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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The Night Diary by Veera Hiranandani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6. 29.

인도 관련된 책 읽은 게 뭔가 가만 생각해 보니, 당장 생각나는 것은 ‘Homeless Bird’와 ‘Slumdog Millionaire’입니다. 둘 다 읽고 괜찮았다고 생각했던 책들입니다. 그러나, 인도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고, 이해 여부를 떠나서 별로 관심이 없었던 나라가 인도입니다. 

그래서 이 책, ‘Night Diary’에 대해서도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애들 독서 동아리에서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고 해서 읽어보게 됐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긴 한데, 이 책은 저랑도 잘 맞고 주제와 소재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국에는 그 독서 동아리에서 이 책으로 독서 활동을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읽어보면, 토론할 꺼리와 생각할 꺼리가 있는 데다가 나름 재미도 있었거든요. 좀 전체적으로 슬프고 우울한 분위기이긴 합니다. 제목에서 보이듯이, 일기 형식으로 쓰였고, 서술자는 12살짜리 여자 아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쓰여진 수준을 보면, 그냥 1인칭의 12살짜리 여자 아이라는 것은 설정일 뿐, 문장 자체가 어른인 작가가 쓴 티가 좀 납니다. 하여튼, 제 느낌은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줄거리 파악이 잘 됩니다. 제대로 12살 아이의 시선으로 처리해서 그 분위기를 살렸다면, 뭔가 미흡했을 법한 부분이 없습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지만, 이야기를 추측해야 하는 부분 없이 그냥 한 번에 줄거리가 다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한 직후에 있었던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인도의 독립이라는 것이 국가의 축제였을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았던 그 상황적인 이야기들을 나름 잘 다루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전체 길이가 272쪽인 이 책은, 챕터가 따로 구분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날 그날 쓴 일기를 읽게 구성돼 있습니다. 일기이다 보니, 대체로 짧습니다. 어떤 일기는 말도 안 되게 너무 짧습니다. 좀 길다 싶게 쓰여진 일기는 이걸 하루에 다 썼다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12살짜리의 일기라는 설정 덕분에, 문장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일기가 여러개로 구성돼 있어서, 짤막짤막하게 끊어 읽기도 좋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읽는 숨이 짧거나 짜투리 시간 활용해서 읽으실 분에게 적당한 책입니다. 물론, 길게 쓰인 날에는 좀 힘드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는 일기가 짧은 편이라서 부담이 없을 때가 많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일기의 길이보다도 좀 더 힘들게 느껴졌던 문제는, 인도 음식이 나오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그냥 음식이 나오나 보다 하고 지나치게 되면, 그냥 쉽게 쓱쓱 읽히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구글링해서 계속 음식 설명을 찾아가면서 읽었더니, 좀 읽으면서 힘들었습니다. 

반면에, 더 재미나고 현장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인도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인도의 빵이 ‘난’만 있는 게 아니라 종류가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습니다. 참고로, 이 책에서는‘난’이 한 번도 안 나옵니다. 

하여튼, 그렇게 음식을 검색하면서 읽느라 더디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초급용 책이라고도 볼 수는 있지만, 긴 일기도 있고 음식 관련된 것도 찾아보면 좋기에, 초급용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싶습니다. 

좀 어려워도 도전 가능하시면 챕터북 읽다가 바로 들어갈 수도 있을 듯도 하지만, 좀 더 다른 책으로 내공 쌓으시고 이 책 읽으시면 더 쉽게 읽히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그런 애매한 책입니다.

이 책 말미에는,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야기를 말하는데, 부모님 세대가 겪은 사실에 근거해서, 약간 픽션(fiction)을 가미해서 쓴 것이라는 등, 기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짤막하게 더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까지 읽으셔야 이 책을 다 읽은 느낌이 드실 겁니다. 그러니, 그 부분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인도 관련된 용어사전이 있어서, 굳이 구글링 안 해도 읽기 좋게 돼 있기도 합니다. 

한글 번역본 표지인데, 영어 원서 그림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2018년 3월 6일에 초판 출간된 이 책은, 1947년의 인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2019년에 뉴베리 최종심에 올랐지만 상은 타지 못했습니다.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의하면, 그해(2019년)와 그 이듬해(2020년)에 걸쳐서, 많은 상의 최종심에 올랐지만 정작 상을 탄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작품이고 해서 한글 번역본은 나와 있습니다. 2019년 11월 15일에 출간된 이래로 품절나지 않고 꾸준하게 잘 팔리고 있는 책입니다. 드라마나 영화화 되거나 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간략한 줄거리를 적어봤습니다. 심각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아래 부분은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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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샤네 집 행량채에 살면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카지가, 니샤에게 일기장을 선물합니다. 그날부터 니샤는 일기를 씁니다. 니샤는 12살 소녀인데, 엄마는 어려서 돌아가셨고, 아빠는 의사이고, 할머니와 남동생과 함께 삽니다. 일기는 죽은 엄마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쓰여집니다. 

남동생은 난독증이 있지만, 사람 잘 사귀고 그림을 예술로 그리고, 그림이든 노는 것이든 정신 팔리면 밥도 안 먹습니다. 그에 반해서, 니샤는 공부는 엄청 잘 하고, 글도 잘 쓰지만, 말을 잘 안 하고, 말을 할 때도 분위기를 싸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친구도 잘 못 사귀기 때문에, 말이 너무 많아서 친구가 없는 사빈과 친구입니다. 사빈이 말이 많은 만큼, 니샤는 말을 잘 들어주는 친구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인도가 영국으로 독립을 하게 되는데, 인도가 하나의 인도가 아니라 파키스탄과 인도로 분리 독립하기로 합니다. 영국 식민지 상황에서는 나름 종교가 달라도 잘 화합하며 지내던 사람들이 독립하면서, 힌두교도와 시크교도들은 파키스탄이 된 지역을 떠나서 인도로 가서 살라고 하고, 반대로 인도로 남은 지역에 사는 이슬람교도들은 파키스탄 지역으로 가서 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서로 테러하고 미워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됩니다. 결국, 아빠의 결정으로 집에 카지를 남겨놓고 야반도주 하듯이 떠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열차를 타고 갈 계획이었으나, 열차도 테러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하니까, 하룻밤 더 카지의 행랑채에서 잠을 잔 뒤, 다음날 걸어가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러다 걸어가는 것은 좀 힘든 일이 아니었고, 할머니가 몸이 안 좋아져서 죽을 똥 살 똥 하면서 가다가, 반쯤 왔을 때 원래 들를 에정이던, 외삼촌네 집에 갑니다. 

엄마가 어려서 컸던 큰 집에서 외삼촌은 나무로 뭔가 깎아서 만들어서 팔면서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외삼촌은 언청이라서 말은 못하고 글로 써서 의사 소통을 하긴 했지만, 가족들에게 호의적이고 너무 잘 해 줬습니다. 그런데다가, 할머니도 몸도 안 좋고 해서 떠날 생각을 못하고 계속 지내게 됩니다.

죽을 고비 넘겨서 처음에는 그냥 저냥 외삼촌네 집에 있어서 기뻤지만, 집 안에만 있으니까 답답해서 못 견디겠던 니샤와 아밀은, 옆 집 여자 아이를 사귀게 됩니다. 옆 집 여자 아이는 니샤보다 좀 어렸는데, 주변에 친구들이 다 떠나서 혼자 노느라 외로왔습니다. 그러나, 할머니와 아빠에게 발각되자, 뭔가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아빠는 외삼촌에게도 말 안 하고 부랴 부랴 짐 싸서 떠납니다. 

할머니의 건강이 아직 안 좋아서, 부득이하게 열차를 선택하지만, 열차도 사람들이 타느라 미어터지고, 타다가 가족들 사이에 헤어지기도 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용케 니샤와 가족들은 열차에 탑니다. 중간에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힌두교 믿는 사람들은 살인자라고 하면서 테러 하러 옵니다. 힌두교 열차 직원들이 칼과 총을 들고 와서 이들과 싸우고, 이 과정에서 니샤도 발을 밟혀서 발톱에서 피가 납니다. 

결국 힌두교 직원들이 싸워서 이슬람교 믿는 사람들을 죽이고, 열차는 다시 출발해서, 간신히 새 인도에 도착합니다. 가족들은 지저분하고 좁은 원룸에서 삽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니샤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말을 못하게 되고, 아빠와 할머니와 아밀은 그나마 회복합니다. 아빠는 니샤에게 제발 말을 해 달라면서 무릎 꿇고 빌기도 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리사였던 카지가 가족들을 찾아옵니다. 할머니가 편지를 보내서 주소를 알았고, 이슬람교도라서 파키스탄에 남았지만, 가족도 친구도 없이, 우리가 가족인 카지는 외로와서 목숨을 걸고 우리를 찾아서 왔던 겁니다. 그리고 카지를 다시 만나자 니샤는 말문이 트였고, 학교에서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아직 예전보다 말을 못하지만, 앞으로 좋은 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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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도 원래는 인도로, 세 나라가 하나의 인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림과 같이 세 개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책의 말미에, 작가가 쓴 말에는 인도가 영국으로 독립하기 전에, 영국이 종교 분쟁을 교묘히 이용해서 독립 운동의 힘을 빼 왔다고 합니다. 결국 이것도 독립할 당시에도 이슬람 세력 지도자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만의 나라를 만들고 싶어해서, 결국 인도는 파키스탄과 인도로 분리되고, 그에 반대하던 간디는 암살됐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서 1400만명이 대이주를 하고, 이 과정에서 100만명 내외의 사람들이 테러를 서로 가하거나 싸우고 다투다가 죽어갔고요. 그리고 그 이후로 방글라데시도 인도에서 독립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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