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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River Boy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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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읽을지 몰라서, 영어로 책 어지간히 많이 읽으신 분들도 고전(苦戰)하면서 읽는다는 고전(古典)3권 읽고, 중상급이고 권에 따라서는 벽돌책인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은 뒤였습니다. 그제서야 River Boy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영어덜트(Young-adult:사춘기 청소년) 책이라서 좀 빨리 읽혔던 책입니다.

굿리즈나 아마존에 가 보면 페이퍼백이 160페이지라도 나와 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가장 두꺼운 5권은 무려 952 페이지이고, 가장 짧은 1권도 324페이지인 것에 비하면, ! 얼마나 자비로운 페이지수인가요?

표지는 판형 따라서 다르긴 한데, 제가 본 건 이거였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고전, Sense and Sensibility를 읽고 금방 이 책을 다 읽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본격적으로 영어로 쓰여진 책들을 시작하고 나서 고작 고전을 두 권 읽은 이래로,(고전 한 권과 해리포터 시리즈는 본격적인 시작 전에 읽었습니다.) 이 얇은 River Boy를 읽는 데까지는 두 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River Boy라는, 160페이지의 청소년 책을 그렇게 오래 읽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집에 사놓은 펭귄 고전판에서 이 책 찔끔 읽다가 어려워서 포기하고, 저 책 조금 읽다가 내려놓고, 또 다른 책도 다시 시작했다가 덮어버리면서 한 달 넘게 어느 책을 읽을지 몰라서 그저 지체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다가 무턱대고 인터넷 서점에서 외서 코너 베스트셀러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나름 큰 맘 먹고 돈을 들여서 책을 사들이게 된 겁니다. 그전까지는 집에 있는 책을 읽어보고자 해서 펭귄판 고전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만 본 거였거든요. 그때 산 책 중에서 그나마 좀 얇고 만만해 보이는 책으로 선택해서 읽은 게 이 책, River Boy입니다.

제가 River Boy를 빨리 읽었다고 말하지만, 그건 솔직히 말하면 사실이 아닙니다. 빨리 읽었다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고, 정확히 말하자면 앞서 읽었던 책들에 비해서 빨리 읽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해서는 결말이 왜 이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원서 읽기 카페에 가거나 한 적도 없어서 다른 사람들과 읽은 책에 대한 교류도 한 적이 없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왜 유명한 지도 모르고 투덜댔던 겁니다.

이 책은, 해리포터를 제치고 1997년 영국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었던 2008년 당시에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이 책을 산 것도 맞지만, 이 책이 상 받은 책이기 때문에 산 것도 맞습니다. 이것 말고도 베스트셀러에는 수많은 책들이 있었고, 내 돈은 한정돼 있어서, 그 중에서 골라야 했으니까요. 이 책은 굉장히 서정적인 책이고, 상을 탈 만큼 뜻 깊은 책입니다.

그러나, 영어로 책을 읽은 경험이 미천했던 저로서는 문체를 느끼거나, 작가가 하고 있는 말들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감동을 느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뭣 모르고 읽었던 많은 책들은 재독하면 느낌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때 제대로 안 읽은 것 같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책도 내가 읽은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문자는 읽었지만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그저 줄거리로만 파악했던 책으로서, 뭔가 다시 나중에 다른 분들의 서평을 읽으면서 새롭게 다가오는 내용이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너무 초급이신 분이 읽기에는 힘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아픈 할아버지가 병원에 가는 대신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려야 겠다면서, 고향 마을로 가족들을 억지로 끌고 여행을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의 죽음을 통해서 손녀인 제스(Jess)가 성장하는 일종의 성장소설입니다.

할아버지가 그림을 그리는 와중에 제스는 강가에서 수영을 합니다. 그런 제스에게 한 소년이 나타납니다. 소년과 제스가 강을 타고 수영을 해서,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까지 갑니다. 그리고 소년이 사라지고, 제스는 소년을 잃은 상실감을 느낍니다. 

강가에서 만났던 소년을 할아버지의 젊은 모습이라고 말하는 서평을 많이 읽었고, 강이라는 것이 흘러가는 인생과 같은 것인데,  강에서 바다까지 같이 간다는 것 자체가 할아버지의 인생 여정을 그녀가 함께 해 주는 것과 같은 거였다고 합니다. 무척 서정적인 내용이었던 겁니다.

근데, 저는 단어도 모르는 게 좀 많아서 계속 찾으면서 읽었습니다. 그런 데에 정신 팔려서 이런 깊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줄거리만 쫓아갔던 겁니다. 아, 이 할아버지가 왜 이렇게 고집을 피우시나! 뜬금없이 왜 소년을 강에서 만나나, 갑자기 왜 강에서 바다까지 수영을 가나! 

그런 것들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원래 직관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잘 이해하고 파악해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한글로 읽었다고 해도 이 책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영어도 짧은 때에 영어로 단어 찾아가면서 읽으니, 그냥 줄거리를 대충 이해했을 뿐이었던 겁니다.

결국 모두가 감동받았다는 이 책에서 아무런 느낌도 못 받고 왜 갑자기 이렇게 끝나나 했던 책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원서 읽기 카페에서 다른 분들이 읽으면서 후기나 서평 쓴 것들을 보면서, 나중에 머리를 한대 맞은 것처럼 느껴지는 게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은 얇고 읽기에 크게 어렵지 않은 책이랄 수 있지만, 뉴베리 수상작 수준의 영어책을 10권 이상 읽고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초급용인 듯 초급용이 아닌 그런 책이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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