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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non-fiction)

[서평] Orange Is the New Black by Piper Kerma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5. 17.

이 서평은 스포일러가 작렬하는 것 같으니, 책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책이 아마존에서 할인을 하길래 샀던 걸로 기억납니다. 언제 읽나 싶었더니, 작년에 읽었네요. 넷플릭스에 이 책을 토대로 만든 시리즈가 떠 있었습니다. 그걸 보기 전에는 이 책을 내가 샀지 하는 개념도 없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읽게 됐지, 안 그랬으면 더 늦게 읽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실제 작가가 겪었던 일을 쓴 것이라고 합니다.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도 이름을 가명으로 바꾸고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서 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려고 애썼고, 내 이름 말해도 돼 라고 한 두 명만 실제 이름이 씌였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더 읽고 싶었던 책이었지만, 소설이 아니란 점에서 다이나믹한 점은 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재가 특이해서도 그렇고 실제 있었던 일 치고는 꽤 재밌는 부분도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가 나온 이후에는 대부분 표지가 넷플릭스 드라마판과 관련된 표지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일들을 하면서 뜨문 뜨문 읽었던 책이라서 정리는 잘 안 되지만, 대략 책의 내용은 Piper Kerman이라는 여성이 대학을 갓 졸업하고 뭘 할지 모르던 상태에서, 돈 펑펑 쓰고 자유롭게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다니는 Nora라는 친구를 우연히 모임에서 만나고 그녀에게 매혹되어서, 그녀의 제안에 따라서 같이 다니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저 하는 일 없이 Nora와 함께 여행 다니고 즐겁게 지내는데, 곧 눈치를 채게 됩니다. 

Nora가 전세계를 돌면서 마약을 팔고 사는 것을 중개해 주면서 돈을 벌어서 그렇게 호화롭고 여유롭게 지내는 거라는 것을요. 그리고 Piper도 곧 마약을 살 돈을 나르는 일을 맡아서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렇게 지내는 것에 대해서 회의를 품고, Nora와 곧 헤어집니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다행히도 Piper를 좋게 생각해 주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고, 곧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일에 매진하게 됩니다. 

결국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았고, 믿음직한 남자친구인 Larry도 사귀게 되었는데, 문제는 이 즈음에 Nora와 Nora의 윗선인 마약왕이 해외에서 잡히면서, Piper도 마약 사범으로 걸리게 됩니다. 30개월의 형을 받고 감옥에 가게 생겼는데, 갑자기 마약왕의 재판에 Piper가 증인으로 서는 것을 정부가 원했습니다. 그런데, 정부측에서는 Piper가 감옥에 들어간 뒤가 아니라 사복을 입은 일반인 신분으로 증인이 되는 것을 선호해서, 형의 집행이 연기됩니다. 그런데, 그 연기가 무려 5년이나 지속됐습니다. 

기다림도 무색하게, 마약왕은 수년 동안 송환되지 않고 잡힌 곳에서 질질 시간만 끌다가, 뇌물 먹이고 풀려났습니다. Piper는 그제서야 형을 살도록 다시 재판에 가게 됐습니다. 수많은 친구들과 가족들이 탄원서를 쓰고, Piper도 반성문 쓰고, 아주 보수적여 보이게 얌전한 옷을 구해서 입고 재판에 나가서, 결국 30개월 형에서 15개월 형으로 형이 줄고, 그나마 모범수가 되면 2개월 더 줄여서 13개월 형을 받게 됩니다. 그렇지만, 결국 감옥에 갑니다. 그리고 그녀는 수감되는 날 잡혀 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감옥에 출두하게 됩니다. 

다행히도 Piper가 수감된 감옥이 폭력범들이 있는 곳이 아니고, 대부분 마약사범들이 있는 곳이라는 점, 그리고 그녀가 흑인이 아니라 백인이라는 점은 감옥생활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우선, 사람들 자체가 감옥에 있으면서 마약을 끊은 상태이거나, 단순하게 마약을 거래해서 돈을 버는 일을 했던 사람들이라서, 일상생활을 할 때는 순하고 별 문제 없는 경우가 많았고, Piper가 처음에 감옥에 맡겨 놓은 돈을 쓸 수가 없어서 간수한테 가서 전화할 때도 파란 눈의 금발을 한 백인이라는 점은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Piper는 덴버리 여죄수 감옥에 들어갔는데, 처음 들어간 방에서는 침대 정리하는 것도 다른 동료 죄수들이 해 줬습니다. 왜냐하면, 간수들이 검사할 때 빨리 넘어가야지 점호도 빠르고 밥도 빨리 먹으러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옥에 처음 적응하면서, Piper는 많이 힘들었지만, 백인이라서 그랬던지 서류 처리가 금방 돼서, 밖에서 입금해 준 돈 쓰는 것도 빨리 쓸 수 있게 됐고, 부모님과 Larry도 주말에 시간 나는대로 면회를 와 줘서 힘이 되어 줬습니다. 

비록 외부 사람들을 만난 뒤에는 홀딱 벗고 쪼그려 앉았다가 뛰면서, 뭔가 불법적인 물건을 훔쳐 들어오지 않나 몸검사를 받아야 했지만요. 대부분의 죄수들은 면회를 받았지만, 더러는 감옥에 있는 모습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전혀 면회를 안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감방을 중간에 옮기게 된 Piper는 나탈리라는 나이 지긋한 죄수와 같이 지내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정신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녀가 Piper의 감방 생활 막판에 나간 다음에는 잠시 방황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마음 맞는 다른 사람 옆으로 이동해서 생활했습니다. 

감방에서 일을 하는 것을 신청할 수 있었는데, 주로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일로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이 있었습니다. Piper도 그 일을 하고 싶었지만, 그 일을 하려면 감방에 들어가 있는 기간이 좀 더 길어야 돼서 그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판에 그 일을 하는 죄수 곁에서 있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옥에서 처음에 파이프나 전선 같은 거 돌보는 일을 하러 갔는데, 거기 사장이 너무 성격이 안 좋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힘들어 하니까, 다른 죄수가 자신이 있는 건설업 분야가 사장이 성격이 좋다고 하면서, 자리가 하나 생겼으니까 옮기라고 합니다. 

건설업 사장은 Piper를 받을 마음이 있지마는, 원래 일하던 작업장 사장이 계속 데리고 있으면서 괴롭히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Piper가 윗선에 연결이 돼서 옮기게 됩니다. 원래 하던 일보다는 몸이 더 힘든 일들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해서 너무 좋습니다. 

먼저 감옥에서 출소하는 사람들을 보면은, 이 감방 생활이 언제 끝나나 싶다가도 결국 저렇게 나가는 사람 있으니, 내가 나갈 날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면서, Piper도 희망이 생깁니다. 그러다 의지하던 나탈리도 나가고, 마음 안정되게 해 주던 요가 자넷도 나가고, 운동장 돌면서 안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동장 돌 수 있는 시간도 제한하고 하니깐, 감방 생활이 더 힘들어 집니다. 

그 무렵, 그래도 얼마 안 남았나 싶어서 하루하루 견디고 있는데, Piper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것은, Nora와 함께 마약을 다루던 사람이 잡혔는데, 그의 재판에 Piper도 가서 증언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를 Piper는 본 적도 없는데 말이죠. 감옥에서 나가기 전에 적응하는 집에 가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로 Con air(the Justice Prisoner and Alien Transportation System:죄수 비행기로 옮기는 미국 내의 시스템)를 타게 됩니다. 여러 죄수들을 한 데 굴비 엮듯이 엮어서 묶고는, 소변 보는 일도 함께 하게 하고, 탄 채로 밥도 함께 먹습니다. 

Piper는 그나마 덜 세게 묶였는데, 옆에 묶인 죄수는 너무 세게 묶어서 밥을 먹으려고 손을 못 들어서 Piper가 먹여줘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동해서 간 감옥에 나름 임시감방이라서 밥도 아주 질이 낮은 걸 줘서, 출소 전에 굶어 죽을 것 같습니다. 시간은 아주 많습니다. 일하러 나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댄버리 감옥에서 온 친구 두 명이 더 있어서, 함께 견뎌 나가고 있던 와중에, Piper 앞에 자신이 감옥에 가게 된 이유가 된 Nora와 그녀의 여동생이 나타납니다. 

처음에 Piper는 Nora에 대해서 적의를 감추지 않지만, 그녀의 여동생에게는 특별한 감정이 없습니다. 그리고 Piper가 자신에 대해서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Nora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입니다. Nora는 자신이 Piper를 경찰에 밀고하지 않았다고 말하는데, Piper는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댄버리 감옥에서 만났던 둘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아는 사람이라고는 Nora와 그 여동생 뿐일 때, Piper도 함께 이동하게 돼서, 정신병 환자인 죄수들이 많은 감방에 유일한 세 명의 멀쩡한 사람으로 들어가게 되자, Piper 속의 Nora에 대한 증오는 눈 녹듯 사라지고, 같은 감방 동료로서 서로 견디는 데에 도움을 주는 사이가 됩니다. 

그렇게 나름 화해 아닌 화해를 하고, Nora와 그 여동생하고 막판에 잘 지냅니다. 재판도 나름 정리되고, Nora와 여동생은 몇 년 더 형을 살아야 해서, con air로 다시 이동하는데, Piper는 곧 출소 예정이라 이동하지 않습니다. Nora는 의아해 하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 Nora가 나간 뒤에, 룸메이트로 들어온 친구는 Piper가 있던 댄버리 감옥으로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Piper는 이런 저런 정보를 주면서 거기 계속 있을 친구들에게 전할 말을 합니다. 

마침내, 출소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보통은 출소하는 날에는 아침에 연락이 오는데, 아무 연락이 없자, Piper는 진짜 감방에서 나가게 되나 믿기지 않고, 무척 초조해 집니다. 그렇지만, 오후가 되자 가방을 싸라고 하고, 이미 con air로 이동하면서 짐을 가지고 올 수도 없어서 다 주고 와서 거의 짐이 없어서 얼른 나갑니다.

같이 나가는 남자 죄수는 가족들이 입구부터 있었는데, Piper는 아무도 없어 보여서, 간수가 태워다 줄까 묻는데, 괜찮다고 하고 씩씩하게 걸어가 보니, 입구에 Larry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의 말미에 Piper는 미국의 재소자 관리에 대해서, 너무 비인간적이라고 합니다. 모든 인권을 빼앗긴 죄수와 그 죄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간수는 절대 최고 막강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나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나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일반 감옥보다도 더 나쁜 환경인, 시카고 MCC 같은 임시 감옥의 처우에 대해서 맹렬히 공격합니다. 

잠깐 있는 곳이라서, 일반 감방에 비해서 훨씬 안 좋은 환경인데도, 그것을 어떻게 고쳐볼 생각도 아무도 안 하고, 그냥 방치하고 있어서 더 그렇다고 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Piper는 미국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서 맹렬히 공격합니다. 아주 사소한 마약사범에 대해서도 선처는 없다면서 일반 다른 범죄보다 더 심한 형기를 때려 버리는데, Piper와 같이 사소한 과정에 개입된 경우에 때린 형기가 마약을 퇴치하는 데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될 리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마약은 마약을 파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마약을 찾는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한데, 감옥에 단순하게 가두는 게, 마약을 끊게 해 주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끊거나 재활하게 해 주는 프로그램이 감옥에서는 너무 빈약하며 거의 없다고 보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거라고 합니다. 

더불어, Piper는 감옥에서 나가면 돌아갈 가족과 직장이 있지만, 대다수의 마약 거래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경우, 다시 나가도 할 일이 마약 거래업밖에 할 수 있는 일도, 자신을 받아줄 수 있는 일도 없는 상황이라서, 결국 마약 사업에 종사해서 다시 감옥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합니다. 

사회의 낮은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결국 마약 거래에 손을 댈 수밖에 없어지는 것을 정부가 해결 안 하고, 그저 몇 년 형 세게 때리는 것으로만 해결하려고 드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고 방관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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