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산 이유는, 뉴베리 아너상(뉴베리 금상은 못 탔고 노미네이트 된 책들을 보통 그렇게 얘기하다고 알고 있습니다.)을 탄 책이기 때문입니다. 속칭, 뉴베리 은딱지 라고도 합니다. 보시다시피 표지에 Newberry Honor book이라고 씌여 있는 은메달 같은 게 붙어 있어서 그렇게들 이야기합니다.
그 외에도 이 책은 Stonewall book Award(뭔지 모르겠지만, 책에 관련된 상)을 받았고, National Book Award Finalist(상은 못 받았지만, 상 받을 후보의 맨 마지막 단계에까지 올라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무척이나 기대를 했던 책입니다. 물론 기대만 했다면 더 늦게 샀겠지만 할인까지 해서 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이런 내용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제가 이 책을 샀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안 사고 다른 책 읽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을 것을 후회하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에 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할 거냐? 당연히 한 번 읽어보라고 할 겁니다. 읽을 만한 가치는 있었지만, 내가 꼭 읽고 싶은 내용도 아니었고, 내가 지향하는 바도 아니었고, 굳이 꼭 이런 걸 읽어야 할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뭐 이런 내용도 읽어봐야 할 가치가 있지, 이런 것에 대한 생각도 한 번 해 봐야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잘 모르고 읽었던 책의 앞부분 전개 과정은 굉장히 흥미로왔습니다. 3분의 2쯤 넘어간 뒤에 좀 약간 빤해지기는 했지만, 설마 하는 마음으로 계속 읽었고, 약간 실망은 했지만 그래도 세상에 이런 책 한 권은 있어야지 싶은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작가에 대해서 책에 나온 건 대충 다 읽었습니다. 작가 자신도 Bug처럼 태어났고, 살아온 사람이었나 봅니다. 이 책 말고도 쓴 책들이 많이 있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자기 자신과 같은 존재에 대한 책은 세월이 좀 흐른 뒤에 쓸 수 있는 용기와 내공이 생긴 것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Bug과 같은 사람들, 성소수자들을 잘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잘 꾸미지도 못하고, 꾸미는 데에 전혀 관심이 없는 여자라면 어? 나랑 비슷한데 하는 생각을 더 많이 가지고 읽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Bug이 나랑 비슷하게 단장하는 것을 좀 귀찮아 하고, 선머슴아 같은 여자 아이인 것 같아서 나름 감정이입도 좀 하면서 몰입해서 읽었는데, 끝으로 갈수록, “꼭 그래야만 했니?”라는 의문만 느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한테는 이런 결말보다 그냥 ‘flipped’에서처럼, 사춘기 소년 소녀가 사귀는 이야기였으면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Bug이 성소수자로서 커밍아웃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여자애지만 털털한 아이로서 Griffin이라는 남자애를 만나서 그냥 사귀게 되거나 뭐 그랬으면 좋겠기만 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너무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안 읽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버전으로는, 이 책은 귀신도 나오고 약간 무섭지만, 슬픈 이야기라고 하라고 했고, 읽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버전으로는 더 자유롭게 막 이야기 하는 것을 추천했는데, 스포일러 덜 되게 쓰기 참 어려운 책입니다. 스포일러가 없어야 재미난 책이구요. 나름 좋은 책이었습니다. 상 탈만 했네 싶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들에게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친절하지도, 열렬한 환대를 보내주진 않을 겁니다.
이 책은 224페이지 정도의 책인데, 프롤로그도 있고 에필로그도 있고 그 사이에 챕터가 21개가 있습니다. 아주 짧은 챕터와 약간 길이가 된다 싶은 챕터가 있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길이가 좀 길다 싶은 챕터도 많이 길지 않습니다. 그래서 읽는 숨이 짧은 분들도 도전하실 만합니다. 문장이나 단어도 그닥 어렵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 책이 영어덜트(Young-adult : 사춘기 정도의 나이) 도서로 구분돼 있는데, 내용 자체가 성소수자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어서 읽기가 쉬워도 고등학생 정도 이상의 나이가 된 경우에 읽는 게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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