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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Classic)

[서평] We by Yevgeny Zamyatin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11. 15.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서 9만 3천여명이 평가(rating), 7000여명이 서평(review)을 쓴 소설! 디스토피아(Distopia)라는 말이 존재하기도 전에 쓰여진 원조 디스토피아 소설이고, 세계 3대 디스토피안 소설로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Brave New world(멋진 신세계)와 함께 이 소설, ‘We’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디스토피안 소설 관심 있으신 분은 그러니까 꼭 읽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1984와 Brave New World를 이미 읽은 저는 이것만 읽으면 세계 3대 디스토피안 소설을 다 읽는 거라서 꼭 읽어야 겠다 싶었던 책입니다. 그래서 2016년에 읽었다 아닙니까!

작가 사진입니다.

이 소설이 원래는 러시아 작가인 예브게니 짜미아틴(Yevgeny Zamyatin)이 쓴 겁니다. 원서가 영어가 아닌 겁니다. 당연히 러시아어로 썼겠죠! 그래서 저는 영어로 번역된 것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가 때문에라도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 싶은 겁니다. 굿리즈에 들어가서 작가 찾아보니, 너무 잘생겼습니다.

생애도 너무 가슴 아픕니다. 러시아 역사를 몰라서 읽어도 잘 모르지만, 그는 정치적인 문제로 고국을 떠나서 프랑스로 망명생활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 그처럼 망명한 러시아 사람들은 프랑스에서든 그곳을 떠나서 미국으로 넘어가서든 왕성한 활동들은 했다고 하는데, 그는 적응하지 못하고 10년을 고국을 그리워하다가 외롭게 죽어갔다고 합니다.

세계 3대 디스토피안 소설 중에서 가장 오래 된 소설(1924년)이기도 하고, 이 소설이 없었다면 조지 오웰의 1984도 없었을 것이며, 올더스 헉슬리가 Brave New World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이렇게 읽기 시작하고서 곧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읽고 나니 일생일대 언젠가는 읽었어야 하는 책이기도 하고, 다시 재독도 하고 삼독도 하고 사독 오독 해서 씹어 먹어야 할 책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이 책의 역자 서문에서 말하다시피, 공학도이고 쇄빙선에서도 일해 봤고, 러시아 혁명의 일선에 있었던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아온 작가가, 우주로 발사하는 발사체를 제조하는 일을 하는 수학자(공학적인 일을 하는 수학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일기처럼 써 내려간 것이랍니다. 

그리고 그래서 그 일기가 때로는, 여러 문장으로 할 말을 한 단어로 압축하고, 갑자기 말하다가 말줄임표 난무하는 식으로 씌여져서, 짐작을 하게끔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너무 어려웠습니다.이건 소설이라기 보다는 서사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좀 어려워서, 스포일러 좀 읽고 읽어야 좀 쉬울 것도 같습니다. 아무 정보 없이 읽으면 저처럼 고생합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읽고 싶다면 정보없이 읽고 재독을 하는 것이 더 좋기는 합니다.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이 소설과 함께 일컬어지는 the brave new world, 1984보다 더 앞선 소설로, 1984를 쓴 조지 오웰이 서문을 쓴 책도 있고, 조지 오웰은 아주 이 책을 자신이 1984를 쓰기 전에 읽었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말하면서, the brave new world를 쓴 올더스 헉슬리도 분명히 읽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제가 읽어보니, 이 책을 분명 읽었을 겁니다. 헉슬리도요. 오마주 했달까 뭔가 그러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이 겹쳐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The Brave new World와 1984가, 작가가 다른만치, 색다른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분명 이 작품에 빚진 바 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북클럽을 통해서, 토마스 모어(Thomas More)의 Utopia(유토피아)를 읽으면서 힘들어 했지만,  그 유토피아와 지금까지 읽었던 The Giver(기억전달자), brave new world, 1984가 이 책과 궤를 같이 한다고 봅니다. 물론 어딘가 마음에 안 들었던 divergent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디스토피아의 원류에서 divergent까지 면면이 이어지는 뭔가 거대한 흐름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디스토피아 소설 좀 관심을 가지고 읽고 계시고, 계속 읽으실 분이라면, 이 책 꼭 좀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러시아판을 번역한 것이라서, 영어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단지, 작가가 서사시처럼 쓴 소설이라서 뭔가 세세한 부분에서 어렵습니다. 무척 짧은 길이의 책이지만, 보통 소설가들이 쓰듯이 쓴다면, 좀 더 길게 쓸 수 있었을 소설이었지 싶습니다. 일기 형식이라는 것을 그대로 두고 쓴다고 해도요. 지금까지 읽었던 디스토피아 소설 중에서 재독을 제일 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대략 두께는 226쪽의 많이 두껍지 않은 편입니다. 챕터 개수가 무려 40개. 긴 챕터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챕터의 길이나, 책의 두께, 단어가 문제가 아니라 작가가 서술하는 방식이 약간 어려워서 초급용은 아닙니다. 중급 정도의 약간 어려운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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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판입니다. 두 가지 버전이 있으니 옆으로 넘겨서 보세요.

제가 이 책을 영어로 읽었던 2016년에는 이 책의 우리 한글판 번역본이 품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구하기 쉬운 영어로 읽어줘야 한다고 큰소리 뻥뻥 치면서 북클럽을 열어서 읽었는데, 지금은 기존에 출간했다가 일시품절이었던 곳에서도 출판했고, 또 다른 출판사에서는 새롭게 번역해서 2017년에 출간해서 품절 안 나고 당일배송으로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 

세계 3대 디스토피안 소설 중에서도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니, 영어나 러시아어로 보시기 힘들면, 한글판을 새 책으로도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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