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ny K. Stein series 책을 그냥 딱 보면, 표지부터가 다른 챕터북하고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한 소녀가 부글부글 끓는 플라스크를 들고 보는 모습입니다. 보는 사람 기분 나쁘게 웃고 있는 포스부터 남다릅니다. 로봇도 나오고, 다크서클이 진하게 드리워진 그녀, Franny K. Stein의 눈에는 광기마저 서려 있어서 보는 이를 약간 겁나고 긴장하게 만듭니다.
이 Franny K Stein 시리즈는 챕터북 중에서 난이도가 조금 높은 것으로 흔히 분류가 되는 반면, 제가 읽어 보니 생각보다는 많이 쉬웠습니다. 문장이 길거나 복잡하지도 않고 한 챕터가 굉장히 짧기 때문에, 읽는 숨이 깊지 않아도 읽어낼 수가 있었고, 글발수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림도 꽤 자주 나오고요. 단, mad scientist라는 그 특성상 유전공학이라거나 로봇공학쪽의 용어가 간단한 수준에서지만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게다가 monster마저도 종종 나오면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자주 쓰지 않을 만한 단어들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게 평가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원서읽기에 조금만 익숙해졌다면 이 책을 읽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닙니다. 단어만 찾으면 문장이 다 쉽게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과학자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약간 이과적인 취향에 맞을 것 같은 책입니다. 그렇지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chapter book의 특성상, 과학에 바탕을 둔 상상력 속에서 과학적인 이론은 좀 두루뭉실하게 나와 있습니다. 만약에 정확한 과학적인 지식을 얻으려는 목적이라면 굳이 찾아서 읽을 만한 책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번뜩이는 idea와 독창성에 더 주목하게 되는 책입니다. 내용 자체가 독특하고, 주인공의 사고방식 역시 좀 특이해서, 다른 책에서 경험할 수 없고, 흔치 않은 재미를 더해 줍니다. 다음에 어떤 발상으로 Franny가 사고를 칠 지, 혹은 Franny가 키우는 애완동물이 Mad scientist의 조수로서 어떤 사고를 쳐서, Franny가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 지가 계속 궁금해져서 끝까지 읽게 되는 책입니다.
오디오북 역시, 그다지 빠르지 않고 학습용으로 듣기에 적당합니다. 너무 흥미진진해서 후다닥 읽어버린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읽은 뒤에 곧 다시 재독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솟는 책입니다. 총 7권의 짧은 시리즈물이라서, Marvin redpost와 마찬가지로 집에 소장하기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시리즈가 왜 이리 짧은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Horrid Henry가 공부 못하면서 사악한 사고를 쳐서 문제였다면, Franny는 완전 천재이자 살짝 미친 과학자로서 여러 가지 사고를 쳐서 문제입니다. 게다가 천재 과학자라는 특징상 사고의 스케일도 큽니다. 지구를 몇 번 들었다 놨다 하고, 멸망시킬 뻔했다가 구하고 그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든 일이 Franny의 손에서는 가능하고,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게 읽으면서 더 신나고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리고 Horrid Henry가 가끔 교훈적인 내용으로 끝맺음을 하는 반면, Franny는 과정은 난감하고 종횡무진하지만, 책들이 다 결말에 가서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끝맺음을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 책 읽힐 때는 고리타분하지만 이렇게 교훈적인 내용이 있었으면 하게 되니까요. 이러한 Franny K. Stetin 시리즈의 특성상,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거부감 없이 모든 내용이 받아들여질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공부를 못한 Horrid Henry와는 달리, 천재적인 과학자의 격에 맞게 특별히 스펠링이 틀리거나 정확하지 못한 영어 표현은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때문에 학습용으로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실제로 아이를 읽혀 보려고 했을 때 단어 때문에 너무 힘들어 했던 기억은 납니다.
만약에 읽는데 단어가 좀 어려워서 너무 힘들다면, 다른 책을 좀 더 읽고 도전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쉬운 책으로 내공이 쌓이면, 안 읽히던 책도 쉽게 넘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이 책이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굉장히 재미난 책이어서, 챕터북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과학자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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