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 책을 종이책으로 사면서, 신을 안 믿어도 얼마나 영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책이라고 해서 샀고,
이 책의 이북을 사면서 종이책을 팔고는 언제 읽지 하다가 우연히, 이 책이 종교 때문에 전쟁이 있고, 나쁜 일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하는 어떤 블로그의 글을 읽고 큰 이유없이 그냥 이 책을 빨리 읽어야 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혼자 읽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책이기도 하고, 뭔가 꼭꼭 씹어 삼키듯이 잘 읽고 싶어서 결국 이 책의 북클럽을 열어서 읽었습니다.
아래 쪽에 약간의 스포일러는 존재합니다. 심하지는 않으니 읽으셔도 되고, 그것조차도 용납하기 싫으시면 그만 읽으시기 바랍니다.
책 자체의 시도는 아주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종교에 대해서 이렇게 까놓고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서요. 하지만, 처음이라서 어떻게 쓸 지는 리차드 도킨스 자신도 몰랐던 것 같고, 어디 무신론자 대표로 불려가서 이기고 지는 토론 하다가 왕창 깨져서 열 받았던 게 아직도 분이 삭지 않아서, 이성적으로 쓰기에는 좀 힘든 시기에 썼던 것 같습니다.
다분히 시어머니가 이 이야기 하다가, 중간에 다른 이야기 생각나면 하다가 하는 것을 듣는 느낌이었던 곳이 군데 군데 많았던 게, 책 자체가 덜 정렬된 상태로 그냥 마구 출판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주제로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데가 없는데 엄청 시니컬하게 까고 있는 리차드 도킨스가 대단하다 싶고 용감하구나 싶었고 존경스러워서 그냥 마음에 들었던 책입니다. 다만, 이 책을 쓴 사람과 Selfish Gene을 쓴 그 착하고 이성적이고 조심스러운 진화학자가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저자인 Richard Dawkins(리차드 도킨스)는 유신론자들의 모임에, 별 준비 없이 참여했다가 거기서 무신론자로서 엄청 까이는 경험을 합니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데, 그 이후로 이 책을 쓰려고 마음 먹고 쓰면서, 그 역시도 너무 감정적으로 자신을 깠던 유신론자들을, 그 유신론자들 못지 않게 감정적으로 까고 있는 겁니다.
그가 주로 공격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자신이 믿는 신을 경배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자신의 종교가 비난의 대상이 됐다고 느끼면 테러를 한다거나, (프랑스 돼지 콘테스트 장면에 대한 만화를 자신의 종교 지도라를 희화했다고 오해하고 테러한 사건이 책에 나옵니다.) 자신과 다른 종교와 전쟁을 불사하고 타협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종교적으로 신비한 현상이 생긴 것들에 대해서, 그 나름의 과학적으로 그것이 그렇게 신의 섭리가 있었던 사건들이 아니라고 대부분 설명을 잘 하지만, 아주 몇 가지 안 되는 일에 대해서는 설명을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리차드 도킨스의 노력에도 저는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도, 아직 그래도 신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믿음이 이 책으로 인해서 약간 흔들리고 있지만요.
이 분 책 몇 권 더 읽으면 뿌리채 뽑힐까요?
어쩌면 제가 유신론자라서 이 책이 더 불편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에게 막 혼나는 느낌이 들어서 읽으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쩔쩔 매게 됐던 책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주제로 책을 낸 리차드 도킨스의 용기와, 항상 난해한 그의 책을 읽으려고 시도한 용기에 모두 박수를 쳐 봅니다.
그래도 읽을 가치는 저에게는 있는 책이었습니다.
좀 아쉬운 점이 많은 책이었지만요.
이 책, 번역본도 있습니다.
번역본도 별 다섯개 만점에 별 내 게 반입니다.
어떻게 번역됐을 지 살짝 궁금하긴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찾아보진 않았습니다. 영어로 읽기 버거우시면 번역본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소설(non-fi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Your Best Life Now by Joel Osteen (14) | 2023.07.30 |
---|---|
[서평] The Life-Changing Magic of Tidying up: by Marie Kondo (42) | 2023.06.26 |
[서평] Killers of the Flower Moon: The Osage Murders and the Birth of the FBI by David Grann (34) | 2023.06.18 |
[서평] Eat, Pray, Love by Elizabeth Gilbert (33) | 2023.06.11 |
[서평] Until the End of Time by Grien Greene (28) | 2023.06.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