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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Children)

[서평] Celia and the Fairies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9. 5.

10년 동안 원고를 들고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거절당했던 작가가 있습니다. 그 작가는 결국 자가출판을 통해서 등단했습니다. 그런 그 작가의 따뜻한 소설에 감동받은 독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작품이 전해지며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200만부 넘게 팔렸습니다.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고, 그 작가의 책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 중에서 할인하는 게 있기에 사다 보게 됐습니다.

이 작가, 캐런 매퀘스천(Karen McQuestion)의 책 중에서  국내에 번역된 저서로는 ‘집으로 가는 먼 길(Long way home)’과 ‘헬로우 러브(Hello Love)’가 있는데, 모두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책이라는 리뷰가 많은 책들입니다. 근데, 그 책 원서는 못 구하고 할인하는데 좀 더 덜 알려진 책을 사서 읽은 겁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이 책. ‘Celia and the Fairies’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좀 재밌었다 그 정도입니다. 아래는 약간 스포일러의 양념이 섞인 서평입니다. 줄거리는 너무 다 알면 빤해서 적지 않았습니다. 궁금하시면 댓글로 문의하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저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샀던 점도 있습니다. 할인도 했지만요.

제목에서 보듯이 요정과 소녀가 나오는 책입니다. 요정이 실제로 존재한다거나 만난다거나 하는 환타지 이야기가 대세지만, 이 이야기는 뭔가 요즘 많이 나오는 이야기들과 결이 살짝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시작이 할머니 이야기부터 나오는 것은 좀 전형적인 옛이야기 포스를 느껴지게 합니다.

할머니와 애착관계가 깊은 손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게, 시작부터 마음을 훈훈하게 했습니다. 게다가 요정 이야기를 하는 할머니라는 설정이 옛이야기를 해 주는 할머니라는 전통적인 우리의 이야기들과 비슷하게 느껴져서 더 친근감을 들었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에 나오는 요정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흥미로왔습니다.

일상과 마법의 세계 이야기가 섞이는 이야기는 해리포터 시리즈나, 드룬의 비밀 시리즈, 혹은 스파이더윅 시리즈랑 비슷한 느낌이라서 이미 이런 류의 책을 읽어본 독자 입장에서 더 기대가 됐던 책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이런 책들이 요정이나 환타지 세계를 다루고 있는 책들은 너무 깊고 어렵게 다루고 있어서, 이미 이런 류의 이야기에 익숙한 사람들 이외에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요정의 이야기를 가볍게 다루고 있어서, 환타지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싶습니다. 신데렐라의 요정대모처럼 일을 다 해결해 주고, 왕자가 찾아올 때까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인공이 친구의 도움을 빌어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직접 용기를 내서 문제를 풀어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주인공이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성장소설입니다. 

셀리아와 요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현실에서 셀리아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장난감 회사에 당면한 문제가 같이 다뤄지고 있어서, 이야기가 단조롭지 않아서 좋습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복잡하지도 않게 이야기가 전개 돼서, 읽어볼 만합니다. 로얄드 달의 책에서는 선과 악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전통적인 옛이야기에서도 흥부놀부나, 콩쥐팥쥐에서처럼 권선징악적인 이야기가 어린이 도서에서는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악인도 그렇게 된 연원이 있고, 그 사람에게도 착하게 살고 싶고, 화해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속에 원래 존재하고 있다는 믿음이 전제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우는 진실한 마법이 있으면, 세상이 더 근사해 질 수 있다는 책의 주제가 마음에 여운을 남깁니다.

세상에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을 끼쳐야 하겠다는 요정들과 주인공의 바램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잔잔하고 훈훈한 감동이면서도, 나름 흥미와 모험을 선사하는 책이랄까요. 그런 면에서 추천합니다. 아! 근데, 엄청 스펙타클하거나 박진감이 넘치지는 않습니다. 어린이 책이라서 좀 유치한 감도 있고, 환타지 소설이라서 갑자기 마법으로 긴장이 모두 해소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씬으로 끝납니다. 약간 그래서 막판에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너무 많은 걸 기대했나 싶어서요.

이 책은, 190쪽의 그다지 두껍지 않은 두께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 책인만치 단어나 문장이 어렵다거나 꼬인 것 없어서 술술 잘 넘어갑니다. 별로 두껍지도 않은데, 챕터가 무려 34개입니다. 한 챕터 시작했다 싶으면 얼마 안 가서 끝납니다. 

챕터별로 길이가 다 제각각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긴 챕터도 많이 안 길다 싶었던 게, 단어나 문장이 쉬워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초급이신 분들 도전하기에 무난한 책입니다. 한글번역서도 없는 것 같고, 영화나 드라마로 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챕터북 읽다가도 도전할 만한 책이라서 좋은 것 같습니다. 초급용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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