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사람들은 같은 알파벳이 반복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전 26권의 책으로 구성된 이 A to Z Mysteries series는 전권의 제목이 A부터 Z까지의 알파벳으로 돼 있습니다. 즉, 1권은 A권 2권을 B권 이런 식으로 해서 Z권까지 가는 겁니다. 제목도 특이하게 A권은 Absent Author, B권은 Bald Bandit, C권은 Canary Caper라는 식으로 해서, 그 권에 해당하는 알파벳이 겹쳐집니다. 설마 X나 Z까지 그러려니 싶어도 진짜로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라임을 살리려고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번역본이 도서관에 있길래, 봤는데 이런 운율감을 전혀 살리지 못한 제목 번역에 실망했습니다. 어떻게 번역본에서도 제목에서부터 주는 이런 재미를 줄 방법은 없을까요?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도서관에 아무도 안 건드린 26권이 얌전히 앉아 있기에 마음껏 빌려다 보았습니다. 아무도 안 빌려봐서 아주 깨끗한 전권을 마치 내 책인양 다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굳이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되는 책인데도 그래서 순서대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약간 앞에 봤던 책에 나왔던 사람이 뒤에 다시 나온다거나 하는 게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대로 보는 게 조금 더 재밌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보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권마다 보충 설명이 조금씩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게 추리물이다 보니까, 범인을 잡아서 감옥에 집어넣는 것으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그래, 동네 경찰들이 두 명 자주 나오는데 26권 다 읽어갈 때쯤이면 그 경찰도 너무 익숙해져서 책을 읽고 있는 나한테도 친한 사람같이 느껴졌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딩크, 루쓰 로스, 그리고 조쉬입니다. 이렇게 세 명은 친한 친구들이 주인공입니다. 그들의 자신들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발벗고 나서서 탐정 역할을 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앞서 말했던 그 두명의 경찰도 있지만, 결국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이 세 명입니다. 딩크의 원래 이름은 Donald인데, 어릴 때 그 이름을 발음 못해서 Dink라고 해서, 그냥 다들 그렇게 부릅니다. 루쓰 로스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같은 색으로 차려입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라서 두드러집니다. 조쉬는 언제나 지치지 않고 먹으면서 배고픈 캐릭터라 재밌기도 하고, 가끔 황당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작가가 이 역시,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 Dink라는 닉네임을 지어낸 듯합니다. 가끔 사건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때, "Think, Dink!"라고 스스로 말하는 대목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추리물 좋아하는 사람이 보기에 적당한 책입니다. 세 명 중, 딩크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많이 합니다. 이들은, 범인을 잡겠다는 마음이 앞서서 조금은 위험한 행동들을 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합리적이고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편입니다.
페이지수는 90페이지에서 100페이지 사이로, Magic tree house 1-28권보다는 좀 깁니다. 문장이나 단어가 조금 더 어렵게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매트하보다 약간 난이도 있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추리물의 속성상 약간 속도감 있게 읽어가기 좋았고 매트하처럼 작가가 학습용 교재로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했다는 느낌이 적었고 약간 더 재미있었습니다. 책 말미에 있는 작가가 독자와 나눈 이야기 같은 것을 읽었을 때도, 재밌게 즐기면서 읽으라는 작가의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매트하보다는 덜 하지만, 나름대로 약간 장소와 소재를 바꿔가면서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어휘가 나와서 다양한 단어를 익힐 만합니다. 하지만, Magic Tree house가 과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단어와 상식이 다뤄지고 있는 반면, A to Z mysteries는 일상회화 쪽이 훨씬 더 많이 나온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디오북은 Magic tree house보다는 조금 빨랐습니다. 하지만, 어떤 권에서는 여자 성우가 읽고, 어떤 권에서는 남자 성우가 읽었는데 대체로 약간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읽어서 재밌기도 하고, 또박또박 잘 들리게 읽어주는 편이라서 학습용으로도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오디오북 CD의 말미에 listening comprehention이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직 트리 하우스도 listening comprehention이 나중에 있는 권수도 있었는데, 이 책은 A권부터 Z권까지 계속 있습니다. 읽고 듣고 listening comprehention으로 문제 풀면서 또 복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읽은 챕터북(Chapter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Arthur chapter book series (10) | 2023.04.05 |
---|---|
[서평] Calendar Mysteries series (8) | 2023.04.04 |
[서평] Katie Kazoo Switcheroo series (0) | 2023.04.02 |
[서평] Magic Tree House series (0) | 2023.04.01 |
[서평] Roscoe Riley Rules series (0) | 2023.03.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