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평은 제가 쓴 거 치고는 스포일러가 좀 있습니다. 읽을 지 말 지는 참고해서 정해주세요.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은 책이 좀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게 해 주는 책(Outlier - 아웃라이어)이어서, 뭔가 정신이 확 깨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뭔가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상태가 됐던 반면에, 이번에 읽은 이 책은 기존에 읽었던 다른 자기 개발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즉, 읽으면서 뭔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시도하게 됐다는 뜻입니다.
같은 일에 대해서도 다르게 해석하고, 보다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하면 내 마음이 더 편해지고 안정되고 더 행복해질 수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말 같고 고리 타분한 감이 없잖아 있는 말이었지만 이전에 읽은 책 탓인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착한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전형적인 자기 개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 책은 남다른 점을 또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챕터가 여러개입니다. 무려 101개입니다. 그렇다고 책이 긴 편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굿리즈 기준으로 224페이지이니까, 일반적인 책으로 봐도 그다지 길지 않은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챕터가 여러개이다 보니까, 한 챕터 한 챕터 넘어가는 게 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거꾸로 생각하자면 몇 챕터를 읽었는데도 아직도 더 읽어야 할 챕터가 많이 남았다 싶어서 산 넘어 산이네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짤막짤막 하다 보니 읽기가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그렇다 보니, 얼마 안 되는 시간을 들여서 책을 읽으려는 분들에게 이 책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자기 개발서라는 책의 특성상, 한 챕터를 읽고 생각을 하고, 또 한 챕터를 읽고 생각을 할 때, 짤막 짤막 한 것을 읽고 생각을 하려니 앞의 내용 잊어버릴 걱정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노력해서 다 성공하고 다 좋아질 거라고 말하기 보다는, 성공하지 못할 지라도 이렇게 저렇게 살면 더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순간 순간 선택을 할 수 있고, 그 선택이 불행해지기 보다는 행복해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고, 따라서 현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도 행복할 것이라고요. 꼭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행복한 것도 아니라면서요.
물론,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자기 안주를 하게 될 수도 있지만, 101개의 챕터들에서는 각각 다른 것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챕터와 저 챕터가 서로 모순되는 상황도 간혹 발생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 작가는, 모든 것이 balance가 필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결국 우리네가 말하는 중용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읽으면서, 세상에 대해서 좀 더 너그러워 지고 나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내 아이에 대해서 좀 더 너그러워지는 법, 그리고 같은 상황에 대해서 내 기분을 조절하는 법을 나름대로 배워서 도움이 됐던 책이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자기개발서였습니다.
완벽한 책은 아니었지만요. 그래서, 가끔 이런 책을 읽어줘야겠다 하는 생각을 다시 들게 했던 책이기도 했습니다. 문장도 별로 어렵지 않고, 내용도 평이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물론, 101개의 챕터를 맞추기 위해서, 막판 몇 챕터의 내용은 아무래도 앞의 다른 챕터 몇몇의 이야기와 혼재돼 있다는 느낌을 받기는 했습니다. 그것 말고는 크게 단점이 보이지 않는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짧고 많은 챕터와 복잡하지 않은 문체 때문에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자기 개발서였습니다.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따르면, 이 책이 초판 출간된 게 2009년 1월 1일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나왔을 때는 챕터가 101개인 것에 초점을 맞춘 부제로 ‘101 ways to creat your own road to happiness(당신 자신의 행복으로 가는 101가지 방법)’를 썼습니다.
제가 처음 이 책을 샀을 때도 부제가 그랬는데, 나중에 읽을 때는 부제가 ‘The Mindful way to Happiness(맘껏 행복해지는 길?)’ 로 바뀌었습니다. 한글 번역서도 있는데, 지금은 품절인 것 같습니다. 책 자체는 괜찮습니다. 영어책 힘드신 분들은 도서관이나 중고서점에서 이용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어로든 한국어로든 짬짬이 읽기 괜찮은 자기개발서였습니다.
'비소설(non-fi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Totto-chan : The Little Girl at the Window by Tetsuko Kuroyanagi (92) | 2024.02.07 |
---|---|
[서평] When Breath Becomes Air by Paul Kalanithi (162) | 2024.01.24 |
[서평] Outliers by Malcolm Gladwell (116) | 2023.11.04 |
[서평] The Blind Watchmaker by Richard Dawkins (168) | 2023.10.13 |
[서평] Last Ape Standing by Chip Walter (152) | 2023.10.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