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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Children)

[서평] Fortunately, the Milk by Neil Gaima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1. 6.

제가 일전에 Coraline(코렐라인)이나, Graveyard book(묘지 책?) 등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그 책들의 작가인 Neil Gaiman(닐 게이먼)의 소설을 찾다가 우연히 찾은 게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근데, 엄청나게 짧은 겁니다.

제가 1년 내내 열심히 읽은 책의 권수를 한달에 독파하시는 분들이 수두룩 빽빽한 원서 읽기 카페에서 자극 받으면서 영어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는 세월만 읽은 지 오래 됐지, 읽는 속도와 실력은 미천한지라, 뭔가 고수의 반열에 올라 보이려고 권수 채우는 데에 급급합니다. 

그래서, 후루룩 한 잔 마시듯이 후딱 읽고 한권 더 채울 수 있는, 진정 나를 위한 책이구나 싶어서 얼른 찾아서 읽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하루만에 읽었는데, 크게 챕터 구분이 없고, 이야기가 쭉 물 흐르듯이 흘려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그냥 쭉 내달아서 한 번에 읽으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 책입니다.

읽어보니, 특별히 문장이 복잡해서 어렵거나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단어 수준도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에 쭉 이어서 읽으려면 읽는 숨이 조금 길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주 초급이신 분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초급이신데 하루에 챕터북 얇은 거, 50-80페이지 정도 되는 것(이를테면 1-28권 가량의 Magic tree house(매직 트리 하우스)라거나 Junie B Jones(주니 비 존스), Roscoe Riley Rules(로스코 라일리), Captain Awesome(캡틴 어썸), Tiara club(티아라 클럽),  정도의 책 정도 되는 것?)을 하루에 한 권 읽을 수가 있다 싶으시면, 한 번에 내달아 읽기 좋은 책입니다. 

영어 원서 표지입니다.

물론, 아주 초급 중의 극초급이신 분들이 끊어 읽는다고 문제가 되는 책은 아닙니다. 그렇게 활용하셔도 무리는 없습니다. 이야기가 끊어 읽을 만한 부분들이 군데 군데 있으니까요. 게다가 코믹한 그림까지 곁들여져 있어서 읽으면서 더 재미나기도 하고 책이 짧게 느껴집니다. 다만, 이 책 자체의 재미를 더하려면 그냥 한 시간 정도 앉은 자리에서 한 권 뚝딱 해야 참맛을 느낄 수 있을 법한 책이라는 소리입니다.

얼마나 재밌냐 하면, 앞부분과 뒷부분이 아주 신날 지경입니다. 중간이 약간 늘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런 게 들었습니다. 시작이 너무 신나게 시작이 돼서 기대를 너무 하다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꽤 괜찮은 책입니다. 저도 이런 짧고 경쾌한 행진곡 내지는 무도곡 같은 이야기 한 번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술자가 아주 뻔뻔하고 천진난만합니다. Rosco Riley Rules(로스코 라일리 룰스)를 읽는 느낌도 조금 들고,  The 100-year-old mand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ed(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생각도 좀 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날이 궂거나 기분이 좀 쳐지고 우울한 날 읽고서 맑고 밝은 상태로 기분 업 시키기에 좋은 책입니다.

영화화 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찾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그렇지만 한글 번역본은 있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있었습니다. 현재는 품절 상태입니다. 책이 너무 얇고, 특별히 교훈적인 것보다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서 엄마들이 잘 안 사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니면 번역이 좀 잘못 됐거나요. 원서 자체의 내용은 너무 재미나서, 한글 번역본도 제 생각에는 많이 재미날 것 같은데, 품절된 게 좀 아쉽습니다.

아래는 책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입니다.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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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본 표지입니다. 원서 표지 그림을 그대로 쓴 것 같습니다.

책이 워낙 짧으면서도 이야기가 정신 사납게 이리 저리 굴러가는 편이라서, 스포일러를 하자면, 너무 길어지거나 줄거리 나열이 됩니다. 간명하게 스포일러를 하자면, 이런 내용입니다.

엄마가 컨퍼런스(회의)에 갑니다. 그 동안 아빠한테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합니다. 어떤 아이는 몇 시에 어딘 가야 하고, 어떤 아이는 어떻게 엄마는 시시콜콜하게 아빠한테 이야기를 하지만, 아빠는 신문만 보고 있습니다. 그저 말로만 알아서 잘 할테니 걱정말고 다녀오라고 합니다. 엄마는 걱정이 산더미 같지만 그냥 가야 해서 갑니다. 

엄마가 떠난 뒤에, 아이들에게 아빠는 아침을 먹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시리얼에 부어먹을 우유가 없습니다. 아빠는 그렇게 집에서 우유를 사러 갑니다. 그렇지만 한참 있다가 돌아옵니다. 왜 그렇게 오래 걸렸냐고 하면, 아빠의 장황한 모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겁니다.

외계인에게 납치돼서 다른 시공간으로 간 아빠의 이야기들은, 왜 아빠가 늦었는지 믿을 수가 없는 황당무계한 모험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너무 재미납니다. 한글판이든, 영문 원서든 구해서 읽어보시면 좋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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