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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non-fiction)

[서평] ghost boy by Martin Pistorius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6. 18.

픽션(fiction)인지, 논픽션(nonfiction)인지도 구분 못하고 읽기 시작했던 책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저한테 추천해 주신 적도 없는 책인데, 그저 할인하는 책 중에서 그저 표지 보고 고른 책입니다. 2019년 6월에 샀다가, 읽던 책들 정리하고 바로 읽어서, 결국 2020년 초에 읽은 책이네요. 

처음에 이 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앞부분 읽을 때는 많이 버벅거리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 리뷰도 전혀 보지 않은 상태로 읽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나, 곧 적응이 잘 됐던 책이고, 그러고 나니 크게 문장이나 단어가 엄청 어렵거나 하지 않아서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작가가 단어를 좀 독특하게 쓴다는 느낌이 듭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판형에 따라서 표지가 다른 것도 있습니다.

nonfiction인 만큼, 이 책은 소설처럼 막 박진감이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스릴이 넘친다거나 하는 면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서술해 나가는 형식이라서 그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작가가 겪은 이야기들이지만, 그의 삶은 마치 소설과도 같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저렇게 저런 방향으로 풀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하는 내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해 주는 게 좋을까 생각을 해 봤는데,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참 막막합니다. 이 책이 괜찮지 않았냐 하면, 아닙니다. 이 책 저는 참 감동적이었고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작가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나 가족들이 읽으라고 하기도 그렇고, 일반 사람들 아무나 읽어도 좋겠어도 말하기도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기도 했어서, 읽으면서 생각할 꺼리가 생기는 책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기에 적합한 책이다 싶습니다.

2011년 7월 1일에 첫 출간된 책입니다.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따르면, 이 책은 288쪽 정도의 두께입니다. 챕터가 64개 정도로 꽤 많은 편입니다. 글발도 그냥 보통 그 두께의 책들이 가지고 있는 글발인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문장이나 단어가 많이 안 어렵고, 책의 길이에 비해서 챕터수도 많아서, 읽는 숨 짧은 분들이나 초급이신 분들 읽기에 괜찮습니다. 다만, 작가가 좀 독특하게 단어 조합을 해서 쓰는 경우가 간혹 나옵니다. 그 경우에는 아무리 구글링을 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문맥적으로 이해할 만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주 초급이신 분들은 이해하기 힘드셔서 읽다가 막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300페이지 대의 소설 읽어보셨고, 작가가 그 책에서만 쓰는 단어 이해할 만한 영어 내공이 있으신 분들이 읽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에 인터뷰한 내용이 유튜브에 있는데, 한 장면을 캡쳐 했습니다. 보라색 웃옷 입은 사람이 인터뷰 하는 사람이고, 휠체어 탄 남자가 작가이고, 그 옆의 여자가 아내입니다.

이 책, 내용 보면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해서 쓴 것인데 어지간한 소설보다 소설같이 느껴지는 내용이라서, 영화화 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영화화 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유튜브에 작가가 인터뷰한 동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인터뷰한 기자와 작가, 그리고 그 아내가 함께 나온 부분을 캡쳐 했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책은 역시 한국어 번역본이 이미 나와 있네요. 번역본은 제목을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로 바꿨습니다. 책 읽어보면 잠깐 나오는 내용인데, 꼭 이 부분을 제목으로 뽑았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좀 자극적이어야 독자들을 더 매료할 수 있어서 그랬던 건가 싶긴 합니다. 2017년에 출간됐지만, 여전히 새 책 구할 수 있고요. 아무래도 번역도 잘 됐나 봅니다.

아래는 이 책 내용 스포일러를 약간 할 건데, 원치 않으시면 아래 부분은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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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본 표지입니다.

작가인 Martin은 원래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던 12살짜리 소년이었습니다. 기계 쪽에 뭔가 관심과 재능이 있는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열나고 아파졌다가, 자꾸 기운이 빠지더니 먹지도 못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누가 억지로 먹여줘야 하더니, 거의 전신마비에 가까워졌습니다. 

의사들도 치료법과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지적인 능력도 뭔가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처음에는 마치 어둡고 깊은 물 속에 침잠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수면 위로 떠오르듯이 서서히 의식이 되살아 났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이미 16살 정도의 나이가 된 다음이었습니다. 몸은 머리나 간신히 움직이고, 오른팔과 왼팔은 발작적으로 움직여서, 자기 통제 하에 제대로 있지도 않았습니다. 여전히 누가 먹여주고 목욕 시켜 주고 날라다 줘야 하지만, 점차 의식은 또렷하게 살아났습니다. 

정상적인 사고를 모두 다 하게까지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그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다니는 주간 보호소(day care center)에 버나(Virna)라는, 아로마 테라피(aroma therapy)를 하는 사람이, 그가 인지능력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을 부모에게 말해줍니다. 

그리고 부모가 그의 인지기능이 살아난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아무 의미 없이 먹여지고 씻겨지고 그러던 그의 생에 의사소통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버나(Virna)의 말을 들은, 마틴(Martin)의 부모는, 그를 AAC라는,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 의사소통을 돕는 센터에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가 인지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겁니다. 결국 그를 위해서 그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기계를 사기로 하는데, 결국 기계가 아니라 컴퓨터와 프로그램을 사게 됩니다.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서, 마틴(Martin)은 버타(Virna)와 엄마의 도움으로, 조금이나마 의사 소통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그 자신이 쓰는 프로그램의 오류를 발견하고 그것을 고치는 일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직업이 되고, 그로 인해서 일도 많고 하고, 더 일을 잘 하기 위해서 공부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뭔가 화를 내거나, 그가 상대방에게 잘못을 하거나, 그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 쓸모 없다고 느끼면, 상대방이 자신을 떠나거나, 직장을 잃게 되거나 할까 봐 너무 겁이 납니다. 그래서, 놀지도 쉬지도 않고 부지런히 일을 합니다. 

그래서 인정도 받지만, 인생은 그게 다가 아닌데 싶은 순간, 그의 여동생인의 친구인 조아나(Joanna)를 알게 되고, 서로 급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에는 조아나(Joanna)와 인터넷으로만 연락을 주고 받지만, 용기를 내서 그녀의 제안대로 직접 그녀가 공부하고 있는 영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갑니다. 그리고 방학 때 그녀가 마틴(Martin)이 사는 곳이자, 그녀의 부모님이 사는 북아프리카(South Africa)로 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만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그들은 결혼을 결심하고, 마틴(Martin)은 정식으로 청혼도 하고, 결국 영국에서 조아나(Joanna)의 엄마, 마틴(Martin)의 부모님, 그리고 마틴(Martin)의 남동생과 여동생, 조아나(Joanna)의 친구 세 명만 참여한 결혼식을 조촐하게 치릅니다.

중간에, 마틴(Martin)이 의식이 있는 줄 모르고, 엄마는 “너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라는 험한 말도 했고, 잠시 엄마 자신이 너무 괴로워서 죽으려고도 시도하고 한 뒤에, 마틴(Martin)을 아빠에게 많이 맡기고 돌아보지 않은 적도 있지만, 

그래도 엄마는 그가 다시 돌아와서 의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혹시나 다시 걷게 되고 정상적으로 살 수 있을까 싶어서, 걷는 것도 연습시키고 열성을 보입니다. 아빠는 그런 엄마와는 달리 흔들리지 않고 계속 그를 돌봐 왔지만, 아마 속으로는 엄마 못지 않게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간보호소(day care center) 사람들은 대체로 마틴(Martin)에게 잘 대해 줬지만, 가족들이 여행가거나 하면서 시골에 있는 시설에 맡기곤 했는데, 거기에서는 학대를 당했다고 합니다. 뜨거운 것도 데이든 말든 퍽퍽 입에 퍼 넣거나, 그에게 욕을 하거나, 햇살 아래 입이 타도록 그냥 앉혀 놓거나, 추운데 밖에 오래 앉혀 놓고 관심을 갖지 않거나 하는 일이 잦아서 정말 가기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돌봐 주는 사람들이 성적으로 가지고 놀거나 하는 일도 있었지만, 마틴(Martin)으로서는 아무 저항도 못하고 그저 당해야 했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마틴(Martin)이 예전의 건강했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랬겠지만, 정작 그는 정상적인 삶을 살았던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조아나(Joanna)와 결혼하려고 준비하면서,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레고 블럭이며 챙겨줘도 아무런 느낌이 없고, 정작 아픈 자신을 정성스레 돌봐준 가족들의 희생과 헌신에 눈물을 펑펑 흘릴 뿐입니다. 

가족들은 그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긴 했지만, 의지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조아나(Joanna)는 뭐든 혼자 하려고 시도해 보기를 적극 권장하고, 실수로 온통 어지럽혀 놔도 거의 화내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그의 삶이 어찌 될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책이 마틴(Martin)의 결혼으로 마무리 되다보니, 마치 픽션 같고, 그 중에서도 동화책에 나오는 결혼해서 그 후로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로 끝나는 이야기 같지만, 책에는 그 말은 생략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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