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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Children)

[서평] A Long Walk to Water by Linda Sue Park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6. 20.

우리나라 교포 작가 중에서 유명하신 분이 있습니다. Linda Sue Park(린다 수 박)이라고, 제가 알기로는 미국에 사시는데, 이분 작품으로는 애저녁에 읽었던 ‘A single shard(사금파리 한 조각)’이 있습니다. 워낙 유명해서 읽었던 작품인데, 우리나라 이야기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이야기가 영어로 씌여진 것을 읽다 보니, 좀 뭔가 갑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지게’ 같은 단어를 영어 발음으로 풀어놓아서 전혀 새로운 것인데 사전에도 안 나오는 줄 알고 엄청 헤매면서 읽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워낙 짜임새도 좋고 감동적인 이야기라서,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된 겁니다. 이 책이 뭔 책인지도 모르고 그저 그 ‘A single shard’를 쓴 Linda Sue Park의 책이라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한 겁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엉뚱하게도 저는 내용이 우리나라 이야기 일 것이라고 오해부터 하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읽어도 이게 뭔 상황인가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밖에 없었죠. 실은 이건 다른 나라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작가는 명확한 목적이 있어서 이런 주제로 책을 써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말미에, 작가는 이 책을 왜 썼나 하는 것도 남겨놓았습니다.

이 책은 말하자면 실화 소설입니다. 여기 나오는 주인공도 실제로 작가가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편지도 왕래했던 사람이라는 겁니다. 기타 이 인물에 대한 기사나 관련 동영상까지 작가는 다 볼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주인공이 말하는 어려움을 실제로 겪고 있는 사람들까지 찾아가서 만나서 대화를 나눠 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어떻게 쓰겠다 하는 더 구체적인 청사진을 가지게 됐다고 합니다. 

저는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만나보지도 않았습니다. 작가가 우리나라 교포고,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책이 우리나라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유명한 책이 일제 강점기 때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이야기라고 오해를 하고 읽어서인지, 뭔가 상황이 두루뭉술하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속하지 않은 나라 이야기를 읽는다는 게,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문화적으로 밀착되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이 책은 어려움에 처한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10년 11월 15일에 출간된 이래로,  많은 사람들이 읽는 책입니다.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따르면 지금 현재도 9384명이 굿리즈에 읽고 있다고 등록해 놨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한글 번역판도 있습니다. 2012년 4월에 출간된 이래로 품절나지 않고 잘 팔리고 있습니다. 제목이 ‘우물 파는 아이들’입니다. 영어 힘드시면 한글판으로 즐기셔도 좋을 것 같네요. 박진감이 넘치거나 역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영화화 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유튜브에 들어가서 보면, 작가와 이 책에 나오는 실존 인물이 대화하는 것이 나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 Ted에서 강연한 것도 찾아보시면 있습니다.

책 두께는 128쪽입니다. 그다지 길지 않은 편인데, 글발은 약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챕터 개수는 18개입니다. 한 챕터의 길이도 대체로 짧은 편입니다. 문장구조나 단어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구요. 그래서 초급 수준에서 읽어내기가 괜찮습니다. 

서술하는 사람이 둘이라서 헷갈릴 수도 있는데, 년도와 장소를 구분해서 표기해 준 작가 덕분에 줄거리가 엉키거나 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내용적으로는 이해하기 괜찮습니다. 길이가 짧은 만큼, 서사구조도 복잡하지 않고 해서, 초급용으로는 딱입니다. 

심리 묘사가 들어간다거나, 자세한 상황 묘사나, 서사구조가 웅장한 게 중급이상이신 분들에게는 재미와 감동을 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담담하고 간략하게 서술이 들어간 이런 책이, 초급이신 분들이 읽기에는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초급용으로 추천합니다.

아래는 이 책의 줄거리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은 이 아래쪽은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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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챕터했습니다. 작가(왼쪽 여성)와 이 책의 등장인물(오른쪽 남성)인 살바가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남수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본래 북수단과 남수단이 종교가 다른데, 북수단에 있는 정부에서, 남수단에도 같은 종교를 강요했다고 합니다. 남수단이 이에 반대하다 보니, 내전이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남수단에서 엄청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고, 난민도 발생하게 됩니다. 

주인공인 Salva(살바)는 12살의 나이에 학교에서 바로 나와서, 동네 사람들과 다니다가, 어리다고 버림받았다고 합니다. 우연히 들어가서 잤던 헛간의 여주인에게 도움을 받다가, 그녀가 자신도 전쟁이 덜한 지역으로 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살바는 못 데리고 가겠다고 합니다. 결국 살바는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서 피난가게 됩니다. 

그렇게 피난을 가다가 친구도 사귀고, 삼촌도 만나서 도움을 받습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친구는 사자에게 물려가고 맙니다. 난민 수용소에 거의 다다랐을 때에, 강도들이 삼촌에게서 총을 뺏고 삼촌을 총으로 쏴 죽입니다. 결국 에디오피아 난민 수용소에서 홀로 몇 년 지내면서, 거기 학교도 다니고 근근이 지냅니다. 

7년 뒤, 에디오피아 정부가 가난하고 힘들어지자, 정부가 몰락하고, 새로운 군부는 이 난민 수용소 철거를 하려고 합니다. 어차피, 에디오피아가 아닌 외부 도움으로 운영됐던 것인데도 불구하고요. 결국, 군부의 총부리에 쫓겨서 난민 수용소를 떠난 Salva는 케나의 다른 난민 수용소에 갑니다. 그런데 그곳 시설이 열악해서, 다른 난민 수용소로 가려고 마음 먹습니다. 살바는, 1500여명이나 되는 동료 소년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 결국 다른 난민 수용소로 또 갑니다. 

그런데 거기도 처우는 열악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덧 그는 22살의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 때에, 그는 영어를 배우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으로 갈 건강하고 홀로 된 소년들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해서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가족들을 만나서, 영어도 잘 배우고 대학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Salva는 자신의 사촌으로부터 이메일을 받게 됩니다. 사촌의 영어가 명확하지 않아서, 이해하는 데에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은 아버지가 위수술을 하고 병원에 있다는 거였다는 것은 확실했습니다. 그는 새가족들에게 이 이야기 하고, 마침내 보러 갔더니 아버지는 많이 늙었지만 한 눈에 알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본 뒤에 미국으로 돌아온 살바는, 모국을 위해서 뭘 할 수 있나 고민합니다. 그러다, 아버지가 오염된 물을 먹어서 아팠다는 것에 착안을 해서, 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그는,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학생들을 모아놓고 연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엄청 많은 연설을 하면서 미국 각지에서 모금운동을 하고, 각종 단체들의 도움을 받아서, 수단에 물을 개발해 주는 비영리 단체를 이끌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살바의 인생역정을 그리면서, 매일 물을 길러 두 번이나 먼 길을 다니던, Nya(나이아)의 이야기가 같이 서술됩니다. 이 소녀는 학교도 못 다니고, 매일 물을 길러 다니는데, 그렇게 멀리 가서도 그녀는 매일 흙탕물을 집에 떠올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 물 문제를 두고, 그녀가 속한 Nuer(누어)족과, Dinka(딩카)족은 매일 물이 있는 지역에서 세력 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남자 형제들이 언제 상대편 족속들에게 둘러싸여서 죽임을 당하기라도 할까 노심초사해야 합니다. 그러던 그녀의 마을에 어느 날, 사람이 두 명 오더니, 공통 족장격인 아버지와 다른 분과 이야기를 하고, 우물을 팔 거라고 합니다. 물이 나올 줄 상상도 못했던 곳을 풀을 베고 작은 나무들을 뽑고 자르고 우물 팔 공간을 만듭니다. 그리고 우물을 파서 물이 나오자, 모두들 줄 서서 물을 받는데, 물은 아주 맑고 맛있습니다. 게다가 우물 옆에 학교를 새로 세운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남자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이아 같은 여자애들도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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