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의 ‘Alchemist’를 읽고, 이 작가다 싶은 생각에 할인할 때 몇 권 사 뒀던 책들 중 하나입니다. ‘Alchemist’는 너무 감동적이었지만, 그 뒤에 읽은 책 한 권이 괜찮은 책이다 싶긴 한데, 큰 감동을 주지 못해서 더 읽지 않다가, 바로 이 책을 읽으려고 하다가 말았습니다.
그때가 우울증이 굉장히 심할 때였는데, 몇 줄 읽다가 그냥 너무 우울해질 것 같아서 덮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 책을 읽고 우울증이 도질까 봐서 다른 책을 읽을까 하다가, 최근에 우울증이 거의 없어진 것 같아서,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파울로 코엘료는 남미의 작가이고, 영어로 그의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번역본은 읽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읽기가 대체로 쉬웠습니다. 어, 물론 이 책도 그렇고 중간에 번역이 잘못된 건지, 내 영어가 잘못된 건지, 아니면 내 두뇌구조가 잘못된 건지 뭔가 싶은 문장이 몇 개 있었지만, 큰 맥락에서는 대충 이해하고 넘어갈 만해서 그냥 휙휙 넘기며 읽었습니다. 결론은 별로 우울증 더 심해지지 않고 읽었다 그것이었습니다.
앞부분 읽으면서 잘 넘어갔습니다. 책 앞부분은 보통 잘 안 넘어가는 편인데, 이 책은 참 잘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뭔가 문장이 단조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잘 읽히니까 읽을 만 했습니다. 중반 정도 오면 굉장히 재밌어집니다. 물론, 읽으면서 중반 가기 전에 뭔가 결론이 대충 어떻게 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Alchemist도 그렇지만, 이것보다 먼저 읽었던, ‘삐에뜨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인가 그 책도 그렇고(영어로 읽었는데, 제목 치다가 뭔가 오타를 낼 것 같아서....), 다른 책에서 작가 후기 그런 거 읽어봤을 때의 작가의 성향이 읽혔기 때문입니다.
이건 뉴베리북이 아니지만, 거의 모든 뉴베리북이 아이들이 읽는 책이기 때문에 아무리 앞부분이 험하게 나와도 결론에 가서는 대부분 잘 풀리고 해피 엔딩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파울로 코엘료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글을 쓰고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결론은 해피 엔딩일 것이다 그런 심증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그리고 결말은 예상대로네요.
그래서 별로였냐 하면, 괜찮았습니다. 영어 못하는 우리 애들 이거 한글판을 빌려다가 읽혀야지 하는 생각 들었습니다. 교훈이랄까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사춘기 애들한테 읽히고 싶을 만큼이나요. 근데, 뭔가 1% 부족한 이 느낌은 잘 모르겠습니다. 박진감이 없어서인가, 뭔가 맥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좋은데, 뭔가 빤한 것 같은 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전체적으로 문장이 많이 안 어려워서, 뉴베리 초급이나 중급 읽으시는 분들 도전해 보셔도 괜찮을 듯합니다. 챕터는 무려 29개나 됩니다. 책 두께가 굿리즈 기준 210페이지이니까 좀 짧은 편이네요. 그런데도 챕터가 29개이니만치 한 챕터가 짧은 편이라서,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도 크게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단, 가끔 약간 긴 듯한 챕터가 가끔 나옵니다. 아주 챕터북 읽다가, 읽으시면 많이 부담스러울 것 같고, 뉴베리 10권 좀 두께감 비슷한 수준인 거 읽으시고 읽으면 무난하게 읽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갑자기 masterbation 이야기가 나와서 좀 사춘기 아이들에게 별로일까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합니다. 자살이라는 주제는 차라리 결말이 선해서 문제가 안 될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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