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읽는 책이라서 꼭 읽어야지 하다가, 미뤄뒀던 책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게 꼭 숙제같이도 느껴졌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읽은 책이 바로, 이 책, The Cricket in Times Square입니다. 물론, 이 책 아니어도 읽어야지 하다가 뒤로 미뤄둔 책은 많습니다.
하여튼, 그래도 이 책 역시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읽게 됐습니다. 시작하면 금방 읽을 것만 같은 책이었는데, 이 책을 읽을 당시에 좀 슬럼프가 와서 읽다 말다 하다 보니 읽는 데에 열흘이나 걸렸습니다. 그러나, 책을 들고 읽었다 싶게 읽은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책 읽는 속도가 빠르신 분들은 하루만에도 독파 가능한 책이지 싶습니다.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서는 이 책을 Fantasy(환타지)로 분류합니다. 아무래도 동물이 나와서 말을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읽어보면 약간 이솝우화 같은 느낌도 납니다. 특히나, 이솝우화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랑 약간 느낌이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읽으면서 어릴 적 봤던 꿀벌 마야의 모험 같은 TV 방영 만화도 생각이 났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 뭡니까! 제목에서 딱 나오는 바로 그 귀뚜라미 아니겠습니까! 저한테는 좀 낯설게 느껴졌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 만큼 좀 특이하고 독특한 이야기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전개가 뭔가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펼쳐졌습니다. 그래도 그런대로 그냥 재미나게 읽을 수는 있었습니다.
책 두께는 별로 두껍지 않은 편입니다. 134쪽 정도니까 얇은 편이죠. 챕터 개수가 15개인데, 개수가 많은 만큼 읽는 숨 짧은 분들도 읽기 힘들지 않고 무난합니다. 게다가 삽화도 있습니다. 많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이야기 돌아가는 것을 머리 속으로 그리기 더 쉽게 해 줘서 아주 좋습니다.
짧은 챕터, 삽화 그런 것들 때문에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챕터북 좀 읽으신 분들이 이제 챕터북 지겹다 싶으면 넘어갈 책으로 괜찮다 싶습니다.
이 책, 소위 뉴베리 은딱지라고 하는 뉴베리 최종심작입니다. 결과적으로는 뉴베리 수상인 금딱지 책은 아니지만 보통 뉴베리 도서는 최종심작만 돼도 어느 정도 작품성은 입증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다가 해마다 다르긴 하지만, 때로는 뉴베리 본상 수상작보다 최종심에 올랐다가 수상 못한 책 중에서 더 좋은 작품이 있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뉴베리 금상은 못 탔지만, 루이스 캐롤 셀프 어워드(Lewis Carroll Shelf Award, 1963), 매사추세스 어린이 책 상(massachusetts Children’s Book Award, 1979)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1960년 1월 1일, 새해 첫 해를 맞이해서 첫 출간된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에 이미 한글로 번역이 돼서 잘 팔리고 있었습니다. 처음 출간된 책은 절판됐지만, 이후에 새로운 계정판이 나와서 지금 당장 새 책을 살 수 있는 상태로 잘 팔리고 있습니다.
내용은 재밌지만 영화화 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될까 봐 아래에 적어놓았으니, 읽기 전에 과도한 스포일러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시는 분은 아래 부분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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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네티컷의 한 시골에서 나무 둥치 위에서 살고 있었던 한 마리의 귀뚜라미인 Chester(체스터)는, 소풍 가방에 있는 음식 훔쳐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스테이크 샌드위치에 깔려서 꼼짝 못하고 소풍 가방에 눌려 있었습니다. 나중에 나와 보니, 익숙한 풍경이 아닌 뉴욕 타임스 광장인 겁니다. 그런데, 타임스 광장 가판대에서 잡지며 신문을 팔며 살아가는 집안의 Mario(마리오)라는 소년이 체스터가 부르는 노래 소리를 듣고 그를 발견합니다.
마리오는 체스터를 가판대로 데리고 와서, 성냥갑에다가 크리넥스 티슈 깔아 집 지어주고 키우려 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균 옮아온다고 집에는 절대 못 들이게 하고, 아빠는 가판대에서 키워도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체스터가 가판대에 홀로 있는데, 안 쓰는 하수구에서 살고 있는 생쥐인 Tucker(터커)와, 타임즈 광장에 살고 있는 Harry(해리)라는 고양이가 놀러 들어옵니다.
그래서 셋이 친구가 됩니다. 체스터를 너무 좋아하는 마리오는, 그를 위해서 집을 사려고 중국인 거리에 갑니다. 중국인들이 체스터 같은 귀뚜라미를 키운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인 거리 갔다가, 중국인을 한 명 사귀게 됩니다. 그리고 그에게서 아주 멋진 탑 모양의 귀뚜라미 집을 헐값에 구매하고, 귀뚜라미가 울릴 만한 아주 조그맣고 귀여운 종까지 선물 받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그 탑 모양의 집을 얻어온 날, 터커는 거기에 누워 있어보고 싶어집니다. 그만 셋(귀뚜라미, 쥐, 고양이)은 가판대 안에서 깜빡 잠이 듭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들 셋이 같이 가판대에 있는 광경이 마리오의 엄마에게 발각됩니다. 엄마는 귀뚜라미가 저런 짐승들을 불러들였다고 노발대발 합니다.
게다가, 체스터는 깜빡 하고 2달러 짜리 지폐를 먹어버렸습니다. 마리오는 자기 용돈에서 까기로 합니다. 그러나, 다음 날, 터커가 그 동안 누가 흘린 돈을 모은 것으로 그보다 많은 금액을 가게에 남겨두고, 엄마는 그 돈이 어디서 생겼나는 모르지만, 일단 그 돈으로 Chester가 먹은 돈을 해결하기로 합니다.
체스터에게 친구들이 다시 찾아온 밤, 라디오를 틀어 노래를 듣다가, 체스터가 그 라디오의 노래를 따라해 봅니다. 그러자, 터커가 너무 신나서 춤을 추다가, 성냥을 잘못 건드려서, 불을 냅니다. 불을 끄려고 하지만, 불은 더 커지고, 그들은 불이 났다고 경보단추를 누르고, 공원 관리인이 얼른 문을 열고 들어와서 불을 끕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결국 터커(쥐)와 해리(길고양이)가 같이 있었던 게 발각됩니다. 관리인에게 연락 받고 뒤늦게 온 마리오와 부모님은, 손실이 크지는 않았지만 당황했습니다. 엄마는 특히 가판대 장사가 다 망한 것처럼 이야기 합니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풀어주고 싶었던 체스터는 엄마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노래를 합니다.
그 노래는 엄마한테 청혼하면서 아빠가 했던 노래이기도 했고, 엄마는 담박에 체스터를 사랑하게 됩니다. 매일 들르는 음악에 조예가 깊은 교수님에게 아빠는, 체스터의 노래를 들려줍니다. 체스터의 노래를 들은 그 교수님은 유명한 잡지에 그것에 대해서 기고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고, 체스터의 노래를 들으러 옵니다.
처음에는 밤새 라디오로 새로운 노래를 배우고, 아침 8시와 다음날 4시 30분에 공연을 하면서 즐거웠지만, 사람들이 자꾸 늘면서, 찔러보는 사람도 늘어납니다. 노래할 때는 좋은데, 노래 중간에 10분 쉬는 동안 탄복하면서 들여다 보는 시선도 체스터는 싫습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체스터의 종을 훔쳐가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마리오가 얼른 그것을 막지만, 체스터는 너무 놀랐고, 엄마는 그 사람이 체스터를 납치하려고 했다고 생각하면서 화가 났습니다. 마리오는 체스터가 행복하지 않다면, 차라리 뉴욕에 오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날 밤, 체스터는 노래하는 건 즐겁지만, 고향인 코네티컷의 그 나무 둥치로 돌아가고 싶어졌다고 합니다.
가을이 되니까, 더 그런 마음이 든 모양입니다. 인기 절정의 순간에 은퇴한다는 생각에, 터커는 약간 실망합니다. 하지만, 해리는 인기가 문제가 아니라, 행복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결국 터커도 허락합니다.
은퇴 무대는 역시 금요일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무대를 위해서 라디오로 더 많은 노래를 장전한 체스터는, 마지막이니까 더 멋지고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근사해진 그의 무대에, 차를 세우고 아무 소리도 안 내고 가만히 듣습니다. 그러자, 그 작은 귀뚜라미의 소리지만, 아주 멀리까지 잘 들립니다.
그 무대가 끝난 뒤, 사람들은 다 떠나고, 엄마 아빠도 다른 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마리오랑 체스터만 남아 있습니다. 둘이 숨바꼭질도 하고, 뭐 다른 놀이도 하고 그러다가 마리오가 잠이 듭니다. 그리고 체스터는 터커와 해리의 도움을 받아서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마리오는 체스터가 고향으로 잘 갔을 것만 같고, 터커와 해리는 다음에 체스터를 만나러 시골에 갈 궁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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