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논픽션이기 때문입니다. 회고록이나 자서전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대를 안 해서일까요. 이 책은 시작부터 시선을 확 잡아끄는 게 장난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작가가 원래 의사이지만, 중간에 문학도 공부를 많이 해서 그런가 봅니다.
이렇게 집중해서 읽게 해 준 책이지만, 이 책도 읽다가 난관은 있었습니다. 의학도로서 그리고 의사로서 길을 갔다는 것 자체도 얼마나 어려운 공부를 한 것이겠습니까! 그 의사들 중에서도 조금 더 힘들다고 하는 신경외과 의사를 했던 사람이 저자입니다.
그는 각종 질병이나 의학적인 용어, 혹은 의사들이 흔히 쓸만한 은어 같은 것들을 씁니다. 그것도 일상적으로요. 당연하지 않습니까! 의사니까요. 사전도 찾고, 구글링도 해 보고 그렇게 찾다 보면 어지간한 말들은 다 나오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가끔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나름 문맥으로 유추가 되긴 했습니다. 그래도 한두개는 이해를 못하고 그냥 넘어갔던 것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한테는 무척 난해한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 부분들에서는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0쪽 정도의,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이었지만 다 읽는 데에는 좀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논픽션입니다.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일을 쓴 책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읽어보면, 내용이 마치 누군가가 잘 지어낸 소설같이 느껴집니다. 진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읽으면서 반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나 같으면 어땠을까? 나 같으면 이렇게 과감한 선택 못했을 텐데. ’ 라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어영부영 살아온 저에 비해서, 정말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역시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느낀 건 이겁니다.
정말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역시 다르구나 하는 점입니다. 그렇게 때로는 열심히 살고 멋진 선택들을 용기 있게 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현명하게 대처하는 구나 싶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내가 그렇게 살아오지 못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은 나도 멋지게 잘 살아야 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해 주어서 좋았던 책으로 남았습니다. 물론, 읽다가 너무 슬퍼서 눈물이 줄줄줄 흘렀더랬습니다. 참 괜찮은 책을 이제사 읽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책입니다. 진지한 생각할 꺼리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비록 작가가 책을 다 쓰지 못했지만, 그냥 미완성인 채로 출간됐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인생이 어디 다 완성인 게 아니로 이대로가 완벽한 책이라는 표현을, 책 끄트머리에서 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작가의 아내가 쓴 부분이었지 싶습니다. 그런 구절을 읽고 책을 덮으면서, 내 인생의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태어나 살면서, 그다지 열심히 살지도 못했지만, 나도 끝은 근사하게 장식해 보련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6년에 초판 출간된 이 책은,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따르면, 몇몇 상의 최종심까지는 올라갔고, 2016년에는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Goodreads Choice Award for Memoir & Autobiography)를 탔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는 뜻입니다. 그런 만큼, 이 책은 같은 해인 2016년에 한글로도 출판되었습니다. 2024년인 현재까지 품절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한글 번역판도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판형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지만 약 208쪽 정도 분량의 책입니다. 딱히 그림은 없고, 글씨는 조금 빽빽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챕터는 딱 두 개입니다. 끊어 읽기 약간 애매하긴 하지만, 자잘한 에피소드 별로 끊어 읽을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챕터가 두 개라서 긴 호흡으로 읽으시는 분들이 유리한 책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챕터 안에서 나누어서 읽기에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의학 용어가 많이 나오는 부분이며 단어가 좀 어렵게 느껴지는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얇은 책 두께에도 불구하고 초급이신 분들은 읽기 힘들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어려운 것은 아니라서, 중급 정도면 읽으실 만 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300페이지짜리 소설 읽으실 수 있으면 괜찮지 싶습니다.
이 책이 나온 이래로, 뉴스에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아내가 이 책 내용과 관련해서 Ted 강연도 해서 유튜브에서 쉽게 구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연사가 영어로 말하고 있지만, 번역이 돼서 자막을 통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아래가 한 Ted 강연 주소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5-yBjKKicA
이 책에 대한 간략한 스포일러 하면서 마치겠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아래 쪽은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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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유망한 신경외과 의사인 작가는, 힘들게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었고 결혼할 약혼자까지 있었습니다. 의사로서 앞으로 보장된 미래와 사랑하는 아내와의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는 그 순간, 그는 말기암 진단을 받게 됩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어차피 죽을 거 놀고 먹고 마시고 흥청망청청 살다가 죽을 것 같지만 작가는 다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래서 전공의로서의 과정도 힘들지만 무사히 마칩니다.
그런 그의 노력이 가상해서, 그가 본래 부임하기로 돼 있는 병원에서도 그를 받아들여주는 겁니다. 그래서 긴 기간은 아니었지만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환자를 돌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병세가 깊어지면서 그만 두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병원에 입원해서 지내다가, 최후를 맞이합니다.
이런 그의 일생 중에서 의사로서 환자를 돌본 이야기며, 병원에서의 에피소드들이 소소하게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의 약혼자는 그가 그렇게 아픈데도 불구하고 결혼을 감행합니다. 그리고 그가 죽기 전에 아이를 가지기를 희망합니다. 죽은 뒤에 아이를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작가는 망설이지만, 약혼자가 아이 없이 홀로 남겨지는 것을 더 싫어하기에, 결국에는 둘은 아이끼지 낳습니다. 말기암이라는 질환이 결국 일찍 생을 뜨게 했지만, 그 과정에서 공부도 직장도 그리고 결혼과 출산도 아무것도 놓치지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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