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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Children)

[서평]Ginger Pye by Eleanor Estes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11. 29.

저 책 표지를 보십쇼! 귀여운 강아지가 나오는 저 표지의 책을 누군가가 도서관에서 읽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누굽니까! 표지보고 책 고르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표지를 보니, 심장이 두근 두근 거릴 정도로 너무 읽고 싶은 겁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책인가 제목을 외워뒀다가, 더 찾아봤습니다. 원서 읽기 카페에 와서 보니, 이미 북클럽도 열렸던 책인 겁니다. 그래서 꼭 읽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읽으려던 다른 책 덮어두고 이 책 먼저 읽었습니다. 이 책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영어 원서 표지입니다. 판형에 따라서 그림이 다른데, 저는 이 그림이 마음에 듭니다.

책 제목과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강아지가 나오는 책입니다. 그리고 책 시작과 끝이 결국 강아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 강아지와의 다양한 추억이 나올 것이라는 오산을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오산이고, 오판이고 잘못된 짐작입니다.

아, 물론 강아지와의 추억이 나오긴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잠깐이고 그 이후에 이책은 갑자기 추리물이 돼 버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다지 스릴 있지 않고 서스펜스도 없고 잔잔하게 미스터리 추리물이 진행되고 끝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많이 신나지 않고 잔잔한 책입니다. 책표지에 나오는 강아지와 신나는 추억을 만들며 노는 꿈을 꾸어봤자 소용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이야기가 물흐르듯이 흘러가는 책이고, 그래서 박진감 요구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책은 소용이 없으니, 다른 책 고르시길 바랍니다.

신나고 스릴 있는 거 필요하신 분들에게도 이 책은 비추천입니다. 약간의 사색, 깊지 않은 사색을 하게 해 줬고 가족이랄까 애완동물에 대해서 생각하고 느끼게 해 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딱히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완만한 언덕을 오르는 듯한 잔잔함이랄까요.

난이도도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책 두께는 306쪽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읽어보면 200쪽 좀 넘는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중간에 그림도 나오고, 뭔가 잘 넘어가서 글발이 많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그림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장이나 단어도 많이 어렵지 않습니다.

14개의 챕터니까, 한 챕터가 약 20쪽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문장이나 단어의 수준이 쉽지만, 챕터북 읽다가 읽기에는 읽는 숨이 좀 길게 느껴져서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글발이 적다고 해도 챕터북보다는 글발이 있고, 그림도 적으니까요. 한 챕터가 엄청 길다고 보긴 어렵고 보통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짜투리 시간 내서 읽기에는 한 챕터가 좀 길어서 힘들 수 있습니다. 책 내용도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여러개 겹쳐져서 나오는 형식이라서, 한 챕터 단위로 읽는 게 읽기 더 수월할 겁니다.

물론, 챕터도 중간에 나눠서 읽어도 읽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챕터별로 내용이 한 뭉텅이로 묶인 느낌이라서, 챕터를 중간에 끊지 않고 쭉 읽는 게 더 편하게 내용이 잘 들어왔습니다.

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원서의 그림을 안 쓰고 새롭게 그렸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닏.

다 읽기 전에는 몰랐는데 이 책 작가가 예전에 너무 감동깊고 재미나게 읽었던 ‘The Hundred Dresses’를 썼더라구요. 이렇게 잔잔한 이야기 재미나게 쓸 수 있는 내공이 있는 작가는 역시 유명한 작가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 1952년에 뉴베리 금상을 받은 수상작입니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에도 한글판 번역이 됐었습니다. 네, 됐었습니다. 2004년에 번역이 됐었는데, 지금은 품절인 것 같습니다. 수상작이고 재미나서 계속 잘 팔릴 것 같은데, 아무래도 너무 책이 잔잔해서 인기가 덜했었나 싶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로 나온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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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Pye 집안의 이야기입니다. Pye씨 집안에는 Pye 부부와 두 자녀인 Jerry와 Rachel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Gracie까지 이렇게 다섯이 단란한 가족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Jerry가 강아지를 한 마리 가지고 싶은데, 고양이가 질투할까 봐 걱정입니다.

그러나, 엄마가 Jerry에게 그럴 것 같지 않자고 하자, 그 다음 문제는 그 강아지를 사기 위해서 1달러가 필요한데, 그 돈이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정해진 날 6시까지 그 돈을 구하지 못하면, Jerry 대신에 그 강아지를 사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났다니 이거 참 걱정입니다. 그런데, Jerry는 극적으로 1달러를 벌어서 강아지를 사게 됩니다. 그리고 이 강아지의 이름을 바로 Ginger Pye라고 짓습니다.

강아지를 사오던 첫날부터, Jerry는 여동생인 Rachel과 집에 오는 길에 누군가가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집 밖에 노란 펠트 모자를 쓴 누군가가 집안을 들여다 보는 것까지 발견하고선, 아마도 강아지를 사고 싶어하던 경쟁자가 강아지를 노리고 있나 싶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Jerry는 친구와 함께 저수지에서 물놀이를 하고, Rachel도 Ginger를 데리고 물가에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노란 펠트 모자가 하늘에서 떨어집니다. 아마도 Ginger를 노리는 인물이다 싶긴 한데, 모자는 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모자 안의 테두리에 빨간 크레파스 자국을 남깁니다.

원서 속 내용입니다. 그림이 있어서 그런지 잘 넘어갑니다.

Ginger는 집에서 완전 적응 잘 하고 고양이하고도 잘 지내고 있는데, Jerry와 Rachel이 학교에 가고 나면, 혼자 쓸쓸해서 못 견뎌 합니다. 그러다가, Ginger는 학교에 Jerry를 찾아오다가, Jerry가 잃어버린 연필까지 물고 불 나면 대피하라는 소방 계단을 타고 교실까지 찾아옵니다. 그리고 교실까지 주인 찾아온 강아지의 사연은 신문에도 나고, Ginger는 동네에서 가장 똑똑한 강아지라고까지 불려집니다.

그런데, 이것은 곧 나쁜 일이 있을 징조였습니다. Ginger를 가지고 싶었던 사람이 Jerry와 한 교실에 있었던 겁니다. Ginger를 보자, 너무너무 가지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Ginger는 모두들 먹고 즐기느라 바쁘던 추수감사절날 마당에서 갑자기 사라집니다.

이때부터 Jerry와 Rachel의 Ginger 찾기는 시작됩니다. 온 마을을 다 뒤지고 다니고, 가는 곳마다 Ginger를 찾습니다. 그렇지만 Ginger는 어디에도 없고, 마을의 동쪽 바위며 서쪽 바위며 엄청 찾아대다가 포기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그럴 때 Rachel이 계속 찾아보자면서, Ginger가 근로자의 날에 왔으니까 성탄절에 오지 않을까 그런 말을 합니다. 그러나 성탄절이 다 지나도록 Ginger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Jerry의 생일날이었습니다. 같은 반에 있던 Wally Bullwinkle이 뉴욕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있었는데, 그 문제의 범인이 쓸 법한 노란 펠트 모자를 쓰고 있는 겁니다. 어디 가냐 묻는 Jerry와 Rachel에게 공격적으로 답하던 그는 그만 열차 바람에 모자를 잃습니다. 모자는 Jerry에게 와서 떨어지고, 열차는 출발해서 그는 떠나갑니다. 그리고 모자 안쪽에는 빨간 크레파스 자국이 있습니다. 

Jerry와 Rachel은 커피와 번을 먹으러 가던 경찰 아저씨와 마주칩니다. 그래서, Wally Bullwinkle이 살던, ‘for sale(판매 중)’ 이 쓰이진 채로, 판자에 못질된 집에 갑니다. 뜯고 들어가 보니, 강아지 키우던 곳이 있는데, 못 나가게 가둬놓고 키운 모양입니다. 그리고 Wally Bullwinkle은 아버지와 함께 강아지 묘기 쇼를 하는 사진들을 가득 집에 붙여 놓고 갔습니다. 아마도 Ginger도 저런 쇼에 쓰일 것 같습니다. 결국 Ginger를 못 찾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마침 Jerry의 생일이고, 토요일이라서 집에 온 외할머니와 어린 삼촌이 집에 와 있는데, 다 큰 개 한 마리가 신나서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린 강아지라고만 생각했던 Ginger가 돌아온 겁니다. 할머니와 삼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집에 오다가, 강아지가 갑자기 친근하게 굴어도 외할머니는 낯선 개라고 생각했지만, Bennie 삼촌은 Ginger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쫓아 버리려다가 따라오게 놔뒀답니다. 그런데, 오다가 전차 타고 가던 소년와 아버지가 자신들의 개라고 주장하면서 데리고 가려는데, Ginger가 도망을 치고, 전차 모는 아저씨가 떠난다면서 뉴욕 가는 열차 놓칠 거라고 하자 포기하고 갑니다. 아마도 그 소년이 Wally Bullwinkle인 것 같습니다.

Ginger가 돌아와서 너무 기뻐서 아이스크림도 코로 넘어가는지, 목으로 넘어가는지 모르고 있다가, 경찰아저씨에게도 Ginger를 찾았다고 하고, 이웃들과 함께 너무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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