결국 키아가 살인범으로 몰려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결국 키아는 무죄방면됩니다. 그후로 테이트의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테이트와 키아는 함께 합쳐서 잘 살게 됩니다. 키아는 책을 더 많이 냈고, 조디도 결혼해서 아내와 아이들이 생겼지만, 테이트와 키아는 아기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행복하게 살다가, 어느 날 키아는 혼자 배에 있다가 심장마비로 죽습니다. 

키아의 장례식 이후로, 테이트는 집 바닥에 숨겨져 있는 문을 발견하고, 그것을 들어냈습니다. 거기에는 아주 오래 된 상자가 있었고, 거기에 아주 오래된 성경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체이스가 죽기 전에 하고 있던 목걸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역 신문사에 기고하는 시인의 시가 적혀 있는데, 결국 그 시인도 키아였던 겁니다. 

그리고 아마도 키아가 체이스를 살해했고, 알리바이를 위해서 출판사 회의에도 갔던 것 같다는 것을 안 테이트는, 시들과 목걸이를 맨 가죽끈을 태워 없앱니다. 목걸이의 조개는 바다로 돌려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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