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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The Wild Robot by Peter Brow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6. 28.

누가 추천해 주셨는지는 모르지만, 할인하면 사야지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이 있었습니다. 어딘가에서 책 소개 글을 보고 넣었는지, 어느 날 그림만 보고 그냥 반해서 넣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떨 땐 제목에 혹해서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할인할 날을 기다리는 책들이 있습니다.

이 책, ‘Wild Robot’도 그렇게 장바구니에 들어 있던 책이었습니다. 그러다 할인하고 있길래 사서 읽었던 책입니다. 왜 읽고 싶은 책으로 등록해 놨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서, 무슨 책인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아니나 다를까 앞부분에서는 뭔 말인가 좀 헤매서 결국에는 이 책에 대한 것을 조금 찾아보았습니다. 로봇 이야기와 Hatchet(손도끼) 이야기의 결합이라는 것을 얼핏 어디 서평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물론, Hatchet이랑 작가는 다릅니다.

하여튼, 너무 많이 알면 재미 없을까 봐 그것까지만 알고, 몇 챕터 읽지 않은 책을, 맨 앞 부분으로 가서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그제서야 내용이 좀 들어오더라구요. 뭔가 읽어본 영역의 책이 아니고 독특한 작품으로 느껴졌습니다. 기존에 읽으시던 책들과 결이 좀 다른 색다른 느낌의 책 찾으시면 이 책이다 싶습니다.

영어 원서입니다.

이 책은 야생에 홀로 놓인 로봇의 생존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무인도에 홀로 놓인 로봇. 이 정도만 해도 저 스포일러 좀 한 것 같긴 한데, 이 정도는 알고 읽으셔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그 이상의 많은 이야기들이 옹기종기 담겨 있거든요.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 기준으로 279쪽짜리 책으로 돼 있으니, 두께가 아주 두꺼운 것은 아니지만 보통의 길이인 책인 셈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보면 그림도 좀 많고 해서 그것보다는 좀 짧은 느낌이 듭니다.

그냥 200페이지 내외의 책을 읽고 있다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림이 아주 곱고 예쁜 건 아니었지만, 작가 나름의 개성이 있고 귀여워서, 제 개인적으로는 괜찮다 싶었습니다. 챕터수도 80개나 됩니다. 읽는 호흡이 짧거나 짜투리 시간 이용해서 읽으시기에 괜찮은 책입니다.

솔직히 어떤 챕터는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짧기까지 합니다. 난이도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짧고 많은 챕터에, 쉬운 단어 수준이라서 챕터북 조금 읽으셨으면 도전하실 만 하다 싶습니다.

책 말미에, 작가가 이 책을 쓰려고 가족들에게 허락을 받고 섬에 혼자 가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책 쓰는 데에도 집중을 하고, 무인도라서 이 책의 무대가 되는 곳을 마음껏 누비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글을 쓸 수가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특별히 더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부분을 보면서, 무언가 제대로 일을 하려면 그렇게 나홀로 집중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해 줬던 책입니다.

그렇게 써서 이렇게 인상적이고 독특하고 새로운 작품을 쓸 수가 있었지, 맨날 도시에서 소음에 시달리면서 각종 인터넷이며 텔레비전,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서 있었다면 이런 책은 못 썼을 겁니다.

한글 번역본 표지입니다. 원서 표지를 그대로 썼습니다.

2016년 4월 5일에 첫 출간된 이 책은, 그해, 나이바 중학년 올해의 책 상(NAIBA Book of the Year for Middle Grade, 2016)을 수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각종 상의 최종심에 오르거나, 수상을 한 화려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런 만큼 한글 번역판도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부터 번역돼서 여전히 품절나지 않도 잘 팔리고 있는 책입니다. 책이 뭔가 독특하고 이색적인 매력을 지닌 책이라서, 앞으로도 꾸준하게 잘 팔리는 스테디 셀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어로 힘드시면, 한글 책으로 즐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저는 1권만 읽었는데, 3권짜리 시리즈입니다. 3권 모두 번역이 된 것 같네요.

영화화 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로 만들어도 참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한 감독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모르는 사이에 열심히 영화를 만드셨나 봅니다. 그래서, 올 10월 2일에 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 책을 재미나게 읽어서 영화 나오면 꼭 봐야지 싶습니다. 원작인 책이 좋았으니, 영화도 훌륭하겠죠? 아래는, 이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적어봤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아래 부분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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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예정인 영화 포스터입니다.

배가 로봇 500개를 싣고 가다가 폭풍우를 만나서 바다에 가라앉았습니다. 그리고 그 로봇이 들어있는 500개의 박스 중에서 5개의 박스가 어떤 섬에 표류하게 됩니다. 4개의 박스는 그만 바위에 부딪혀서 로봇이 산산조각 나지만, 단 한 개의 박스만은 안 부서지고 안전하게 바닷가에 닿습니다. 해달들이 열어보고 스위치를 눌러서 활성화(activate) 시켰습니다.

이 로봇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Roz(로즈)라는 이름의 로봇입니다. Roz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섬을 헤매고 다닙니다. 생존본능이 있어서 안전한 곳을 찾아서 움직입니다. 그러다가, 떨어져서 거위 가족들 위에 바위를 떨어뜨리고 맙니다. 다 죽고 부화할 날 얼마 안 남은 알 하나만 살아남았습니다. Roz는 그 아기 거위를 부화시킵니다.

다른 동물들의 조언도 듣고 도움도 받아서, 어느 엄마보다도 헌신적으로 아기 거위를 키웁니다. 하지만, 거위가 사춘기가 되자 로봇이 가지게 되는 한계 때문에, 아기 거위는 바닷가에 혼자 가 버립니다. Roz는 아기거위를 찾아 갑니다. 아기 거위와 Roz는 재회하고, 다시 돌아오다가 Roz는 한쪽 발을 잃어버리는 사고를 당합니다.

그렇지만, 동물들이 도와줘서 나무로 다리를 만들어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세월이 지나, 이제 어엿한 성인 거위가 된 아기 거위, Brightbill(브라이트빌)은 다른 거위들과 함께 남쪽으로 겨울을 나러 가면서, Roz는 슬픈 이별을 하게 됩니다.

Roz가 집에 앉아 있는데, 집이 눈에 함몰돼서 죽을 뻔 하다가 햇빛이 들어와서 살아납니다. 집 고친 Roz는 유난히 추운 그 겨울에 다른 동물들도 추워서 꽁꽁 얼어죽게 생긴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집을 몇 개 더 짓고 불을 피우는 것을 동물들에게 알려줘서, 겨울을 나게 도와줍니다. 한 번은 불도 나지만 Roz가 불로 들어가서 구해줍니다. 봄이 돼서, Roz가 아기 때부터 키웠던 Brightbill도 돌아옵니다. Roz와 재회하면서 지나온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냅니다.

Roz를 만든 회사가 문젭니다. 해저에 가라앉은 로봇들은 다 찾았는데, 이제 Roz와 부서진 로봇들을 찾겠다고 온 겁니다. Roz를 지키려고 동물들은 온몸을 불사르고, 결국 잡으러온 세 개의 로봇들을 다 무찌르지만, Roz는 몸통만 남습니다. Roz를 잡으러 왔던 로봇의 말로는 다 되찾을 때까지, 또 이런 로봇들을 보내고 또 보낼 거랍니다. 결국 Roz는 동물들의 희생을 감내할 수 없어서, 결국 만든 사람이 보낸 배에 몸을 싣고 떠나면서, 다시 돌아오겠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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