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저 아무 이유도 없이, 스펀지밥이 네모낳다고 원래 싫어했었습니다.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한다고 하신 어른들 말씀 때문에 그 네모난 스펀지밥이 싫었던 걸까요? 네모나도 책은 좋아했는데 왜 싫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중 스펀지밥 동영상을 영어로 보고 좋아하게 되면서, 사람도 캐릭터도 외모 보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되는구나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도서관에 책이 있어서 스펀지밥 챕터북까지 보게 됐습니다. 그림도 많고 글발수도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단어는 조금 어렵게 느껴졌는데, Spongebob chapterbook의 특징은, 뒤쪽에 영영사전식으로 단어를 설명해 놓은 것이 있 는 겁니다. 이게 기존의 영영사전이나 영한사전하고 다르게 느껴진 게, 사전에 나오는대로 설명을 해 놨다기보다는 Spongebob을 읽는 대상이 애들이라는 전제 하에서, 조금 두리뭉실하기는 하지만, 해당되는 단어나 숙어를 쉽게 설명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영영사전 보는 게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데, 이 책에서 좀 특이하게 씌여진 단어/숙어들을 이렇게 정리해 준 게 정말 공부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돼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 책의 오디오북이 좀 빨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특별히 이상하게 읽는다거나 하는 것 없이 또박또박 읽지만, 좀 속도만 빨랐습니다. 오디오북과 함께 읽으면 잠시 멈춰놓게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성우 아저씨가 참 흉내를 잘 냅니다. 만화 스펀지밥 목소리와 비슷한(같은 사람인지는 장담 못하겠어서요.) 목소리의 성우 아저씬데, 스펀지밥의 친구인 Patrick(한글판에서는 이름이 뭔지 제가 몰라요.) 이나 이웃인 Squidward의 목소리도 곧잘 비슷하게 흉내내서 듣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감정도 잘 실어서 하고요.
단지, Sandy의 목소리는 아무래도 남자라서 좀 잘 흉내내지 못합니다. 그래, 제 생각에는 반복해서 읽은 뒤에 읽는 속도를 키운 다음에 오디오북을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디오북이 좀 속도가 빠르니까요. 그만큼 개인적으로 이 책의 오디오북을 놓치긴 아깝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영상 만화 스펀지밥에 비해서 챕터북은 엄청 재미나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화에서는 스펀지밥과 그 주변 인물들의 과장된 제스쳐들이 때론 신나고 흥분되게 하지만, 목소리 모사가 잘 됐다고 해도 딱히 그런 것 없이 읽으니 뭔가가 좀 빠진 것처럼 밍숭밍숭하고 그래요.
아무리 성우아저씨가 열심히 읽어도 글자만 가지고 그 내용을 다 머릿속에 그려내는 것도 힘들고, 원래 만화를 책으로 옮겨놓아서인지 조금 모자르게 느껴집니다.
만화를 재밌게 봤고, 한때는 싫어했지만 이제는 좋아하게 된 캐릭터라서 읽는 데에는 그다지 힘들이진 않았습니다만, 확실히 만화 동영상이 훨씬 더 낫습니다. 그러나, 스펀지밥 만화에서도 그렇고, 챕터북에서도 그렇고 쓰여지는 단어들의 수준은 여느 챕터북보다 좀 높은 것 같습니다.
어릴 때, 누가 애 취급하면 참 싫었던 기억이 나는데 스펀지밥의 만화나 챕터북의 줄거리, 단어를 보면 애들 읽는 책이라고 단어선정이라던가 줄거리를 유치하게 잡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더 스펀지밥이 만화가 인기를 끄는 것 같고, 챕터북도 그런 맥락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챕터북은 한 작가가 계속 시리즈를 집필하는 데 반해서, 스펀지밥은 책마다 작가가 다릅니다. 때문에 스펀지밥과 주변 인물들의 성격도 기본적으로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마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래서 새롭게 느껴져서 덜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스펀지밥 picture book도 있었습니다. 스펀지밥은, 만화, picture book, 그리고 chapter book까지 연계해서 읽히고 들려주고 하는 게 영어 학습의 측면에서 아주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학습자의 취향에 맞는다는 가정 하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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