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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non-fiction)

[서평] 12 years A Slave by Solomon Northup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8. 22.

때는 2014년이었습니다.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best seller)인 것 중에서, 전자책(ebook)이 싼 게 있어서 살까 말까 갈팡질팡 하다가 산 책이 한 권 있습니다. 0.99달러인 겁니다. 제목이 ‘12years a slave’니까, 그냥 노예 이야기인가 보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샀던 걸로 기억납니다.  

이미 먼저 읽은 사람들이 별 네 개 넘게 줬고, 별 다섯 개 준 사람들도 많아 보이니, 좋은 책인가 보다 하고도 생각하면서 샀습니다. 그런데, 이게 비소설(nonfiction)인 겁니다. fiction보다 nonfiction쪽,  역사(history)나 회고담(memoir) 쪽 책을 
사기만 하고 읽지 않는 편인데, 이건 한 번 읽어봐야지 싶어서 읽어봤습니다. 

전자책이 페이지수가 고작 141쪽이라고 나와 있어서 그것만 믿고 이건 짧으니까 금방 읽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우선 빨리 안 넘어가더라구요. 그리고 전자책의 페이지수는 제멋대로라서, 실제 종이책으로 환산했을 때의 페이지수가 턱없이 적게 환산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의 경우에도 종이책은 300페이지 내외로 보통 나옵니다. 그러니, 일반적인 책 두께였지 특별히 얇은 책은 아니었던 겁니다.

제가 봤던 이북 표지입니다. 표지는 이거 말고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잘 안 넘어갔던 이유는, 단순히 논픽션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아무래도 작가가 1841년에 태어나서, 1886년 즈음의 이야기를 쓴 것이라서, 오래 전에 살던 사람 딴에는 보통 요즘 씌여진 글들에서는 잘 안 보이는 단어들을 많이 쓰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좀 단어 선정이 특이한 게 책 전반에 산재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단어도 좀 다르게 쓴달까요. 요즘 잘 안 쓰는 표현에 
그 단어를 쓴다거나 그런 게 있어서 사전을 좀 더 많이 찾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논픽션 중에서도 회고록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여느 회고록들이 그러하듯이, 대화 같은 것을 별로 없이  줄줄이 서술해 나가는 게 많습니다. 저같은 경우, 보통 읽다 보면, 인물들 사이에서 대화가 오고 가는 부분에서 책이 빨리 넘어가는데, 그런 게 많지 않으니,  더 진도가 안 나갔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도 진도를 빨리 빼지 못하게 합니다. 노예 생활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슴이 자꾸 먹먹하고 답답해지는 겁니다. 내용이 이렇게 암울하면, 또 책 진도는 잘 나가지지가 않습니다. 하여튼, 저같은 경우는 그렇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편집입니다. 원래, 이 책을 살까 말까 할 때 편집이 개판이다 하는 서평이 아마존에 존재했습니다(영어로 써 있었지요. 아마존이라.). 

그래도 설마 개판이면 얼마나 개판이겠어 싶어서 샀는데, 띄어쓰기가 엉망인 게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원서 읽는 외국인 입장에서 사전에도 안 나오는 단어인 줄 알고 많이 당황했습니다. 단어 하나인데, 띄어쓰기가 돼 있었던 겁니다. 정말 난감했습니다.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그런대로 읽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소설가가 쓴 게 아니라, 일반 사람이 쓴 회고록이라서 좀 지루하게 굳이 이걸 써야 했나 
싶은 묘사들이 좀 있습니다. 작가는 중요하다고 느껴서 넣었겠지만, 안 넣었으면 좋겠다 싶은 지루한 부분들이었습니다만,
대체로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의도에 맞게, 작가가 말하고 싶었을 노예들의 삶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어줬다면 더 좋았을 텐데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하면 작가가 나타내고 싶은 주제에 독자가 더 다가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0.99달러보다는 값어지를 더 하는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편집은 아주 불만족스럽습니다. 이 책, 무료 오디오북도 구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책이니만치 리브리복스(Librivox) 홈페이지에서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https://librivox.org/search?q=twelve%20years%20slave&search_form=advanced
쿠텐베르크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가서, 무료 이북도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https://www.gutenberg.org/ebooks/45631

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아직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이 책, 제가 제가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읽었던 2014년에  한글 번역판이 나왔습니다. 제가 아마존에서 전자책을 샀던  2014년 2월 즈음에 한글판도 나왔던 겁니다.  그리고 그 후에 알았는데 1853년에 쓴 책이 애초에 베스트셀러에  등장해서 장기간 올라와 있었던 것도 다  그 즈음에 영화화 되면서 그런 거였습니다.  막상 영화관에 걸렸을 때, 영화표까지 구했었는데 저는 시간이 안 돼서 다른 분께 드리고 못 봤습니다. 

그러다가, 영어 원서를 다 읽은 뒤에서야 저렴하게 나온  영화 mp4 파일을 사서 컴퓨터로 봤습니다.  책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됐던 부분들이 이해가 됐던 부분도 있었지만,  뭔가 묘사가 안 되고 지나가서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책도 영화도 다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아래에 책 내용 살짝 스포일러 할테니,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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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한 번 보셔도 괜찮습니다. 책 내용하고는 약간 다른 부분도 있지만요.

미국이 한때, 북부 지역에는 노예제도가 없고 남부 지역에는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작가인 솔로몬 노섭(Solomon Northup)은  원래 아버지가 노섭(Northup)씨네 노예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노예 제도가 살던 지역에서 없어지자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원래 주인이었던 집이 노예들에게 친절했던지,  그냥 일하던 농장에서 계속 일하면서 품삯을 받고 살았습니다. 솔로몬 노섭은, 노예가 아닌 자유인의 몸으로 교육도 잘 받아서 글도 읽고 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바이올린 연주를 아주 잘 해서 연주해 주고 돈을 받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돈을 아주 많이 준다는 사람들의 꾀임에 빠져서 갔다가,  갑자기 감금과 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갑자기 노예제도가 아직 유효한 지역에 끌려가서 노예로 팔려갑니다. 자신이 북부지역의 자유인임을 말하지 못하게 하려고, 초장에 감금과 폭행으로 입을 막아버린 겁니다. 솔로몬은 처음에는 친절한 주인을 만나지만,  이내 그 주인이 돈이 없어서 팔려가게 됩니다. 

팔려간 곳의 주인은 아주 악랄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노예 중에서 예쁘고 젊은 노예는 성적으로 유린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주인은 이 젊고 예쁜 여자 노예를 성적으로 가지고 놀고,  안주인은 그런 여자 노예를 시샘해서, 주인에게 피나도록 때리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솔로몬은 탈출을 해서 다시 자유인이 됩니다. 자신을 팔아넘긴 사람들을 잡아서 벌을 주고 싶지만  그것은 잘 안 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노예 제도가 나쁘다는 것을 말하러  전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연설을 하러 다닙니다. 
노예제도가 살아있는 곳에서도, 북부지역의 자유인인 흑인들은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도 연설을 하러 다닙니다. 그러다가, 노예제도가 있는 지역 어딘가에서 납치돼서 돌아오지 못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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