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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Homeless Bird by Gloria Whela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11. 27.

2017년에 이 책을 읽은 건, 가지고 있는 책 중에서 얇아서 빨리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렇지만 얇은 책인데 비해서는 진도가 잘 안 나던 책이었습니다. Goodreads(굿리즈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 기준으로 192페이지짜리 책입니다.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것으로는 186페이지짜리였습니다. 

아마도 페이지수는 판형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나 봅니다. 물론 쪽수에 대해서 큰 차이가 없는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씨가 많이 빽빽하거나 여유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글발이 적은 편인 책은 아니었습니다.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나름 그래도 아이들이 읽으라고 나온 책이니 성인용 책이 아닌데, 그림 좀 넣어주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그 점이 좀 아쉽습니다. 처음부터 책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있어서 산 건 아니고, 할인 중인 책 중에서도 상 받은 책이길래 그냥 산 거였습니다. 저는 원래 책 표지 보고 고르는 사람입니다. 

딱 보시다시피, 아무래도 책 표지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표지만 보고 사던 평소 소행을 미루어 봤을 때, 안 샀을 법한 책입니다. 상 탄 책이고, 할인을 했기에 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가 사야지 하고 샀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거의 안 샀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산 책을 아무것도 모르고 읽어야 재밌다는 굳은 신념으로, 아무 정보 안 찾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애들 책이지만 너무 잘 읽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어려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진도가 안 나가는 이유가 취향에 안 맞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미 먼저 읽으신 분들의 리뷰를 찾아서 읽다가 아뿔싸, 결국 결말을 대충 알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힘들어도 모르고 계속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하고, 리뷰들이 하나같이 다 재밌었고 좋았다고 해서 좀만 더 읽으면 나도 이 책을 즐길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에 부풀어서 읽다 보니, 결국에는 한 20% 정도 읽은 뒤로는 진도가 잘 나가고 너무 재미난 책이구나 하면서 읽게 되어서 완독하려면 리뷰를 꼭 읽었어야 했네 싶기도 합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이 책 처음 읽으면서는 Thousand splendid sun(천개의 찬란한 태양)이 생각났습니다. 거기는 아프가니스탄이 배경이고, 이 책은 인도가 배경이라서 좀 다르지만요. 정확하게 여기가 인도라고 하는 말이 책 읽는 내내 나온 기억이 안 납니다. 

단지, 그냥 분위기가 인도였고, 카스트 제도며 하는 말들이, 그리고 갠지스 강 이야기가 나와서 인도려니 하고 생각하고 느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슬람교나 힌두교나, 여자를 억압하는 제도가 지배적인 나라라는 점에서 제가 느끼는 바는 그저 그게 그거고, 똑같은 거 아니냐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기로 한 게 후회가 됐습니다. 너무 책에 나오는, 사회적인 상황이 갑갑해서, 가슴을 치고 싶었고 도망치고 싶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중반까지는 계속 더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보면서 그만 읽고 싶어지고 그랬습니다. 

물론, 결말을 대충 알아버려서 어떻게 될 지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읽어내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앞부분에서 배경이나 그런 것 익힌 뒤에는 잘 넘어가는 책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줄거리가 마음에 들던 않던 간에 책을 손에서 놓고 싶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집중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책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하든 간에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결말에 와서는 실제로 이런 결말이 존재하지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는, 힌두 문화권인 인도에 사는 여자들에 대한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가부장제가 남아 있고, 남존여비 사상이 아직도 팽배한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많이 더 좋아지기도 했고, 그래도 이 정도로 여자를 물건 취급하는 문화가 사회 전체적으로 당연시해 오지는 않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여자가 살기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너무 젖어 있다 보면, 여성에 대한 사소한 인권유린은 그냥 지나지게 되겠죠. 아무리 나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 내 인생 위로하는 거라지만, 그것 때문에 내 인생에 공명정대함을 더하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진 말아야 겠습니다. 그러다가, 더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따르면 2000년 3월 1일에 초판 출간되었습니다. 그 해에 내셔널 북 어워드(National Book Award for Young People’s Literature)를 수상하였습니다. 그 이듬해인, 2001년과 2002년에 다른 북 어워드들의 최종심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 만큼 좋은 책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어서, 한글 번역본 당연히 있습니다. 지금도 품절나지 않고 잘 팔리고 있습니다. 특이한 건 보통 번역본은 원서보다 조금 더 길어지는데, 이 책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굿리즈 기준 192쪽인데, 제가 가지고 있던 책은 186쪽이니까, 대충 200쪽 넘지 않는 두께의 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챕터 개수는 11개이니까 한 챕터가 20쪽이 채 되지 않는 편입니다. 특별히 긴 챕터가 있다는 느낌은 없었고, 문장이나 단어가 평이합니다. 챕터북 읽다가 바로 읽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챕터북 이후에 이 책보다 좀 더 쉬운 책(Sarah Plain and Tall 같은 것) 몇 권 읽으신 다음에 도전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모험이나 그런 거 나오지 않고, 답답한 이야기 나오는 책이지만 생각할 꺼리 좀 던져주는 책이라서 북클럽 용도로도, 아이들 읽기에도 다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 책, 대략적인 줄거리 스포하겠습니다. 아래 부분은 스포일러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아! 물론, 제가 읽은 뒤에 줄거리를 좀 헷갈려 해서 책 내용과 조금 다르게 기억할 때도 있으니, 제 줄거리는 참고용으로만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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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본 표지입니다. 제목은 마음에 안 듭니다.

주인공은 인도의 사춘기 여성인 콜리(Koly)입니다. 인도에서는 결혼할 때 신부가 지참금을 가지고 가는 풍습이 있습니다. 어느 날 부모들이 정해준 남자와의 결혼이 정해집니다. 뭔가 미심쩍은 부분은 있었지만, 결국 지참금을 챙겨서 결혼을 합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곧 알게 됩니다. 신랑이 몹쓸 병에 걸려 있다는 것을요. 시아버지와 시누이는 이 점을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특히나 마음씨 착한 시누이와 자매같이 잘 지내게 됩니다. 

그러나 없는 형편에도 불구하고, 시부모는 남편을 갠지스 강에 씻기면 나을 거라고 허망된 생각을 품습니다. 그리고 돈을 들여서 그렇게 남편을 데리고 다같이 가지만, 남편의 병이 낫기는커녕 얼마 못 살고 죽고 맙니다. 그런 와중에 시누이 시집 갈 좋은 혼처자리가 나타납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인 콜리(Koly)가 시집 올 때 가져온 돈의 일부와, 콜리의 솜씨를 동원해서 딸이 시집갈 때 가져갈 것들을 사기도 하고, 직접 콜리가 만들게도 합니다. 결국 시누이는 너무 고마워 하면서 시집을 갑니다. 나중에 시집 갔다가 친정에 잠깐 왔을 때, 시댁 자랑을 하기도 하고요. 콜리는 착한 시누이가 좋은 집에 시집 가서 행복하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기뻐합니다. 

남편도 없고 사이좋게 지내던 시누이가 없는 시댁에서, 시어머니는 콜리를 구박합니다. 그런 콜리를 불쌍히 여기던 시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시어머니는 살던 집을 팔고 콜리와 함께 자신의 친정에 가서 살자고 합니다. 그러나, 가던 와중에 갑자기 맛난 음식을 사주고 친절하게 말 건내며 잠깐 기다리라던 시어머니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지만, 그곳은 콜리처럼 버려진 며느리들이 많은 마을이었습니다.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던 콜리는 결국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모여서 교육 받는 곳을 안내 받고 거기서 열심히 일합니다. 스스로 먹고 살 수 있게 교육 받으면서 하루 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그녀를 본 인력거꾼 라지(Raji)는 그녀에게 반해서 청혼합니다. 그가 총각이기 때문에, 한 번 결혼했던 자신이 적합하지 않다고 콜리는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상관 없다는 그의 말에 결국에는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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