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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non-fiction)

[서평] Educated: A Memoir by Tara Westover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7. 3.

이 책을 읽게 된 건, 2020년의 일입니다. 원래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지도 모르고 살아가다가, 2019년부터 엄청 많은 사람들이 원서 읽기 카페에서 읽고 있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소설들을 사람들이 많이 읽는 편인데, 이것은 memoir라고 돼 있어서 회고록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회고록을 다들 읽고 북클럽도 하고, 추천해 주고 그런 것인가 의아했습니다. 이 책의 한글판 책이 구 도서관에 먼저 들어왔는데, 2020년에는 한글 번역본도 핫(hot)한 책이라서 빌리기 힘들었습니다.(지금은 한글판도 구하기 쉽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권이나 도서관에 들어와 있는 영문 원서는 쉽게 빌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펼쳐 보게 된 겁니다. 책을 펼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읽으면서 내 눈과 영어 실력을 의심했습니다. 이 책 속에서는, 어지간한 소설보다 더 소설같아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책 자체가 다루고 있는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은 잘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얼마 안 읽고,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싶어서, 리뷰의 앞부분을 약간 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표지입니다.

“nonfiction 안 좋아하는데, 이건 보니 막장이라서 안 읽을 수가 없었다.”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어쩜 나랑 느낌이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요. 같은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는 같았던 겁니다.

이 책은 회고록이기도 하고,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주인공의 성장기록물이라고도 확대해석해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스포일러 안 하겠다고 아득바득 쓰면서 정작 괴로워지는 건 저 자신입니다.

이 책 읽고 나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거든요. 하여튼, 다 읽은 뒤에는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가서 별 다섯 개 주면서 나름대로 개발 새발 영작을 하면서 짧은 두 줄의 느낌을 썼습니다.

“Tara, you have no problem without your parents.
They are problems.”
(타라, 부모님만 없으면 너는 아무 문제 없어. 
부모님이 골칫거리야.)

책 두께는 334쪽 정도입니다. 챕터 개수는 40개인데,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소제목도 있습니다. 한 챕터가 엄청 긴 편은 아니고 무난한 정도이지만, 읽는 숨이 짧거나 챕터북 읽으시는 정도라면 읽기 버거울 것 같습니다. 많이 두껍지는 않은 보통 책인데, 약간 두께감은 있고, 글발도 좀 있는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이 책 자체가 지닌 극강의 막장성으로 인해서 상당히 몰입도가 좋은 책입니다. 작가가 처했던 상황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제대로 읽었나 다시 확인해 보면서 읽기도 했습니다. 단어도 좀 저한테는 쉽지 않은 게 있어서 저한테는 속도가 잘 나지 않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길이도 그렇고, 초급용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어려운 책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많이 어렵지는 않은 편이라서, 큰 부담 말고 약간의 부담 느끼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단어가 저처럼 약간 어려워서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내용이 황당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2018년 2월 20일에 출간된 이 책은, 오디오북 나레이터상(Audie Award for Female Narrator, 2019) 등 회고록과 자서전 부문에서 상을 수상하거나 최종심에 많이들 올랐습니다. 상을 타지 않았다고 해도 이 책은 독보적이고 특이한 책인지라, 당연히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것입니다.

상까지 타거나 최종심에도 많이 올랐으니, 당연히 우리나라에 번역이 됐습니다. 새 책으로 구할 수 있게 품절도 나지 않은 상태고요. 영어로 힘드시면, 한글로 즐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었고, 리뷰도 많은 편입니다.

한글 번역본 표지입니다.

아래는 약간의 스포일러를 담은 내용입니다. 약간의 스포일러도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아래 부분부터는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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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약 앞부분만 읽고 이 책의 제목을 붙인다면, 
‘막장 부모 밑에서 생존하기’
‘고철과 함께 깔려 버릴 뻔한 소녀의 생존기’

이런 식으로 붙였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부모 밑에서 지내던 이야기를 합니다. 저자인 Tara(타라)의 부모님, 특히 아버지는 좀 부모라고 하기도 뭣합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이 가장 안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어머니도 그저 그런 아버지 밑에서 맹목적으로 순종합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말이나 생각을 다 수긍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없어진 것 같은 사람이 어머니입니다.

부모님이 몰몬교도입니다. 그 몰몬교도 중에서도 극단적인 종교생활을 고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강압합니다. 그런 강압 속에서 자라온 아이들은 평생 부모님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결국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또 같은 형제 자매를 강압하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부모님만 문제가 아닌 겁니다. 형제 중에서 폭력 성향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악연의 고리를 끊고 나온 Tara 마저도 가족이란 이름으로 또 그리워합니다. 그리워서 막상 찾아가서 보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그 감옥같은 환경에 가둬두려고 하는 것을 알고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이 책의 약간의 스포일러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적어본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난무하는 내용이 될 터이니, 그것까지는 원하지 않으시면 아래 부분은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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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몬교도인 아버지는, 몰몬교도 중에서도 극단주의적입니다. 본래, 학교에 다니던 Tony(토니), Shawn(숀), Tyler(타일러)를 학업을 중단하게 합니다. 나머지 네 명의 아이인 Audrey(오드리), Luck(럭), Richard(리차드), Tara(타라, 이 책을 쓴 작가)는 아예 학교에 간 적도 없습니다. 어머니는 엄청 깔끔하고 옷차림에도 신경 쓰는 친정엄마 밑에서 컸습니다. 반면, 아버지는 말을 키우는 일을 하다가, 말에서 떨어져서 부상을 입어서 말을 못 키우는 아버지 밑에서 컸습니다.

아버지는 산에서 자립적으로 컸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그런 독립적이고 건강하고 자신감에 가득찬 모습에 반해서 결혼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병원과 정부, 그리고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를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동종요법으로 치료하는 치료사가 돼야 한다고 합니다.

산파가 되는 것도 적극 권장합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도, 정부가 원하는 대로 세뇌할까 봐 걱정돼서입니다. 세상이 끝나는 것을 걱정해서, 복숭아를 당장해서 저장합니다. 땅에 묻은 통에 휘발유를 넣고, 종말의 순간에도 우리만 자동차 기름이 떨어지지 말자고 합니다.

아버지는, 남자는 모름지기 몸으로 일을 해야 하고, 여자는 가정에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본인은 찌그러진 캔이나 드럼통이나 헌 자동차, 혹은 고철이나 모아가지고 차로 실어다 파는 일을 합니다. 실은 농장을 짓고 싶은데, Tony가 트럭 모는 일을 하러 가 버리고, Shawn도 다른 일을 한다고 떠나고, Tyler는 공부한다고 나가서 일꾼이 없습니다. 결국 남아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고철 정리 일을 합니다.

아버지가 던진 쇳덩어리에 몇 번 얻어터진 Tara는 아버지가 곁에 있으면 쇳덩어리 피하느라 일을 못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곧잘 일을 잘 해서 통에 고철을 다 채웠습니다. 차에 고철 싣는데, 아버지는 Tara더러, 짐 위에 올라가서 눌러주는 일을 하라고 합니다. 시키는대로 하다가, Tara는 통에서 떨어져서 죽을 뻔하기도 합니다.

늘 트럭을 몰던 Tony 대신 Shawn이 트럭을 몰게 되던 어느 날, 그가 Tara를 데리고 갑니다. 차에서 음악도 틀고 다정한 남매지간이 됩니다. 그런데, Tara가 크면서 여자 티가 나기도 하고 화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자, 아버지는 갑자기 그녀가 임신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정작 Tara는 어떻게 해야 임신이 되는지도 모르고, 결국 임신 안 했다고 판명납니다. 한편 Shawn은 Tara가 가족도 아닌 소년과 이야기 하자, whore(창녀)라고 부르면서 목 조르고 팔도 꺾습니다. 그러다 엄마가 나타나면 “네가 어린 애처럼 굴면 그렇게 대해줄게.”라고 하면서 마치 뭔가 큰 잘못을 해서 벌주는 것처럼 뜬금없이 말합니다.

2000년이 되면, 세상의 끝이 올 거라며 준비하던 아빠는 아무일도 없이 2000년이 오자 삶의 의지를 잃고 드러누워 버립니다. 그러다 아빠의 부모님인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곳에 가서 기력을 되찾습니다. 밤에 졸음운전한 Tyler가 사고를 내서 다치기도 하고, Luke가 차의 연료통에서 기름을 빼면서 기름에 젖은 옷 갈아입는 것을 잊어버리고 불을 땡기다가 다리가 녹기도 하지만, 아무도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급기야는, 기력을 되찾는 아빠가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저녁에 출발해서 집에 오자고 하다가 크게 교통사고를 냅니다. 경찰까지 왔지만, 결국에는 아무도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엄마가 나중에도 무척 아팠는데, 빛이 싫어서 지하에만 있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엄마는 비웃었던 에너지 요법을 쓰면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으려고 하고 앉아 있습니다.

저자가 직업 PBS 뉴스에서 인터뷰 한 사진입니다. 유튜브 들어가서 찾아보면 이것 말고도 인터뷰 한 것들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Audrey가 아버지랑 일하는 게 싫어서 다른 데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걸 보고 Tara도 다른 데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소녀들이 발레 배운다는 것을 알고, 거기서 발레를 배우게 됩니다. 어머니에게 부탁해서 발레복과 신발도 샀지만 아무도 못 보게 숨겨놓고 씁니다. 문제는 발표회입니다.

본래, 아름다운 발레복을 입고 발표회를 하기로 했는데, Tara 엄마가 말해서 굉장히 무난한 옷을 입고 발표회를 하지만, 아버지는 옷이 너무 야하다면서 발레를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노래 선생을 사서 노래를 가르칩니다. 결국 Tara는 교회에서 노래를 합니다. 그리고 너무 노래를 잘 해서 반한 소년과 사귀게 됩니다.

그러나, 그 소년이 집에 초대된 날, Shawn은 Tara의 옆구리를 손으로 찌르고, Tara는 “내 몸에 손대지 마!”라고 말하지만, 되려 Shawn은 질질 끌고 가서 목을 누르면서, “소리 지른 거 사과 해!”라고 해서 Tara가 사과합니다. 그리고 초대된 소년이 오자, Tara가 접시에 음식을 나릅니다. 이때 갑자기 Shawn은 Tara를 손으로 쿡 찔러 놀라게 해서 접시를 놓치게 합니다.

그러곤 질질 끌고 가서 목을 누르면서, “그릇 깨뜨린 거 사과해!”라고 합니다. Tara가 소년이 안 들리게 사과하자, 화장실까지 끌고 간 Shawn은, Tara의 몸을 활처럼 휘게 하고 팔을 뒤로 해서 손목이 끊어질 듯 아프게 합니다. Tara는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Shawn을 찰싹 치면서 최대한 이 모든 것이 아주 유쾌하고 진한 농담인 척 하려고 히스테릭하게 웃지만, 이 일로 소년과는 멀어집니다.

Tyler는 어느 날 대학을 가겠다고 하더니, 공부해서 진짜 대학을 갔습니다. 집에 거의 안 오고 가족들과 멀어졌습니다. 그런 그가 집에 온 날, Shawn이 Tara를 죽일 듯이 굴면서 그녀가 창녀처럼 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엄마가 차에 Tara를 태워서 그 자리를 모면하게 하려고 하자, Shawn은 차키는 자신에게 있다고 해서 대치 중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Tyler가 나타나서 Shawn에게 대적하고, 자기 차에 Tara를 태워서 가게 해 줍니다. Tyler는 그녀에게 대학에 가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몰라서 아주 쉬운 것도 못 푸는 그녀를 화도 안 내고 가르쳐 주기까지 합니다. 결국 Tara는 재수해서 대학에 붙습니다.

대학에 가니, 제도권 학교교육을 하나도 안 받았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는 상태라서 수업 따라가는 것도 힘듭니다. 가끔 말하면, 분위기 싸하게 만들어서 친구도 못 사귑니다. 게다가 다음 학기 또 다니려면 학비가 필요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전화하니 아빠가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집에 와서 알바를 하자, 아빠는 자신과 일할 것 아니면 집 나가라고 해서, 아빠와도 일하고 알바도 하고 바쁘게 지냅니다. 방학 끝나고 아빠가 돈을 좀 주고, 그거 보태서 대학에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새로 들어간 기숙사에서 이해심 많고 잘 가르쳐 주는 언니가 같이 숙소를 씁니다. 그런데 이가 너무 아픈 겁니다. 돈이 없어 참고 있는데, 친구가 신부님과 면담하게 해 줍니다. 신부님은 개인적으로 돈도 주려고 하고, 장학금 이야기를 합니다. 결국 장학금 신청을 하니 1400달러가 필요한데 4000달러나 주는 겁니다. 차액을 되돌려 주려고 하자, 신부님이 너 자신을 위해 쓰라고 합니다.

역사와 정치와 경제에 관심이 생겨서 수강하다가, 교수님의 눈에 띄어서 캠브리지에 잠깐 갔다가 그곳 교수님의 눈에 또 띄어서 장학금을 받고 영국 유학을 하게 됩니다. 아버지는 말리지만, 가서 열심히 공부하다가 하버드에 교환학생으로도 가고, 석사 마치고 박사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원래 다니던 대학에서 알고 지내던 Drew(드류)와는 사귀는 사이가 됩니다.

그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아빠가 돌아가실 것 같다는 연락에 급히 돌아갑니다. 아빠는 화재를 내서 엄청 화상을 입었습니다. 숨이 멎으려고 하는데도 병원 안 가고 버티다가 소생합니다. 소생하는 것을 보고 Tara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엄마가 Luke와 아빠를 살리려고 만든 고약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합니다. 불황에, 그 일대 사람들에게 일자리까지 제공했습니다. 돈방석에 앉은 엄마는 엄청 권위적인 사람이 됐고, 아빠랑 싸우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Tara는 Audrey에게 갔다가 조카에게 “애처럼 굴면 그렇게 대해주지.”라는 Shawn이 했던 말을 합니다.

Audrey는 자신도 Tara처럼 Shawn에게 당했다고 하면서 같이 맞서 보자고 합니다. 그러나, Shawn은 더 이상 안 그러고 새로 태어났다고 엄마 아빠가 말하고, 기억이 잘못됐다고 우기고 뭐 그런 일이 있다가 결국 Tara만 가족에게서 멀어지는 것으로 종결됩니다.

엄마 아빠가 “너는 죄를 짓고 있는 거야. 돌아와야 돼.”라고 해서 공부도 못하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Shawn이 전 여친에게 이메일로 Tara에 대한 비난을 하는 것을 우연히 읽고, 이건 아니다 싶어진 Tara는 Drew와 며칠 시간을 보내고 영국으로 돌아와서 서둘러 논문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됩니다. 졸업식에는 부모님도 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가족들이 모일 일이 한 번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박사를 한 Tyler, Richard, 그리고 Tara와 교육을 못 받은 나머지로 나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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