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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The Wednesday Wars by Gary D. Schmidt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9. 23.

이 서평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스포일러를 싫어해서, 아주 미미하게 줄거리가 들어가 있기에 책에 대한 소개를 읽고 나중에 직접 읽으시는 데에는 크게 저해되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그런 것도 없이 읽는 게 더 재밌기 때문에, 사소한 스포일러도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읽지 않고 직접 책을 읽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 아마존에서 할인한다고 할 때 샀습니다. 왜 샀냐면 나중에 애 읽힌다고 샀는데, 엄마인 제가 먼저 읽었습니다. 실은 제가 읽고 싶어서 살까 말까 마음 콩닥이던 책인데, 애 핑계대고 덜컥 사 버린 책입니다. 어찌됐든 간에 읽고 나서 보니, 참 잘 산 것 같습니다. 제 돈 다 주고 샀다고 해도 괜찮았을 책입니다. 원래 이 책에 대해서 평도 좋은 것 같고, 많이들 읽는 데다가 뉴베리 은상에 빛나는 책이라서 더 읽어야지 하고 마음 먹었던 책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5년의 어느 날 다 읽었습니다.

제가 산 책의 표지입니다.

그렇게 야심차게 읽기 시작했지만, 막상 첫 chapter를 읽을 때는, 이게 뭔 소린가 싶고 머리가 혼돈이 왔던 책이기도 합니다. 제목이 wars(전쟁들)이지만, 책상 그림이 있어서 학교 얘기가 나오려니 하는 것은 이미 짐작했던 바입니다만, 갑작스레 예상치 못했던 종교 문제가 대두되고, 그 관련 단어가 익숙치 않았던 저로서는 엄청난 혼란이었습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으면서도, chapter 1은 재독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읽다가, 결국 재독하면서 chapter 1의 아주 맨 앞부분에 헷갈리는 부분을 종이에 정리해 놓고 읽기 시작하자 한층 혼란이 덜해졌습니다. 그 내용은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안 읽으신 분들이 보면 마음이 심란할 겁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early Sat. North temple Beth-El
late Sat. South Saint Adelbert's
my family. Saint Andrew Presbyterian Church. -Sat morning(pastor mcClellan)
Sun afternoon : Full baseball
Ben Cummings, Ian MacAlister(Presbyterian friend) - move.

제가 읽으면서 한, 어마어마하게 두서없는 메모지만, 앞부분 설정에 대해서 이해하는 데 저한테는 엄청난 도움이 됐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나중에 읽으실 분들한테도 저런 메모는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서 여기 예시로 남깁니다. 아마 본인이 직접 저런 메모를 하시면서 챕터 1을 읽으시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오디오북이나 하드커버 표지가 이런 책으로 나옵니다.

앞부분에서 주인공인 폴링(Polling)의 느낌에 무척 사악한 베이커(Baker)선생님이었지만, 결국에는 Polling에게 좋은 일도 많이 해 줍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한 챕터가 한달치로 구성돼 있는데, 첫달인가 두 번째 달인가는 그냥 지나갔던 것 같고(읽었는데 읽으면서 내용을 잊어버리는 증세가 있기도 하고, 나중에 있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에 비하면 좀 사소하고 하찮게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한달에 하나씩 세익스피어 작품을 Holling이 Baker 선생님과 읽으면서 진행됩니다. 

세익스피어 작품 이야기와,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맞물려 돌아간달까요? 그렇게 전개됩니다. 그런데, 일부러 작가가 세익스피어의 작품과 Polling이 겪는 일을 기가막히게 잘 맞춰서 썼습니다. 그래서, 그거 보면서 읽는 맛이 있습니다. 글 자체가 유머가 있고, 생각할 꺼리도 좀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어떻게 이렇게 썼나 싶었더니, 작가가 대학교수입니다. 그것도 대학에서 세익스피어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교수인 겁니다. 

아무래도 세익스피어를 꽤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연구해 보고 그것을 또 사춘기 감성까지 덧입혀서 글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였겠지만, 그래서 더욱 더 잘 짜여진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나올 수가 없는 명작이 탄생한 거다 싶은 게 바로 이 책인 겁니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작품이 뉴베리 금상이 아니고 은상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맨 마지막 챕터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캠핑 한 판으로 뭔가 1년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작가가 잘 이야길 끌고 나가다가 뭔가, 독자들에게 짠 하고 거창한 교훈을 주고 싶었던 것 같긴 한데, 중간에 물 흐르듯이 흘러가던 줄거리가 좀 물이 나오는 데도 불구하고 어딘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고이거나 막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여튼, 제 느낌은 그랬습니다.

전반적으로 잘 짜여진 이야기를 하나 읽은 뒤라, 맨 앞부분의 혼란과, 맨 마지막 챕터의 약간 지루하달까 늘어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다 읽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 책입니다.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그게 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괜찮았습니다. 

읽다가 앞부분에서 이해가 잘 안 가서 약간 눈물이 날 것 같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먼저 읽으신 분들이 다 좋은 책이라고도 하시고, 어떤 분은 그냥 그 부분만 지나가면 된다고 그냥 막 읽으라셨습니다. 그렇게 많이 어려웠던 부분 넘기고 나니, 나름 잘 넘어가는 페이지 터너가 되었던 책이라서, 이 책 도전하시는 분들에게는 어려워도 이겨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대학 교수님이 쓴 책이라서, 청소년용 책이어도 쉽게 쓰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사춘기 남자 아이의 심리도 잘 묘사해 준 부분들이 있어서 더 신나고 재미나고 유머러스하기도 하면서 종교나 고전문학에 대한 것, 표절 문제에 대한 것 등 생각할 꺼리도 많이 던져 주는 책이었습니다.

책 두께는 264쪽 정도라고 합니다. 판형에 따라서는 298페이지 정도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읽어보면 300페이지 정도 되는 정도의 글자 분량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 이북으로 읽었을 때 느낌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냥 300페이지 정도의 일반적인 소설책 정도의 분량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챕터는 10개입니다. 한 챕터가 그냥 한 달입니다. 학기 시작하는 9월인 September로 시작해서 October(10월), November(11월) 그렇게 챕터가 구분됩니다. 

그래서 한 챕터가 굉장히 길다고 보시면 됩니다.그렇다고 끊어읽기가 힘드냐? 딱히 그런 건 아닌 게 단락 구분이 챕터 내에서도 되기 때문에 끊어읽을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늘 그렇게 짤막하게 끊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좀 길게 이어져서 끊어읽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숨이 짧은 분들이나 시간이 없어서 짤막하게 끊어서 읽으셔야 하는 분들한테는 비추천입니다.

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좀 개인적으로 어린이 책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007년에 첫 출간됐습니다. 좀 어렵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앞부분이 복병처럼 숨어 있는, 아니 복병이 아니라 보초병처럼 떡 하니 앞에 서 있지만, 작품성과 재미를 겸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뉴베리 은상 뿐 아니라, 다른 문학상에 최종심까지 갔거나, 상을 탄 이력도 있어서 당연히 한글 번역판이 나와 있습니다. 

표지는 따로 그린 것 같은데, 청소년용 도서라기보다는 좀 어린이용 도서 표지 같이 그린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2017년에 번역된 이래로 절판되지 않고 아직도 신선한 새 번역판 책을 구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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