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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A Corner of the Universe by Ann M. Marti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6. 25.

사람들이 많이도 읽고, 북클럽에서도 많이들 읽는 책이 한 권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잘 모르고 살던 저한테도 이 책 소문이 솔솔 돌았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다가, 결국 읽었습니다.

읽고 나니, 잘 읽었다 그 생각도 들고, 뭔가 읽고 나서 슬픈 느낌이 들기도 해서 괜히 읽었나 그 생각도 듭니다. 나름대로 결말이 긍정적인 쪽으로 가긴 하지만 아주 밝고 웃음 나는 그런 종결은 아니니, 읽을지 말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제목도 좀 특이하죠? 제목 자체가 눈길을 잡아끄는 편입니다. 글의 전개도 좀 뭐랄까 독특한 편입니다. 액자식이라고 하기 약간 애매한데, 액자식이랄 수가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네 집 사정 상 좀 등장인물이 다양하게 나온다는 느낌이 들어서, 사람 많이 나오거나, 복잡한 서사구조 이해하기 힘드신 분들은 약간 읽다가 정리가 안 돼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엄청 복잡한 건 아닌데, 단선적인 줄거리와 많지 않은 등장인물에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약간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완전 초급은 아닌 책이다 싶습니다. 그렇다고 엄청 어려운 책은 아니라서 약간 복잡한 서사구조만 극복한다면 초급이신 분도 읽는 게 가능한 그 정도 수준의 책이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읽기 좀 전에 ‘When you reach me’를 읽었는데, 어딘가 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딱히 많이 비슷한 건 아닙니다. 난이도와 챕터수 많은 게 어딘가 닮은 꼴은 맞습니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책이라는 점에서도 비슷하네요.

다른 문화권이라서 잘 모르겠는 시트콤 이야기가 계속 나오긴 하는데, 책 말미에 그것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 놨습니다. 그리고 그 설명을 굳이 읽지 않고 그냥 계속 책을 읽은 저조차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설명이 약간씩 나왔거든요. 

책 내용이 전반적으로 생각할 꺼리를 많이 줘서, 북클럽 하기 괜찮습니다. 결국 용기를 내서 세상에 나아가고 세상을 변화시켜서 내 삶은 바꾸는 거라지만, 그러기에 가는 길이 멀고 험하고 여기 저기 굽은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세상을 다 이해하는 것 같고, 때로는 내가 상대방을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가족들이 학대하고 있는 것 같고, 일부러 못되게 구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이미 과거에 겪은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트라우마가 왔을 수도 있고, 걱정이 앞서서 그런 겁니다. 그런 전후 사정을 모르고 보다 보면 오해를 하게 되는 것이고요.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224쪽짜리 책이니까 많이 긴 편은 아닙니다. 게다가 챕터가 22개나 되기 때문에, 한 챕터도 짧습니다. 읽는 숨 길지 않은 분들도 편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단어나 문장 수준도 많이 안 어렵구요. 챕터북 많이 읽고 챕터북 아니고, 서사구조 좀 있어서 재미 있고 수준 높은 책 읽고 싶으시면 도전하실 만한 책입니다.

한글 번역본이 2013년 4월에 나왔었는데, 지금은 품절이 났습니다. 번역이 잘못일까, 원작이 우리 정서에 안 맞았을까는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화 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이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적어본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가득 담겨 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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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본 표지입니다.

해티는 이제 곧 12살이 되는 아이인데, 소심하고 친구는 한 명밖에 없습니다. 그런 그녀의 친구는 여름이면 가족들이 단체로 다른 데에서 살다 오기 때문에, 여름 방학에는 홀로 지내야 합니다. 그런 그에게 있는 줄도 몰랐던 외삼촌이 나타납니다. 해티가 아기 때, 정신병 때문에 특수 학교에 보내져서 몰랐던 겁니다. 그 학교가 문을 닫게 돼서 잠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됐답니다.

외삼촌은 대체로 너무 밝고 업 돼 있거나, 가끔 굳어서 뻣뻣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경직돼 있습니다. 때로는, 이상한 행동을 했지만, 해티는 외삼촌인 아담이 좋았다. 해티네 외할머니, 외할아지네는 무척 부자였고, 그 딸인 엄마가 아빠같이 가난뱅이 화가와 결혼했습니다. 아빠가 마음껏 그림 그리며 살 수 있도록, 엄마가 하숙집을 운영했습니다. 외할머니는 엄마와 아빠의 결혼도, 하숙집 운영도 싫어하셨습니다.하숙집에는, 뜨개질을 하면서 살고 있는 미스 헤가티와, 시계상을 하다가 은퇴한 페니씨, 그리고 은행에 다니는 엔젤 발렌타인이 같이 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니발이 마을에 도착합니다. 그 카니발 일행의 자녀인 레일라와 해티가 친햐잡나더. 그래서, 놀이기구도 공짜로 타기도 하고, 아담도 데리고 가서 같이 놉니다. 해티의 생일 전날, 할머니가 춤 파티를 열었는데 아담은 거기 가지 말라고 해티를 설득하고, 레알라와 함께 해티의 생일 파티를 열어줍니다. 그리고 그 날은 그녀에게 너무 신난 생일 파티였습니다.

진짜 해티의 생일에도, 간단한 생일 파티를 했습니다. 아담이 생일 케잌에 있는 초콜렛 장미를 손으로 먹으면서 더럽게 먹으니까, 할머니는 막 화 냅니다. 해티는 정말 괜찮았는데 말입니다. 토요일에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사람들을 많이 초대해서 파티를 여는, 1년에 두 번인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해티는 어른들이 파티 하는 사이에 카니발에 가서 레일라랑 놀아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올 때는 아빠가 파티 끝나고 태우러 오는 조건이었습니다. 해티는 아담이 방에 답답하게 있을 게 걱정돼서, 아담을 카니발에 데리고 갑니다. 아담은 기분이 들떠서, 원래 무서워서 타지도 못하는 관람차를 탑니다. 그러곤 너무 흥분했는데, 하필이면 그들이 가장 꼭대기에 있을 때, 관람차가 끼어서 멈췄습니다. 고치는 사이에 아담은 너무 흥분하고 화가 나서, 뛰어내리려 하다가, 해티와 레일라가 말리다가 몸싸움까지 있었습니다.

결국 레일라의 아빠는 경찰을 불렀습니다. 아담과 외할아버지는 경찰과 함께 병원에 가고, 외할아버지의 행정력으로 아담은 하루만에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해티는 어른들에게 혼났습니다. 그러나, 해티는 모두들 아담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아서 속상합니다.

해티는 현관 계단에 나와 앉아 있는데, 낡은 차를 몰고 여자가 왔습니다. 그 차에는 해티 또래의 여자 아이와, 더 어려 보이는 남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차를 몰고 온 여자분은 스트로우스키 여사고, 아이들은 그녀의 딸, 아들이었다. 당장 지낼 데가 없다는 딱한 사정에, 엄마와 아빠는 손님용으로 비어 있는 아주 작은 방을 빌려주었습니다.

해티의 생일 일주일 뒤에, 아담이 뿌리까지 있는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서 찾아왔습니다.  엔젤 발렌타인을 찾아서 왔다온 거였는데, 아담은 문도 안 두드리고 엔젤의 방문을 열었습니다. 옷은 덜 입은 엔젤과 웃통 벗은 남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엔젤은 다급하게 자신의 윗옷 단추를 잠갔고, 해티와 아담은 놀라서 문을 닫았습니다. 아담은 꽃을 놔두고 그냥 막 뛰쳐나갔고, 해티는 그를 외할머니댁까지 잘 데려다 주었습니다. 외할머니는 무슨 일이 있었 듣고,  엔젤의 방까지 안내해 줬다고 해티를 질책했습니다. 해티는 더 화가 나서, 할머니는 엄마 아빠가 아니라고 빽 소리 질렀습니다.

해티가 카니발에 가 보니, 철거하고 있었습니다. 레일라의 친척 중의 한 명이 레일라는 하루 먼저 친척 집에 가기로 해서 이미 어제 떠났고, 자신도 내일 떠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해티는 공원으로 가서 호수에 오리를 구경하다가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아담이 집에서 없어졌답니다. 어디를 찾아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엄마가 밤 11시쯤에 와서 슬프고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데, 해티는 이미 무슨 이야기를 할 지 알고,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담이 죽은 것입니다.

아담의 장례식날,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와 있어서 장례식장은 차로 꽉꽉 찼습니다. 원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관련 행사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왔습니다. 장례식이 시작되고, 이 동네 온 지 8년 돼서, 아마도 12년 전쯤에 이 동네에서 특수 학교에 갔던 아담을 본 적도 없을 목사님이, 모르는 사람한테도 할 만한 일반적인 설교를 합니다. 그 다음에, 해티는 아담과 함께 한 추억들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좀 더 정리되고 추상적인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아담이 죽기 전, 그를 비웃던 해티의 친구 두 명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해티는 자신의 집에 하숙하는 캐더린과 친구가 됐고, 개학할 때쯤에 돌아온, 원래 절친인 Betsy(벳시)랑 셋이서 같이 다니게 됐습니다. 이제 동네 돌아다니면서, 안 친한 애들이 비웃는 것쯤은 예사로 넘깁니다.

해티네 가족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2박 3일 바닷가 여행을 갔습니다. 거기서 첫날 해티가 아담 이야기를 꺼내자 엄마가 울어서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다음 날은 아담이 좋았던 점, 그 다음 날은 아담에게 배울 점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해티는 소극적이지 않고, 대담하게, 아담이 말했던 것처럼 우주의 한 구석을 들어옮길 수 있는 아이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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